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한 행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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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유리 기자
  • 승인 2022.12.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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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프> 백종은 대표

혼자 와도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카페를 만들고 싶었던 백종은 대표. 푸근한 인심 덕분에 카페 <인하프>는 행운동의 참새방앗간으로 불리고 있다. 

인하프 백종은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인하프 백종은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카페 <인하프>는 ‘in half’와 ‘half is enough’의 두 가지 뜻을 담은 곳으로 ‘반으로도 충분한’의 의미를 지닌 곳이다. 그래서인지 <인하프>에서는 계절 과일 한 접시, 반반 푸딩 등 1인 고객을 위한 메뉴를 찾을 수 있다. 혼자와서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카페 <인하프>는 퇴근길 나만의 행복한 공간이 된다.  

 

당당한 MZ세대
백종은 대표는 7살 나이에 아버지의 사업차 필리핀으로 이민을 갔다. 그곳에서 3년을 거주한 백 대표는 다시 중국으로 건너가 10년의 시간을 보냈다. 그 후 다시 한국에서 살고 싶은 마음에 백 대표는 홀로 한국으로 돌아와 대학입시를 준비했다.

서울대학교 시각디자인과에 입학한 백 대표는 졸업 후 1년간 디자인회사에 다니며 평범한 직장인 생활을 했다. 하지만 회사 생활이 생각만큼 자신의 성향과는 맞지 않았다. 자신의 꿈을 향해 과감히 사표를 낸 백 대표는 진정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원래의 꿈이었던 카페 창업을 위해 카페와 샐러드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고 유튜버로도 활약했다. 이런 다양한 이력을 바탕으로 백 대표는 올해 6월 카페 <인하프>를 개점하게 됐다. 디자인전공을 살려 카페의 콘셉트와 인테리어 제작까지 오롯이 혼자서 해냈다.

부모님은 잘 다니던 디자인회사에 돌연 사표를 낸 백 대표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럴 것이 혈혈단신 서울에 사는 자식의 안위가 걱정되는 건 부모로서의 너무도 당연한 걱정일 터. 그런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해 백 대표는 카페를 개점하기 전 1년간 대기업 입사를 위한 공부를 했다. 최종면접까지 올랐지만 결국 불합격한 백 대표는 더 이상 미련이 없었다. 부모님 역시 최선을 다한 백 대표의 모습을 보고 결국 백 대표의 꿈을 응원해주었다.

 

인하프 백종은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인하프 백종은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1인 가구를 위한 배려
카페 <인하프>는 1인 가구들의 애로사항을 고려해 만든 공간이다. “1인 가구의 가장 큰 문제점이 과일 하나를 사더라도 양이 많아 남기는 경우가 많아요. 이로인해 음식쓰레기 문제, 경제적인 문제 등 다양한 고충들이 생기죠. 그런 부분들을 고려해 카페를 만들게 됐어요.”

백 대표 역시 1인 가구로 세상의 저울이 조금 과하다고 생각하게 됐고 그렇게 시작한 아이디어가 카페 <인하프>를 탄생시켰다. 특히 1인 가구가 많이 거주하는 행운동의 특성을 살려 카페 <인하프>는 반려견 동반 입장이 가능한 카페이기도 하다.  

올 8월부터 매장에서 와인을 판매한 백 대표는 안주로 디저트를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바나나푸딩, 바스크치즈케이크 등의 디저트를 제작해 판매했고, 현재 겨울 시즌 메뉴인 스모어딥 퐁듀를 신메뉴로 선보였다.

딸기, 귤, 바나나 등의 과일과 크래커, 여기에 초콜릿 소스 위에 구워진 마시멜로를 찍어 먹는 스모어딥 퐁듀는 미국과 스위스의 디저트가 혼합된 메뉴다. 백 대표는 스모어딥 퐁듀를 더 맛있게 먹으려면 와인을 곁들어 먹으라고 조언했다. 조만간 백 대표는 뱅쇼를 새롭게 선보여 카페 <인하프>를 더욱 따뜻한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라고 말했다.


편안한 동네 카페
백 대표는 기회가 된다면 카페 앞에서 귤이나 사과 등의 과일을 박스에 담아 낱개로 판매하는 부스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숍인숍의 개념보다는 조금은 소박한 ‘1인 가구를 위한 동네 과일가게’라고 그는 칭했다. 부담 없이 소량의 과일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꼭 한번 들리고 싶은 참새방앗간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백 대표는 동네 카페 점주로서 큰 꿈보다는 작은 꿈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제 MBTI가 ENFJ인데 특징이 주변 사람들이 행복한 걸 바라는 성향이래요. 설명을 듣고 제 마음과 같아서 너무 놀랐어요. 워낙 베푸는 걸 좋아하는 성향이라 요리 만드는걸 좋아하나 봐요.

앞으로도 카페 <인하프>가 향기로운 커피 향과 맛있는 디저트, 멋진 음악과 풍요로운 대화가 흐르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그 속에서 고객들이 행복을 느낀다면 저 또한 행복할 것 같아요.” 반려견 반이와 환한 웃음을 짓는 백종은 대표의 미소에서 진정 사람을 배려하는 그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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