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_고기프랜차이즈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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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인규 기자
  • 승인 2014.12.30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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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파괴·무한리필 고기프랜차이즈 열전
 

고기에 대한 욕망. 우리 주변에 차고 넘치는 고깃집만 보아도 그 정도를 알 수 있다. 거기에 종종 보이는 고기예찬론자들까지. 아마도 고기만이 줄 수 있는 포만감과 식감이 사람들을 흥분시키는 것 같다. 그만큼 고기라는 식재료는 인류역사를 통틀어 미식을 즐기는 누구에게나 선호하는 아이템이 돼왔다.

마땅한 회식자리가 없을 때 “그냥 삼겹살집으로 가자”라는 말, 대한민국 직장인들에게 만큼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만큼 우리에게 친근한 식재료라고 할 수 있는 고기는 창업시장에서도 필수 추천코스 중 하나가 됐다. 그리고 상권 어귀마다 자리 잡고 있는 많은 고기전문점들은 각자의 독특한 네이밍과 맛으로 각축전을 벌인다. 최근 들어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구매 방식과 미각의 발달은 그 각축전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고기 맛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준은 의외로 평범한 경우가 많다. 그저 왁자지껄한 분위기와 사람냄새 나는 정겨움에 이끌려 뛰어난 맛은 후순위로 밀리기 일쑤기 때문이다. 이렇듯 유독 한국적인 푸근한 정서를 강요받아온 고기전문점들이기에 이제는 새로운 마케팅으로 고객들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 요지는 저렴하면서도 좋은 등급의 고기를 배부르게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가능하다는 말이다.

최근 들어 더욱 격렬해진 경쟁 속에 가맹본사들과 창업자들은 히트 메뉴와 푸짐한 양으로 승부를 내려한다. 상대적으로 비싼 한우는 서민들에게는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메뉴였다. 하지만 일반 서민들에게까지 쇠고기를 마음껏 즐기도록 한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미 고기뷔페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성공시키고 이후 부침을 거친 후에 지금도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공룡고기>, 최근 ‘+’ 마케팅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불소식당>, <황금소>, 국내산 돈육과 우육을 필두로 생고기의 맛을 지키는 <엉터리생고기>, <종로상회>까지. 여기 모인 모든 브랜드들은 뒤떨어지지 않는 식감과 세련된 인테리어 등으로 고객들의 새로워진 요구에 응하고 있다.

결국 직화구이라는 전통적인 구이방식은 여러 가지 레시피를 통한 새로운 시도보다는 고기 특유의 씹는 맛과 향, 거기다 푸짐한 양을 더해야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기를 사랑하는 고객들을 위한 본사와 가맹점간의 끊임없는 협력이 성공 창업의 열쇠임을 잊지 말아야한다.

대한민국 고기 브랜드는 진화 중 성장기 브랜드 선택이 성공 포인트
상품력이 있어도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 지금까지의 고기전문점이 그랬다. 일반 냉동육을 쓰던 시절부터 정육식당 콘셉트의 브랜드, 고기뷔페라는 히트 브랜드들까지. 그 이후 새로운 판매 마케팅은 생겼다 없어지기를 반복하며 우리 창업시장을 과밀시켰다.

세상에 나온 상품에는 그 나름의 주기가 있다. 일명 라이프사이클이라고 한다. 사람처럼 태어나고, 성숙하고, 죽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성공을 원하는 수많은 창업자는 상품의 단면뿐만 아니라 이런 사이클까지 볼 수 있어야 한다. 삼겹살 이야기를 해보자. 솥뚜껑삼겹살이 크게 유행한 뒤 경기 불황기에 저가 삼겹살이 판을 쳤다. 모두 값싼 냉동육이었다. 그 후 후레쉬포크, 그린포크 등 브랜드 냉장육이 대세를 이루면서 냉장 삼겹살이 전성기를 맞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삼겹살을 와인으로 숙성한 와인 삼겹살이 유행했다. 그리고 새로울 수 없는 무양념 생고기시대를 맞았다. 최근에는 생고기를 통으로 메뉴에 올리기도 하고, 여러 부위를 한꺼번에 섞어서 판매하기도 한다. 거기다 새로운 구이방식을 위해 무쇠 팬이나 특수제작 찌개 용기까지 자체 제작한다.

창업자의 성공 포인트는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넘어가는 시점의 상품을 잡는 것이다. 도입기의 상품은 검증되지 않았고, 이미 성숙기에 들어선 상품은 경쟁하기 힘들다. 가맹점 창업의 가장 큰 매력이 바로 여기에 있다. 가맹본사는 투자를 통해 상품과 마케팅 기법을 개발하고, 사업 초기 직영점으로 브랜드를 알린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운영상의 노하우를 축적하게 된다. 이후 자연스럽게 소비층이 넓어지고, 판매가 상승기류를 타기 시작한다. 시장 반응이 좋다면 후발 프랜차이즈가 등장하면서 업체간 경쟁에 불이 붙는데, 바로 이 때가 가맹점 창업의 적기인 셈이다.

여전히 외식 = 고기, 변화 추이를 세심히 관찰해야
고기전문점의 인기는 전체로 보면 예전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새로운 메뉴와 구이 방식으로 고객들의 선택을 기다렸다. 대개 별 특징 없이 이어져오던 고기구이전문점은 1998년 IMF시대를 지나면서 전문적인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개인별 식당 위주였던 당시 고기전문점들은 쇠고기, 돼지고기, 오리고기 등의 육종에 따라 나뉘어졌고 최근에는 그 구분이 세분화돼 부위별 전문점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단일 품종을 자체브랜드에 사용할 정도로 전문점다운 가맹본사들이 대거 생겨나고 있다.

2014년 현재는 단일품종을 앞세운 전문점에서 그 양을 푸짐하게 제공할 수 있는 구매력이 강한 브랜드가 대세다. 시장의 변화를 예민하게 관찰해야하는 창업자들과 본사들은 이러한 변화 뒤에 찾아올 다음 트렌드가 반드시 있음을 예상하고 대비해야 한다.

현재 창업시장을 주도하는 방식도 문제점은 있다. 단일 품종을 푸짐하게 제공하는 이런 방식은 사업 확장과 맞물릴 수 있는 물량확보가 관건이다. 무리한 사업계획아래 많은 양의 고기를 냉동으로 보관한다면 육질이 전체적으로 떨어져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또 확보량이 부족하다면 합리적인 가격을 보장할 수 없어 가맹점에게 그 부담을 전가할 수도 있게 된다. 결국 강점이었던 단일메뉴를 신메뉴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타협하게 되고, 일반 고기구이전문점과의 차별화에 실패하게 된다. 그래서 프랜차이즈 본사는 정확한 사업계획과 물량확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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