청담동 토니 유 셰프가 제안하는 고등어 에스카베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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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토니 유 셰프가 제안하는 고등어 에스카베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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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3.19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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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가 맛있는 계절이다. 이때 고등어는 월동 준비로 다량의 먹이를 섭취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배에 지방질이 많아 맛이 부드럽고 고소하다. 때문에 제철이 되면 제주도 인근 바다에서 대량으로 잡아 자반고등어의 원료로 일 년 내내 사용 한다. 고등어가 등 푸른 이유는 생존을 위해서다. 회유어(해류를 따라 이동하는 고기) 중 하나라 항상 푸른 바다를 헤엄쳐 돌아다니는데, 등 색깔이 바다와 같은 푸른색이어야 바닷새들로부터 제 한 몸 지킬 수 있는 것. 물 아래에서 봐도 태양빛에 반사되어 형태를 알아보지 못하도록 배는 은백색을 띤다.

성질이 민감해 물 밖으로 나오는 순간부터 상하기 시작한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보통 정량의 재료를 가지고 한정된 메뉴만 내놓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이면 모를까 대형 음식점에서 일반 고등어조림이나 구이요리를 내는데 생 고등어를 사용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고등어를 대량으로 구매해 급속 냉동을 해놓거나 자반고등어를 사용하는 이유다. 푸른빛에 촉촉한 윤기가 반지르르 흐르는 고등어가 맛있는 계절인 만큼 제철 고등어로 메인 요리를 완성해 고객 상에 내면 좋겠다. 맛있는 제철 고등어를 맛보려면 지금이 적기다.

 글 황해원 기자 사진 박문영 실장

청담동 <D6> 토니 유 셰프가 제안하는
Mackerel Escabeche
고등어 에스카베체

Who’s the chef?
토니유 (Tony Yoo, 유현수)  청담동 레스토랑 <D6> 메인 셰프이자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감각적인 요리사. 미국과 일본, 호주 등지의 미슐랭 가이드 스타레스토랑 셰프로 활동하면서 현지 맛을 익히고 돌아온 ‘현장 실무형’ 셰프다. 귀국 전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프렌치 레스토랑인 AQUA(미슐랭가이드 2스타)레스토랑에서 셰프로 몸담았다. 어린 시절 접해본 음식이 일생토록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그의 고향은 강원도다. 신선한 식재료를 두루 접하고 맛보며 자란 것이 요리사 인생의 가장 큰 모토가 된다고.

어릴 적 강원도에 계시던 할머니 댁에서 자랐습니다. 산과 들, 바다에서 나는 신선한 식재료를 두루 접하고 맛볼 수 있었죠. 고등어에 대한 기억은 아주 생생합니다. 숟가락으로 밥을 뜨면 할머니는 고등어 가시를 직접 발라 한 점 한 점씩 올려주셨지요.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그 짭짤한 맛이 어찌나 좋던지 한동안 고등어, 고등어 노래를 부르고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에야 비싸고 귀한 생선으로 근사한 요리를 완성해 나갈 때가 많지만 그 때 할머니가 손으로 발라주시던 그 고등어 맛은 잊을 수 없어요. 지금 여기, 눈 말똥말똥 뜨고 있는 고등어와 각종 채소들이 가지런히 정돈 돼 있군요.

오늘 선보일 요리는 고등어 에스카베체. 제주산 알비트를 사용해 고등어를 좀 더 상큼하게 즐길 수 있게 준비했습니다. 어릴 적 할머니께서 직접 발라 밥 위에 얹어주시던 그 고등어 맛이 나면 좋을 텐데 말이죠.

Chef’s Item  고등어, 제주산 알비트, 대파, 배추, 어린잎, 고추오일, 셰리와인식초, 설탕, 라임, 블랙 올리브 가루
Cooking
1 고등어를 손질해 2~3 토막으로 썬다.
2 로스팅(160도 오븐에서 두시간 정도)한 비트와 대파를 기름에 볶는다.
3  호일에 싸 놓은 배추를 그 상태에서 통째로 썰어 기름에 볶는다.
4 손질한 고등어를 굽는다. 이때 1~2mm 정도로 얇게 슬라이스한 비트와 볶아놓은 비트를 셰리와인식초에 담가놓는다.
5 슬라이스한 비트를 접시에 깔고 그 위에 구운 배추, 고등어, 볶은 대파와 비트를 순서대로 올린다.
6 채썰어놓은 파와 튀긴 전어 통뼈를 올리고 대파오일과 고추오일, 칼라마타 올리브를 뿌려 완성한다.

Do it! 배추 모양(원 형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썰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호일에 싸 실로 중간 부분을 여러 갈레로 묶어 냉장 보관한다. 보관 해놓은 배추는 조리 시 호일에 싼 그 상태에서 칼로 썰어서 통째로 굽고 호일만 벗겨 접시 위에 그대로 올리면 된다. 배추의 아삭한 식감을 살리려면 구울 때 센 불에 살짝만 볶아야 한다. 약 불에 오래 구우면 배춧잎에 기름이 배어 눅눅해진다.

Do it!  비트를 얇게 슬라이스한 후 셰리와인식초에 5~10분가량 담가놓는다. 비트의 아삭함과 셰리와인식초의 신맛이 어우러져 자칫 느끼할 수 있는 고등어 맛을 상큼하게 잡아준다. 비트 대신 무나 오이, 양파 같은 다양한 채소를 사용해도 좋다.

Chef’s Advise
01 고등어 맛은 비린내를 얼마나 없애느냐가 관건  조리 전에 식초를 뿌리면 좋다. 먹기 직전에 레몬즙을 뿌리면 비린내는 물론 탄 부위에 생긴 발암물질도 제거해준다. 조리 시 생강즙이나 식초, 청주, 된장, 산초, 통후추, 방아 등을 넣으면 비린내 제거에 유용하다. 특히 통후추는 모양을 내는데도 알맞고 식초는 육질의 탄력성을 높여준다. 부드러운 맛을 원한다면 생강즙이나 청주가 괜찮다. 굽기 전에 소금을 뿌리면 수분이 빠져나가 살이 단단해지고 맛도 좋아진다.

02 바삭한 껍질과 촉촉한 속살이 만나야  고등어를 구울 때 열을 너무 오래 가하면 DHA나 EPA와 같은 좋은 성분이 빠져나가고 탄 부위에 발암물질이 생성된다. 무엇보다 살이 퍽퍽해 맛이 없다. 센 불에 배 쪽을 70~80% 굽고 껍질 쪽은 약한 불에 7~10분 정도만 굽는다. 껍질의 열이 속까지 전해져 속살까지 잘 익는다. 이렇게 완성된 고등어구이는 껍질은 바삭하게, 속살은 부드럽고 촉촉하게 익어 맛이 좋다.

03 셰리와인식초  셰리와인을 삭혀 만든 식초. 셰리와인은 발효가 끝난 일반 와인에 브랜디를 첨가하여 알코올 도수를 높인 스페인 와인이다. 일반 와인보다 단 맛이 조금 더 있어 요리의 감칠맛을 더 해준다.

청담동 <D6> 격조 높은 다이닝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과 바를 콘셉트로 하고 있는 트렌디한 공간 

주소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93-8 6층  전화 (02)511-9232 
영업시간  Dinner 18 : 00~22 : 00 Bar 22:00~03:00  매주 일요일 휴무

고등어에 色을 입히다
고등어 에스카베체

에스카베체는 메인 해산물을 오일이나 물에 데쳐 산(식초)을 가미해 먹는 조리법이다. 주 재료인 해산물 위에 다양하고 풍부한 채소를 올려주면 메뉴를 좀 더 신선하게 즐길 수 있다. 고등어는 기름기가 많아 느끼하거나 비린 맛이 나기 쉽다. 대신 에스카베체로 요리했을 때는 채소와 함께 어우러져 깔끔한 맛이 나기 때문에 비교적 덜 느끼하고 젊은 연령대의 고객에게 호감을 살 수 있다. 물론 고등어 외에 다른 제철 생선을 사용해도 된다. 이왕이면 고등어처럼 크고 살이 많은 전갱이나 삼치 같은 생선이 좋다.

제주산 알비트로 풍부한 색감 더해
제철재료 중 하나인 제주산 알비트를 사용했다. 비트는 자체만으로도 컬러가 화려하기 때문에 다양한 요리 연출이 가능해 레스토랑에서 많이 사용하는 재료 중 하나다. 이번 고등어 에스카베체의 포인트는 요리의 맛과 연출에 모두 색을 입혔다는 것. 진한 선홍빛이 나는 알비트는 멋도 멋이지만 자칫 느끼할 수 있는 고등어 맛을 잡아준다.
가로 세로 1cm 크기로 잘라 대파와 함께 볶아 생선의 식감을 좀 더 아삭하게 해주고, 얇게 슬라이스해 셰리와인식초에 담가놓은 비트는 생선과 함께 먹었을 때 상큼한 향과 아삭함이 함께 어우러져 감칠맛을 더한다. 흔히 삼겹살집에서 삼겹살과 함께 싸 먹으라고 새콤달콤한 무초절임이 함께 나오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샤르도네, 복분자주와 즐기자!
보통 생선요리는 라이트바디와인과 같이 즐긴다. 고등어와의 부드러운 조화를 원한다면 화이트 와인 품목인 샤르도네(Chardonnay)를 추천한다. 고등어 에스카베체에 들어 간 비트피클에 어느 정도 시큼한 맛이 들어 있기 때문에 샤르도네 중에서도 향긋한 과일 맛과 오크 향이 조화를 이룬 와인이 잘 어울린다. 우리나라 과실주도 좋다. 특히 복분자주의 달착지근한 맛은 고등어구이의 담백한 맛과 잘 어울리고 은은한 향은 비린내를 감싸주기 때문에 훌륭한 마리아주가 된다.

메뉴 연출법 Direction
고등어와 다양한 채소를 사용했기 때문에 접시는 민무늬의 깔끔한 화이트 컬러로 골랐다. 단 하얀 접시는 음식의 컬러가 잘 살아나는 반면 작은 티끌 하나도 잘 보이기 때문에 장식 할 때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는 접시 위에 음식을 가지런하게 펼치는 것보다 높이 올려 쌓는 올드(?)한 연출을 즐긴다.(때문에 고객 테이블로 나가는 도중에 높게 쌓은 음식이 쓰러지는 경우가 간혹 있어 홀 직원들이 난감해 할 때가 있다고.)

우선 셰리와인식초에 담갔던 슬라이스한 비트를 접시에 깔고 재료 순서대로 올린다. 정갈하게 깔아 놓은 붉은 색 비트 중간 중간에는 푸른빛의 대파오일과 고추오일을 한 방울씩 떨어뜨려 멋을 냈고 비트 위에는 블랙 올리브 가루를 뿌려 마무리했다. 얇게 저민 파 채와 전어 통뼈를 통째로 튀겨 올려 장식했다는 점도 포인트. 고등어와 비트가 부드럽게 익혀졌으니 튀긴 파 채와 생선뼈를 올려 부드러움과 바삭함의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고등어 제철인 가을, 겨울은 아무래도 고등어요리를 내놓는 음식점에서 가장 반가워 할 계절이다. 싱싱한 생 고등어와 잘 익은 시래기로 얼큰하게 조린 시래기고등어조림과 신선한 고등어초절임(시메사바)를 소개한다. 


조려 먹고 절여 먹고, 고등어의 변신


1> 시래기고등어조림 <시래옥>
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718번지  전화 (031)706-1237  영업시간 9:30~22:00  면적 214.88㎡ (65평)  가격 (1인분 기준) 8500원

*이동욱 대표 Tip
고등어는 일정량만 판매하더라도 가급적 생물 고등어를 사용하는 게 좋고, 무청시래기는 소금물에 살짝 데친 후 그늘에 말려야 비타민 손실이 적다.


2> 시메사바 (고등어초절임) 이자카야 <주호>
주소 서울시 서초구 서초 3동 1569-9번지 총신교회 앞 전화 (02)3487-1040  영업시간 17:00~1:00 면적 82.65㎡ (25평) 가격 (小1만5000원 中2만5000원 大3만5000원)

* 최수현 대표 Tip
시메사바는 어떤 고등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맛이 다를 수밖에 없다. 점박이 고등어로 조리한 일본 시메사바와 국내 참고등어 시메사바 맛이 다른 것도 이 때문. 무엇보다 원재료 고유의 맛을 잘 살려내는 게 가장 큰 포인트다.




*월간 <창업&프랜차이즈> 2010년 12월호 [식재료 대백과사전-커버스토리]에서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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