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한다고 착각하지 마라: 뭐가 문제인지를 모르는 주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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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한다고 착각하지 마라: 뭐가 문제인지를 모르는 주인장
  • 박진우 외식경영학 박사
  • 승인 2022.04.25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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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경영 노하우

일년에 한 두 번 조개구이를 먹는다. 아주 간혹 생각나는 메뉴다. 조개구이를 연탄으로 구이를 해서 먹으면 또 별미가 된다. 공간이 바다라면 금상첨화다. 이런 배경으로 조개구이집이 탄생하고 완성되고 또 어떤 집은 무한리필까지 해주면서 음식점으로 거듭 탄생된다. 일년에 한두 번, 맛집이 생긴다면 3~4번 정도 방문할 용의가 있는 메뉴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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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보다 내 관심사가 먼저인 식당
동네에 조개구이집이 있는데 일년을 벼르다가 드디어 방문을 했다. 오픈한 지 일년 정도 된 음식점이다. 어제 방문하니 손님이 별로 없었다. 우리 일행까지 3테이블. 테이블단가는 5만원 정도 나올테니 결국 15만원 정도의 매출이다. 평수는 대략 132㎡(40평) 정도의 규모. 그러니 한참 바쁠 저녁시간에 손님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손님이 없는 이유를 식사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손님들은 그 이유를 알고, 주인과 일하는 직원들만 모른다. 

대부분의 식당 주인들이 매출 탓을 외부환경으로 돌린다. 내부에 원인이 있는지 파악을 못하고 있다. 결국 식당의 매출과 문제는 많은 부분이 내부에 있음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코로나19로 인한 천재지변이라는 외부환경이 있었다.

하지만 올 봄부터 2019년 매출로 회복한 음식점들도 상당히 등장한다. 동네식당을 보더라도 저녁시간 만석에, 웨이팅까지 있는 식당도 더러 있다. 오늘 방문한 조개구이 음식점은 분명하게 내부에 문제가 있다. 그 문제가 손님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고객 식사에는 관심이 없는 주인과 직원 
착석하자마자 한 이모님이 주문을 받는다. 덥다는 이유로 슬리퍼에 양말도 신지 않았다. 음식을 먹으면서 누군가의 맨발을 보는 것은 그리 유쾌하지 않은 일이다. 그것도 서비스하는 직원이 그렇다. 더욱 그렇다. 손님은 싫은데 일하시는 분은 시원해서 좋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우리는 조개구이를 시켰다. 반찬으로 달랑 번데기와 옥수수 알갱이를 그저 그런 소스로 버무려져 “나, 평범해요”라며 나왔다. 그리고 조개구이 등장. 조개를 구우면서 생각했다. ‘호박 조금 넣고, 양파 조금 넣어 된장을 푼 된장국 하나라도 주면 안되나?’ 참 아쉬웠다. 달랑 2개를 가지고 조개구이 한판을 먹어야 했고, 조개구이는 찍어 먹는 초장과 간장에 와사비는 맛이 없어 도저히 먹지를 못할 지경.

그래서 차라리 소금을 달라고 요청하니, 이모님의 표정은 ‘소금이 왜 필요한데’라는 말을 억지스럽게 건넨다. 초장이 맛이 없는지, 간장이 이상한지 물어볼 이유를 생각지도 못한 것 같다. 더욱 중요한 것은 주방에 있는 주인은 ‘프로야구’를 핸드폰으로 틀어 놓고 시청 중이다. 고객의 식사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조개구이를 먹고 보통 해물라면 하나나 칼국수 하나 정도 먹고 나와야 하는데 그냥 자리에서 일어섰다.

 

뭐가 문제인지를 항상 고민하는 식당 돼야 
‘뭐가 문제인지’를 보지 않는다. 그리고 본인들은 잘 한다고 착각하면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 착각이 긍정적 착각인지, 부정적 착각인지 모를 일이지만 음식점은 이렇게 운영하면 절대 안된다. 나라면 ‘소금을 달라는 고객’에게 뭐가 문제가 있는지, 어떤 용도로 쓰고 싶은지를 물어 보았을 것이다. 주인장은 손님의 표정을 살피면서 음식의 만족도를 체크해야 했을 것이다. 이모님의 맨발의 슬리퍼와 주인장의 프로야구는 다시 본연의 모습으로 우리를 지켜봐야 했을 것이다. 

코로나19의 영향도 크지만, 이 음식점은 음식점 자체에 문제가 있다. 나라도 다시 가지 않는다. 음식점의 가장 기본인 맛과 서비스가 이루어지지 않고, 고객보다 프로야구가 더 좋은 주인이 있는 곳에 굳이 방문할 이유를 찾지 못하는 것이다. ‘잘한다고 착각하면 안된다’, ‘문제를 외부 탓으로 돌려서는 더더욱 안된다’

얼마 전 포털사이트의 부동산매물을 보다가 이 집이 매물로 나온 소식을 접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물일 수 있다. 얼마를 성공하느냐를 기다렸다기 보다 얼마를 버티면서 장사를 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장사법이었다. 

외부환경에 너무 절망하지 말고, 기본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음식점을 개업했을 때 초심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음식점의 기본은 QSC다. 음식점을 하는 마음은 진정성이다. 이런 모습을 간절한 마음으로 바란다. ‘우리의 모습을 제대로 보았을 때, 미래는 열리는 것이다.’

 

외식경영학 박사 박진우 최근 『좌충우돌 직장인 레시피』 , 『외식 경영 노하우』 저서를 펴낸 박진우 박사는 외식은 가슴으로 하는 사업이며, 구성원들의 조직문화가 최우선임을 강조한다. 고객만족보다 직원만족, 수익보다는 고객가치, 마케팅보다는 QSC에 집중하며 이것이 진정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을 좋아해 유수의 대학에서 외식경영과 외식문화를 강의했으며, 대기업을 비롯해 외식CEO들의 강의 요청으로 다양한 기업체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e-mail jinair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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