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인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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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인심
  • 지유리 기자
  • 승인 2023.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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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발야시장> 화성봉담점 이현섭 점주

유치원 교사로, 원장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던 이현섭 점주. 결혼 후 창업으로 제2의 인생을 사는 그녀는 넉넉한 인심과 배려로 코로나19에도 많은 고객이 찾는 매장을 만들고 있다. 그래서인지 <족발야시장> 화성봉담점은 사람 냄새 가득한 인정 많은 매장이다. 

족발야시장 화성봉담점 이현섭 점주 ⓒ 사진 이원기 기자
족발야시장 화성봉담점 이현섭 점주 ⓒ 사진 이원기 기자

 

이현섭 점주의 하루는 매우 분주하다. 족발의 손질과 삶기, 불순물과 잡내 제거 등 손이 많이 가는 족발의 특성상 이 점주의 손은 한시도 쉴 틈이 없다. 매장의 모든 과정이 이 점주의 손과 눈, 입을 거쳐 진행된다. 맛을 위한 그녀의 지휘는 거침이 없지만 손님을 향한 마음은 언제나 따뜻하다. 

 


점주라는 새로운 생활
이현섭 점주는 창업 전 유치원 교사로 약 7년간 근무했다. 능력을 인정받아 원장님의 길을 걷던 그녀에게 창업은 거리가 멀어 보였다. 하지만 결혼 후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창업이었고, 이 점주에게 기회가 닿은 것은 형부의 매장이었다.

2015년 이 점주의 형부가 문을 연 숯불갈비 전문점에서 그녀는 보조로 일할 기회가 생겼다. 그저 돕는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이 점주는 스스로 자신의 또 다른 재능을 발견했다. 일이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연일 이어지는 손님으로 매장은 대박이 났다.

매스컴의 취재가 이어질 정도로 유명 맛집이 된 매장은 그녀를 점주로 이끌었다. 1년간 점주 생활을 하면서 창업의 맛을 본 이 점주는 이후 횟집을 운영하는 등 본격적인 외식업을 경험했다. <족발야시장>과의 인연은 이 점주가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였다.

기회라 생각했던 그녀는 바로 본사 직원을 찾아갔고, 창업 상담을 통해 <족발야시장>의 점주가 됐다. 창업에 결정적인 선택을 하게 된 이유는 본사 임원들의 태도와 분위기였다. “초보 점주인 제가 고민할 필요 없이 편안한 상담으로 저를 잘 이끌어주셨어요. 오히려 <족발야시장> 족발을 먹어본 적 없다는 저를 걱정해주시더라고요. 하지만 본사에서 느껴지는 믿음만으로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족발야시장 화성봉담점 이현섭 점주 ⓒ 사진 이원기 기자
족발야시장 화성봉담점 이현섭 점주 ⓒ 사진 이원기 기자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족발야시장> 화성봉담점은 지난 2018년 3월에 개점했다. 점차 생존 기간이 짧아지고 있는 외식업 시장에서 이 점주는 5년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 덕에 화성봉담점은 오랜 단골이 많다. 특히 코로나19로 영업시간 제한이 있을 때도 이 점주는 더욱 바쁜 나날을 보냈다.

“코로나19로 배달 고객이 폭증하면서 오후 4시 반이면 재료가 소진돼 일찍 매장 문을 닫곤 했어요. 외식업 시장이 큰 타격을 받았을 때 저는 오히려 장사가 잘되는 호재를 맞았죠.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이 점주는 그저 운이라고 말했지만 고객이 몰리는 이유에는 그녀만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화성봉담점에서는 고객 주문 시 무조건 주먹밥을 제공하고, 리뷰 이벤트를 통해 막국수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푸짐한 양은 덤이다.

물론 일련의 서비스는 본사와는 무관하게 진행하는 이 점주만의 정성이 담긴 진심이다. 특히 이 점주는 족발의 잡내를 없애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육수와 계피, 약재 등의 레시피 외에도 종종 본사와의 연락을 통해 노하우를 묻곤 한다. 또한 잡내가 심한 족발의 경우 불족발 메뉴로 대체해 활용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화성봉담점 리뷰에는 ‘족발에 잡내가 나지 않아 너무 좋다’는 칭찬의 내용이나 ‘다른 족발은 먹지 못하겠으니 오래오래 장사해달라’는 격려의 내용들이 눈에 띈다. 이 점주는 음식을 준비할 때 우리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맛과 서비스, 청결 모든 것에 정성을 다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또 다른 꿈을 위해
이 점주는 점주가 된 후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것이 늘 아쉽다고 말했다. 유치원 교직 시 주말이나 방학 등의 개인적인 시간이 많았던 것과 비교하면 지금의 생활은 너무도 달라져 있다. 하지만 바쁘다는 것은 매장을 찾는 고객이 많다는 것이기에 지금은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그래서 내년쯤에는 현재 매장 인근에 다점포 운영을 하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족발야시장>을 만드는 게 이 점주의 목표이기도 하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 점주는 자신의 인생 목표를 들려주었다.

“55세까지 점주로 열심히 일한 다음 은퇴 후, 보육원을 짓고 싶어요. 제가 전에 경험했던 유치원 교사는 포기가 아닌 잠시 멈춤이라고 생각해요. 현재는 제가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다면 앞으로는 사랑하는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제가 지금 열심히 사는 이유도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한 준비라고 생각해요.” 취재 후 맛보라며 한 아름 포장 메뉴를 건넨 이현섭 점주. 그의 따뜻한 인심 덕분에 오늘도 <족발야시장> 화성봉담점은 사람 가득한 온기가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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