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의 힘; 사소한 것을 챙기는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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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의 힘; 사소한 것을 챙기는 습관
  • 외식경영학 박사 박진우
  • 승인 2022.03.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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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경영 노하우

한비자에 나오는 말이다. “군자는 태산에 걸려 넘어지는 게 아니라, 작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 인생 늘 조심하면서 살라는, 겸손의 미덕을 가지라는 말이다. 돌려서 얘기해 보면 ‘사소한 것을 챙기는 것이 큰 것을 챙기는 것보다 더 훌륭한 결과를 낳는다’는 말로 풀이 될 수 있다. 사소한 것, 사소한 일, 생활하다 보면 놓치기 쉽고, 챙기기 어려운 일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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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함에서 위대함이 온다
전문의 얘기처럼 음식점도 사소함을 챙기는 디테일이 있어야 한다. 사소한 것에 고객들은 감정이 상하고, 사소한 것에 고객들이 웃음짓고, 만족한다. 20만원 넘게 먹었는데도 콜라 한 병을 서비스로 주기 싫어하는 모습에 못내 속상하고, 공기밥 천원까지 다 받는 음식점에 속상함이 나타난다.

또 몰래 서비스로 갖다 주는 반찬 하나에 만족하고, 감동해서 충성고객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음식점에서 사소한 하나가 고객을 울고 웃게 만드는 것이고 사소한 하나가 음식점의 미래를 결정한다. 비단 서비스뿐만이 아니다. 사소함의 챙김은 식자재, 메뉴, 포장, 서비스 등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사소함을 챙기는 것을 우리는 ‘디테일’이라고 한다. 디테일은 힘이 세다. 당장 힘을 발휘하지 않아도 후에 큰 힘이 생겨서 돌아온다.


사소함을 챙기는 음식점들
자주 가는 청담동에 <청담25>라는 미역국전문점이 있다. 여기 미역도 울릉도 앞바다에서 수확한 것으로 미역국을 만든다. 울릉도라는 주제를 가지고 식자재를 커뮤니케이션한다. 반찬과 국, 밥맛까지 완벽하다. 식자재의 디테일에 제일 감동받은 것은 벽면에 붙은 OO푸어정수기에 관한 ‘깐깐한 물’에 대한 소개다. 대부분의 음식은 물이 베이스가 되어 조리된다. 따라서 ‘물부터 관리하겠다’는 주인장의 깐깐함을 그대로 들어낸 것이 바로 OO푸어정수기 물이다. 벽면에 큼지막하게 붙은 이 홍보 포스터가 믿음으로 안내한다. 

김밥의 포장은 일반적으로 호일을 사용해서 한다. 동네 김밥음식점들이 대부분 그렇다. 이런 룰과 틀을 깬 것이 <고봉민김밥>이었다. 처음 <고봉민김밥>은 호일을 벗어나서 종이로 김밥을 포장하고 그 위에 어떤 김밥인지 스티커로 표기를 해주었다. 김밥을 여러 종류 포장하다 보면 열어보지 않고, 먹어보지 않으면 어떤 김밥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런 불편함을 <고봉민김밥>이 해결한 것이다. 최근에는 이를 벤치마킹해서 동네 김밥음식점들도 적용하고 있다. 디테일 하나가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만족감을 부여한 사례다. 이러한 이유에서 그 김밥집이 장사가 잘되지 않았을까? 

코로나19 이후로 포장의 사례도 많이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개인적으로 포장과 배달도 2배 이상 늘어났고 오프라인 음식점의 매출보다 포장/배달이 앞섰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와 비슷할 것이다. <천사곱창>에서 포장을 했더니 ‘천사곱창을 맛있게 먹는 법’이 스티커가 붙어 있다.

그리고 애교스럽게 ‘별 다섯개를 부탁한다’는 멘트까지. 애교와 더불어 감동스러운 메시지다. 담긴 음식의 정성, 물티슈와 젓가락, 숟가락까지 정성스럽게 포장된 음식이 음식점에서 먹을 때와 같은 기쁨을 전해주었다. 대구에 가면 <모모야스시>라는 곳이 있다. 참치를 전문점으로 파는 곳이다.

전문가가 아니면 참치를 먹을 때 어떤 부위인지 모를 경우가 많다. 이런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해주기 위해서 <모모야스시>는 각 참치부위마다 ‘부위의 명칭’을 적어서 꽂아 두었다. 주인장의 생각이 참 기발했다. 고객들의 일일이 물어볼 수 없는 애매함과 부위를 확인하면서 먹도록 하는 세심함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정말 굿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최근 위생과 방역에 관심을 많이 두고 있다. 몇 개월 전 동네에 있는 ‘쭈꾸미전문점’을 갔는데 세스코에서 나오는 바이러스케어 제품을 설치해 두었다. 선제 공격이다. 나오자마자 설치했다고 한다. 고객의 안심을 걱정하고 배려하는 마음이다. 수저는 하나하나 일일이 개별 포장해서 위생에 대한 안심도 시켜준다. 고맙다는 생각을 하면서 여기를 벗어 나왔다.

최근 방문한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에서도 감동의 서비스를 받았다. 나오는 길에 서버에게 “빵 하나만 넣어주세요”라고 했다. 포장을 받고 나오는 길에 서버가 다가오더니 내 귀에 속삭이듯 “2개 더 넣었어요. 아이들이랑 하나씩 드세요”라고 멘트를 한다. 와, 이 감동….이런 세심함에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 

 

사소함을 비범함을 낫는다
이렇듯 세심한 배려를 잊지 않고 준비하는 음식점 주인장과 직원들이 많다. 사실 이 세심함에서 오는 고객감동과 만족은 깊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런 사소함이 비범함을 낫는다. 음식점을 하는 우리는 이런 사소함을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유리창의 법칙은 ‘깨진 유리창이 많은 범죄를 양산한다’는 결과를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깨진 유리창과 더불어 사소함을 관리하는 디테일은 많은 감동과 만족, 충성고객을 양산하는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 

우리 음식점에서도 고객의 아주 사소한 불편이 없는지 체크하고, 어떻게 하면 고객만족과 감동으로 끌어갈 수 있는지를 늘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즉시 행해야 할 것이다. 절대 명심하자. 사소함이 비범함을 낳는다. 

 

 

 

외식경영학 박사 박진우 최근 『좌충우돌 직장인 레시피』 , 『외식 경영 노하우』 저서를 펴낸 박진우 박사는 외식은 가슴으로 하는 사업이며, 구성원들의 조직문화가 최우선임을 강조한다. 고객만족보다 직원만족, 수익보다는 고객가치, 마케팅보다는 QSC에 집중하며 이것이 진정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을 좋아해 유수의 대학에서 외식경영과 외식문화를 강의했으며, 대기업을 비롯해 외식CEO들의 강의 요청으로 다양한 기업체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e-mail jinair21@naver.com

 

*CEO스터디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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