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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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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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4.1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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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지어주던 솥밥의 기억
<부지깽이>

해질녘 너른 앞마당에 고즈넉하게 앉아있다보면, 부뚜막을 지키던 어머니가 소매를 걷어붙인 채, 금방이라도 “그만 놀고 어서 밥 먹으러 들어오너라”하고 소리칠 것만 같다. 이렇듯 <부지깽이>에서는 흙 묻은 손을 쓱쓱 털어내고 마지못해, 그러나 구수한 밥냄새에 킁킁대며 이끌리듯 집으로 걸어 들어가는 우리네 어릴 적 모습이 수채화처럼 그려진다.

그리운 옛 시절의 조각을 모으다
“꽃을 피워 밥을 합니다/ 아궁이에 불 지피는 할머니/ 마른나무에 목단, 작약이 핍니다/ 부지깽이에 할머니 눈 속에 홍매화 복사꽃 피었다 집니다/ 어느 마른 몸들이 밀어내는 힘이 저리도 뜨거울까요/ 만개한 꽃잎에 밥이 끓습니다/ 밥물이 넘쳐 또 이팝꽃 핍니다/ 안개꽃 자욱한 세상, 밥이 꽃을 피웁니다”(엄재국,‘ 꽃밥’ 전문)
산과 들을 벗삼아 어린 시절을 보낸 7080세대라면, 아궁이에 불을 지펴 솥밥을 해먹던 유년시절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상수동에 자리한 <부지깽이>는‘어릴 적 시골 할머니가 부지깽이로 장작을 지피며 솥밥을 지어주던 옛 추억을 살리고 싶다’는 이건영 대표의 소박한 생각에서 비롯됐다. 그리고 이는 설계 및 시공을 담당한 허브 아트플래닝의 배재찬 소장에 의해 살을 붙여 나갔다.
‘한정식’ 하면 보통 고급 코스 한정식이나 트렌디한 모던 한정식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부지깽이>는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정감 가는 캐쥬얼 한식당을 콘셉트로 정해 이를 인테리어 곳곳에 반영했다. 그래서일까. 이곳은 여느 한정식집에서 느낄 수 있는 압도하는 고급스러움 대신, 소박한 우아함이 있다.
배 소장은“이 대표가 원하는 콘셉트를 구현하기 위해 두 달 동안의 충분한 기획·설계 기간을 가졌다. 비싸고 고급스런 자재 대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저렴한 자재를 사용해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밥내음 그득한 詩로 나눈 공간
<부지깽이>의 콘셉트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전통과 현대의 만남이다. 우리네 한옥 마당을 모티브로 한 가게 앞마당에서는 몬드리안의 ‘콤포지션’ 패턴을 사용한 식당 외부 유리창이 시원스럽게 보인다. 이어 점포 입구의 카운터 외부는 기와 적층을 표현하고 바로 위 천장에는 전체 검은 천장과 대비시킨 흰 색의 서까래를 표현, 입구에서부터 한옥을 응축시켜 표현한 점이 돋보인다. 전체 천장은 모던 인테리어에 자주 쓰이는 노출 천장을 채택하고, 검은 색으로 마감해 깊이 있는 공간감과 무게감을 살렸다.
이곳은‘어머나’하고 탄성을 자아내며 옛 시골집의 기억을 떠올리게 할만한 요소들로 가득하다. 그 중에서도 인상적인 것은 매장 가운데에 위치한 창고. 설계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창고가 가운데 위치하게 돼 이를 공간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를 고민했다는 배 소장. 결국 그는 이를 방으로 변신시키는 기지를 발휘했다. 한 쪽 벽면을 제외한 삼면 전체가 흑갈색 나무 여닫이문으로 만들어져 흡사 곳간 혹은 시골 찬장과도 같이 멋스럽다.
또 하나 눈여겨볼 것은 5개의 별실로 나눈 공간이다. 평소에는 열려있는 퍼블릭한 공간이지만, 벽면으로 숨겨져있는 여닫이 문을 이용하면 독립된 공간으로 변신한다. 각 공간의 벽면은 우리 고유의 정서가 담긴‘밥’과 관련한 각기 다른 다섯 개의 시로 꾸며져 운치를 더한다.


한 입 베어물면 은은하게 퍼지는 참숯향
더불어 설계시 주안점을 둔 부분은‘부지깽이’라는 스토리의 출발점인 주방이다. <부지깽이>의 주요 콘셉트인 가마솥 화덕은 주방 안이 아닌 바깥에 설치하여, 갓 지은 밥을 내어주는 모습을 고객이 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주방 외부는 모던한 기와로 장식해 마치 또 하나의 작은 한옥처럼 보인다.
<부지깽이>의 메뉴 콘셉트는‘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실속 한정식’이다. 이 대표는“고급 한정식의 코스 메뉴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고, 한상차림 위주의 한정식은 반찬 위주로만 구성돼 단조로운 감이 있다. <부지깽이>는 한상차림을 지향하되, 떡갈비라는 메인 요리를 더해 편안하면서도 특색있는 한정식 메뉴를 구성했다”고 말한다.
주메뉴는2 0여 가지의 반찬과 요리가 제공되는 ‘한우떡갈비정식’(2만2000원), ‘ 한돈떡갈비정식’(1만4000원), ‘ 고추장떡갈비정식’(1만6000원)이며 9900원에 20여가지의 반찬과 떡갈비가 함께 제공되는‘평일점심특선’은 줄을 서서 먹어야 될 정도로 인기다. 떡갈비는 한 입 베어물면 고소한 육즙과 입 안에 은은하게 퍼지는 참숯향이 일품이다. 또 20여가지의 반찬은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담백하고도 정갈한 맛을 자랑한다.
이 대표는“주부들이 주고객층이다보니 음식에 더욱 신경 쓰게 되는데, 다행히도 음식에 만족한 주부들의 입소문을 통해 매장이 분주해졌다. 앞으로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한정식과 공간을 만드는 데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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