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_글로벌 프랜차이즈 GLOBAL 지상강좌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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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_글로벌 프랜차이즈 GLOBAL 지상강좌 02
  • 임나경 편집국장
  • 승인 2015.03.11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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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범 고문 SPC그룹
▲ SPC그룹 배기범 고문

식음료 서비스 프랜차이즈 업계를 중심으로
요즘 들어 한국 발 식음료 서비스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성공적 해외 진출 사례가 적지 않게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동종 업계에서 다년간 근무하였던 필자의 입장에서는 감회가 새롭다. 이 기고문도 그러한 경험과 애정을 바탕으로 한국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보다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염원하는 입장에서 다 같이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몇 가지 고민거리를 제시하고자 한다.

성공적인 투자가들의 공통적인 성향은 그들의 안목에 있다.
저 평가된 회사를 알아보고, 그들의 가능성을 평가하는 능력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일반 투자자들이 알지 못하는 시장 정보를 파악하고 평가하는 일련의 과정을 제대로 소화한다면 누구라도 성공적인 투자가가 될 것이다. 워런 버핏의 가치 투자 원칙 역시 이러한 배경에서 비롯한다. 이것을 경영학에서는 비대칭 정보(asymmetric Information)로 풀어내며, 다양하고 흥미로운 읽을거리가 이 소재에서 탄생한다. 승자의 저주 (winner’s curse), 죄수의 딜레마 (prisoner’s dilemma), 게임 이론 (game theory), 신호 효과 (signaling effect) 등 비대칭정보를 중심으로 한 이론의 전개와 사례 분석은 무궁무진하다.

성공한 프랜차이즈 사업 모델은 간단한 성공 방정식을 제시한다.
첫째, 본사의 능력, 즉 표준화된 운영 기법(SOP, standard operation process)을 통한 시장 지배적 차별화를 이루고, 지속적인 가맹 사업의 성공을 위한 공고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며, 둘째, 가맹 사업자 즉 현장 운영자의 의지 및 열정을 통해 현장 고객 만족을 최대한 이끌어 낸다는 것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사업 현장에서 본사와 가맹 사업자 간의 갈등이 종종 국가 기관의 시장 관여 형태로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 또한 비대칭정보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 본사와 가맹사업자 간의 문제로 결론 지을 수 있다.

가맹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상호간에 가지고 있는 모든 정보를 사전에 충분히 공유하고 그것이 제대로 가맹계약에 반영되었으며, 상호간의 신의 성실 원칙에 의해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면 상호간 갈등의 많은 부분은 미연에 방지될 수 있었을 것이다. 해외 시장에 존재하는 비대칭정보의 문제는 국내 사업 현장에서 경험하는 것보다 넓고 깊게 자리잡고 있다.

해외 진출의 경우 본사와 해외 가맹사업자간의 갈등이 브랜드의 철수 내지는 거대한 국제 소송으로 이어져 브랜드의 국제적 위상에 타격을 준 경우를 여기서 거론하지 않겠다.

다만 이러한 사태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에 이 글의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필자가 근무하였던 SPC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Baskin Robbins와 Dunkin Donuts를 세계적으로 운영하며, 2011년 나스닥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던 Dunkin Brands의 당시 글로벌 COO, Mr. A P, 에게 해외진출에 대한 자문을 구해본 적이 있었다. 전략보다는 현장운영 중심으로 경력을 쌓아온 AP였기에 “Go Ahead! Make your day!” (해봐, 잘 될 거야) 정도의 행동지향적 대답을 예상 했는데, 막상 그의 입에서 터져 나온 일성은 “Carefully prepare yourself”(신중하게 준비하라)였다.

글로벌 브랜드를 지향하는 입장에서 신규 진출국이나 기존 진출국에서의 실패는 브랜드 자체의 문제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에 한 나라의 문제가 단순히 아니다. AP는 시장 조사에서 파트너 선정 그리고 계약 체결 (Joint Venture 나 Master Franchise)까지 평균 3년, 그리고 1호점 개점까지 이후 1~2년 정도를 예상하고 움직인다고 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글로벌 사업에서 소위 Quick Fix(빠른 조치법)는 없다는 것이다. 다시 물어보았다. 조금 더 빨리 성공적으로 해외 진출을 시도하려면?

그의 대답이 담담하다. 사람부터 키우라.
동시에, 해외사업의 당위성에 대한 전 사적 공감대를 이끌어내라. Dunkin Brands의 경우 해외 사업을 현지에서 수행하고 지도할 수 있는 글로벌 지역 전문가가 상대적으로 부족했고, Global Biz에 대한 사내 시각 역시 일관되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한 지원을 이끌어 내기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고개가 끄덕여졌다.

1980년대 첫 선을 보이기 시작한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은 식음료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급속히 성장하여, 이미 성숙기를 거쳐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더욱 치열해지는 경쟁, 침체된 국내 경제, 그리고 강도를 더해가는 정부 규제 등으로 인해 새로운 활로로 제시된 것이 브랜드 해외 진출이다. 마치 1970년대 미국 프랜차이즈 업계가 처한 상황과 유사하다. <파리바게뜨>, <미스터피자>, <BBQ> 등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탐구는 1990년 대 부터 시작되었으며, 최근에는 신생 중소형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최근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한류 열풍, FTA 확산, 건강기능식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 고조 및 대한민국의 국가 인지도 향상 등은 필자로 하여금 우리도 미국 같은 프랜차이즈 강국이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 들뜨게 한다.

한국을 방문해 시장 상황을 살펴본 세계적 업계 전문가들도 <파리바게뜨>를 비롯한 몇몇 국내 브랜드의 경우, 제품의 다양성, 품질 관리 및 점포 콘셉트 등 가시적인 측면만을 고려하였을 때, 동일 카테고리 내 세계적 브랜드와 경쟁해도 크게 손색이 없다고 말한다. 문제는 국내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어떻게 세계로 확산시키냐는거다. 따라서 해외 진출을 이미 하였거나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업체의 입장에서는 최소한 아래의 사항들을 진솔하게 반추해 보아야 할 것이다.

1. 자신의 브랜드가 가지는 국내 경쟁력의 본질은? (가격, 품질, 서비스, 구매, 물류, 생산 시스템 등)
2. 국내에서 향유하고 있는 핵심 경쟁력이 목표로 하는 국가에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가?
3. 진출 대상국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시장 잠재력, 시장 리스크 및 물리적 문화적 거리감, 현지화의 필요성 등)
4. 진출 대상국의 잠재적 사업 파트너에 대해 얼마나 파악하고 있는가?
5. 가장 바람직한 진출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리고, 어떠한 이유로 그렇게 결론 지었는가?
6. 해외 진출 시 포괄적 리스크 분석은 하였는가? 특히 지적 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right) 보호를 위한 방안을 포함한 개별 리스크에 대한 세세한 대응 방안은 가지고 있는가?
7. 해외 진출에 대한 임직원들의 생각은? 긍정적? 부정적? 중립적? 이유는?
8. 이러한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글로벌 지역 전문가가 사내에 이미 양성되어 있는가? 등

물론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는 모든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맥도널드>나 <스타벅스>와 같은 세계적 거대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성장하길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사내 모든 임직원들에게 해외 진출에 대해 동일한 시각을 강요하기도 불가능할 것이다. 모든 것을 능수능란하게 처리할 수 있는 전 방위적 글로벌 인재의 양성 또한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 시장에서의 심각한 정보비대칭을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를 역전시킬 수 있는 글로벌 전문가의 사전 양성(필요조건) 없이, 또한 전사적 사전 공감대를 통한 전사적 역량의 집결(충분조건) 없이, 성공적 해외 진출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이율배반적이라고 본다. 해외 진출을 꾀하는 기업의 최고 경영진이 자사 브랜드의 국제 경쟁력을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현실과 비전에 입각한 진솔한 전사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글로벌 인재 양성에 과감한 사전 투자를 할 때, 정부가 정책적으로 젊은 글로벌 인재 양성이 미래의 희망이며 국가 경쟁력 고양의 최선의 길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글로벌 인재 양성에 보다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칠 때, 학계가 세계적 프랜차이즈 기업의 성공과 실패 사례 분석 및 그에 기반한 전략적 해외 진출 로드 맵 등을 실무적으로 체계화하여 글로벌 인재 양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야심차게 시작한 한국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세계화가 중장기적으로 확고히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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