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시대, 의식과 산업 구조의 변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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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시대, 의식과 산업 구조의 변화 필요
  • 지유리 기자
  • 승인 2023.02.15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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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특집Ⅰ이색고기전문점의 승부수
미트컬쳐비즈랩 부소장 / 건국대 식품유통경제학과
김태경 겸임교수

코로나19 이후 육류 소비의 방식과 구매방식, 유통경로 등 다방면의 변화가 일었다. 외식은 줄어 가정 내 조리가 늘었고, 비대면 구매가 가능한 온라인의 성장세가 뚜렷해졌다. 또한 소비자들은 가정 내 조리와 취사가 비교적 손쉬운 제품들을 선호하게 됐다. 이에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육류시장의 전략변화가 필요할 때다.

미트컬쳐비즈랩 부소장 / 건국대 식품유통경제학과 김태경 겸임교수 ⓒ 사진 이현석 팀장
미트컬쳐비즈랩 부소장 / 건국대 식품유통경제학과 김태경 겸임교수 ⓒ 사진 이현석 팀장

 


Q. 코로나19 이후 육류소비문화는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요?
코로나19는 공동체 문화의 해체를 가져왔고, 뉴노멀 시대를 열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따라 육류를 소비하는 형태 역시 변화했습니다. 과거의 경우 축제나 파티를 하듯 술과 육류를 즐겼다면 지금은 일상식으로 육류를 가볍게 소비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여기에 대외적인 위협요인이 발생하는 시대가 되었고, 이에 따른 인건비와 임대료 등이 상승하면서 고깃집 역시 가족끼리 운영할 수 있는 소규모 형태의 매장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더불어 단순히 고기구이집이 아닌 육류를 소재로 한 식당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Q. 소비자들의 니즈에 따른 현 육류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지금까지는 육류의 인기 부위만 집중해 판매하고 소비한 결과 삼겹살 가격이 폭등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앞으로는 한우 소비가 둔화해 이에 따른 가격 폭락이 문제로 대두될 것입니다. 이로 인해 소비를 늘려야 하는 데 내수소비만으로는 역부족하니 수출을 늘려야 합니다.

일본의 경우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와규 소비를 집중해왔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외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우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제주도의 흑돼지 소비가 늘어난 것 역시 관광객을 상대로 홍보 마케팅에 공을 들인 결과입니다.

또한 코로나 19로 회식이 줄고 낮은 도수의 술 문화가 활성화되면서 앞으로 삼겹살의 소비는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때문에 삼겹살을 술과 곁들여 먹는 메뉴가 아닌 밥반찬으로 먹는 요리로 변화시키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Q. 육류 소비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한 육류외식업 시장의 바람직한 자세는 무엇인가요?
육류에 관해 공부해야겠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현재 외식산업의 종사자 수는 많지만 정작 육류에 대한 지식을 갖춘 사람은 별로 많지 않습니다. 역으로 육류에 관한 역사와 특징, 정보 등을 기록한 참고 문헌이 없는 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육류의 본질적인 가치와 특성에 대한 고찰이 없기 때문에 잘 나가는 메뉴에만 열광하는 산업시장을 만들었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외식업 시장은 잘되는 아이템이 있으면 우후죽순 그와 비슷한 아이템과 브랜드를 만드는 경향이 큽니다.

기존의 삼겹살 소비가 많아 여기저기서 삼겹살 매장이 문을 열었다면 앞으로는 소비자의 특성뿐만 아니라 육류시장의 흐름, 원자재를 절감할 수 있는 메뉴의 개발 등 다채로운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미트컬쳐비즈랩 부소장 / 건국대 식품유통경제학과 김태경 겸임교수 ⓒ 사진 이현석 팀장
미트컬쳐비즈랩 부소장 / 건국대 식품유통경제학과 김태경 겸임교수 ⓒ 사진 이현석 팀장

Q. 엔데믹 시대에 특수를 누리고 있는 밀키트 시장, 배달문화 등이 육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가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밀키트 시장과 배달문화는 계속 발전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듭니다. 식당은 맛있는 음식만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식당은 맛있는 음식으로 위로를 받는 환대 체험의 공간입니다.

배달음식에 식당의 환대를 담을 수 없고, 식당에서 제공하는 최상의 온도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경제 인플레이션이 올수록 생활 수준을 지금처럼 유지하기 힘든 시기가 오고, 특히 서비스 비용을 줄이는 시간이 오게 됩니다. 배달음식이나 밀키트의 서비스 비용도 부담하기 어려운 소비자가 늘어나면 소비자는 마트에서 즉석으로 만드는 ‘ready to cook’, ‘ready to eat’ 제품을 선호하게 될 것입니다.

때문에 앞으로는 배달 음식이나 밀키트 시장 역시 위축될 것입니다. 이에 따른 식당의 구조조정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식당이 다운사이징해야 하고, 브랜드 정체성이 흔들리지 않게 관리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식당을 방문하는 이들을 위해 더 맛있고 더 푸짐한 메뉴에 환대를 담아 지친 고객들을 위로하는 브랜드 식당이 돼야 합니다.   

 

Q. 고물가 시대,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져야 할 자세는 무엇인가요?
변화된 산업 구조에 맞는 다운사이징이 필요합니다. 메뉴 측면을 예로 들면 기존의 저평가된 육류에 관한 메뉴화 연구와 상품화가 우선시돼야 합니다. 그래서 브랜드만의 상품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요리를 개발해야 합니다. 프랜차이즈 시스템에서는 원가 절감의 메뉴 개발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한우는 지방이 많고, 돼지고기의 경우 뒷다릿살이 저지방 살로 이 두 가지를 제대로 연구한다면 부가가치 높은 메뉴를 개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매장에서 인력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본사에서 점주 교육 시 포스만 지키는 점주가 아닌 홀, 주방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의 점주를 훈련해야 합니다. 

 

Q. 현 육류외식업에 종사하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과거에는 소비자가 고기를 많이 소비하는 것에 가치를 뒀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질 좋은 고기를 합리적으로 먹는 의식 전환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값싼 수입 소고기를 먹는 것보다 한우를 맛있게 먹는 시대가 되어야 로컬식문화가 발전하고, 산업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식당 역시 육류의 기술적인 집중과 공부가 필요한 시대이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맛있는 식당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외식 트렌드는 워낙 빠르게 발전했기 때문에 이에 따른 의식도 빠르게 달라질 것입니다. 과거의 영광에 머무르지 말고 변화된 시장과 현상을 받아들여 새로운 트렌드를 인식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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