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의 커피
상태바
챔피언의 커피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2.07.28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씨크스페셜티커피> 박민규 바리스타

박민규 바리스타는 특히 아끼는 도구가 있다. 하리오 V60을 사용하면 그가 좋아하는 뉘앙스의 깔끔하면서 밸런스를 잘 잡은 느낌의 커피가 나온다. 커피 시장이 급격하게 달라지고, 고객 취향도 바뀌지만 중요한 건 일관성이다. 원두도 저울로 정확하게 재는 요즘이지만 그가 처음 커피를 배울 때만 해도 클리퍼를 사용했고, 오차가 있어도 최대한 일관성을 지키면서 장점을 이끌어냈다. 시장이 급변할수록 바리스타의 전문성은 더욱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2017 GCA handdrip, 2018 KCL M.O.B, 2019 CBAW 서울지역, 2019-20 KCL M.O.B 운영팀장, 2019 커피오리진대회 브루잉 심사위원, 2020 KCL KTBC 심사위원 등 화려한 수상 경력으로 이름을 알린 박민규 바리스타. 마술사 출신이라는 이색 이력에서 커피 챔피언까지, 박 바리스타는 남다른 인생을 추구해왔다. 자신의 카페 <씨크스페셜티커피>를 창업한 박 바리스타는 시장이 변하고 트렌드가 바뀔수록 전문성을 다져야 한다고 얘기한다. 

씨크스페셜티커피 박민규 바리스타  ⓒ 사진  이원기 기자
씨크스페셜티커피 박민규 바리스타 ⓒ 사진 이원기 기자

 

마술사 출신 바리스타  
이력 중에서는 마술사라는 대목이 눈에 띈다. 마술사 출신의 바리스타 챔피언, 박민규 바리스타는 어떻게 마술사가 됐고, 또 어떻게 바리스타로 전직하게 됐을까.

“고등학교 때 친구가 마술사 지망생 친구가 있었는데 같이 준비하게 됐어요. 28살이 될 때까지 마술사로 활동했습니다. 급여가 불안정해서 나이 들면 하기 힘들겠다 싶어서 전직을 고민했죠. 그때 프랜차이즈 카페 팀장인 친구 소개로 바리스타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바리스타를 꿈꾸며 교육기관을 거치고 자격증을 따서 카페에서 일하게 됐다면 자신이 내린 커피를 드린 첫 번째 고객을 기억할지 모른다. 그러나 박 바리스타는 바쁘고 어수선한 환경에서 주문을 실수 없이 해내는 데 정신을 쏟느라 고객에게 커피에 대해 설명하거나, 반응을 확인할 겨를이 없었다. 일이 익숙해지고 연차가 쌓인 후에야 커피에 대한 고민을 하고, 고객에게 좋은 커피를 선사하는 방법을 연구하게 됐다. 


운보다 실력 
카페에서 매니저로 있으면서 실무를 병행하니 바리스타로서의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연습도 마음껏 할 수 있어서 커피 퀄리티도 갈수록 좋아졌고, 실력을 확인받고 싶어서 대회에 나가게 됐다. 이름 석 자를 잘 알리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2017년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은상을, 다음 해인 2018년에는 챔피언이 됐다. 그 밖의 대회도 나가면 전부 상을 탔다. 박 바리스타는 “운이 좋았습니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지만, 운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수상 경력이 이후로도 계속 이어졌다. 

2015년 바리스타로 입문한 이래 커피 시장은 나날이 변하고 있다. 커피를 내리는 방식도 변했고, 새로운 도구도 계속 나오고 있다. 심지어 로봇바리스타까지 등장했는데, 현재 오너인 입장에서 보면 사람 대신 이용하면 편하고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고객과의 소통과 교류가 없는 딱딱한 느낌일 것 같다. 고객에게 좋은 커피를 제공하는 것만큼 감정의 교류를 나누는 것도 바리스타의 덕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씨크스페셜티커피 박민규 바리스타  ⓒ 사진  이원기 기자
씨크스페셜티커피 박민규 바리스타 ⓒ 사진 이원기 기자

스페셜티커피의 진정한 맛 
지난해 샤로수길에 오픈한 카페 <씨크스페셜티커피>는 박 바리스타의 꿈을 이루기 위한 발판이다. 좋은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면서 여러 가지 맛을 볼 수 있도록 한다는 바람이었다. 오픈하자 바로 거리두기 4단계로 격상되는 바람에 홍보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배달도 시작했지만 제대로 된 커피를 소개하겠다는 의지로 창업한 만큼, 고객이 커피를 마시려고 찾아오는 매장으로 만들어야 했다. 반년 정도 지나면서 점차 바리스타 챔피온이 내려주는 커피를 찾아 골목 안까지 찾아오는 고객이 늘어났다.

특히 20~30대 젊은 고객이 취향을 파악해 예쁘고 맛있는 디저트까지 만들기 시작했다. 곰돌이모양 얼음큐브를 넣은 콜드브루, 곰돌이모양 초콜릿을 올린 파운드케익 등 비주얼이 화제가 되면서 일부러 찾아오는 고객들이 늘었다. 방문한 고객들은 벽 한 면을 채운 수상경력에 감탄하면서 박 바리스타가 직접 내려주는 커피를 마시고, 또 한 번 입소문을 낸다. “연말이나 내년 초에 2호점을 오픈할 계획입니다.

쇼룸 내지 교육장으로 활용하여 기본 교육은 물론, 창업과 운영에 관한 부분까지 알려주고자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프랜차이즈를 염두에 두고 있어요. 스페셜티커피의 진정한 맛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여 바리스타들이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