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회복 잠시멈춤’에 “이러다 다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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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회복 잠시멈춤’에 “이러다 다 죽어”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2.01.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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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특수에 김빠진 외식 및 프랜차이즈 업계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희망이 보이던 외식 및 프랜차이즈 업계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에 또다시 방역수칙이 강화되자 좌절에 빠졌다. 연말특수를 기대하던 자영업자들은 절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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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강화된 방역수칙
지난 11월 위드코로나 실시 45일만인 12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확산에 정부는 위드코로나를 중단하고 방역수칙을 강화했다. 6명이었던 수도권의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4명으로 축소하고, 시간제한 없이 운영되던 식당·카페 및 실내체육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은 밤 9시, 영화관·PC방 등은 10시까지로 영업시간을 단축시켰다. 또 방역패스 제도 도입으로 48시간 내 ‘PCR 음성확인서’가 없는 백신 미접종자가 포함된 그룹은 출입이 제한되며 해당 미접종자는 혼밥만 허용된다.

강화된 방역수칙에 외식업 종사자들은 억울함을 토했다. 성동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이 모씨는 “백신패스와 인원 제한까지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시간제한은 왜 필요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소수가 방역수칙을 잘 지키며 외식을 하면 시간과 상관없이 전파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 봅니다.

밤늦게 술집에서 술에 취해 전파된다는 사례가 많지도 않고, 외식업 사장님들이 누구보다 방역에 신경을 쓰며 운영하고 있는데 외식업만 엄격한 규제로 억누르니 원망스러운 마음만 듭니다. 시간제한이 걸리면 매출이 반으로 떨어져 큰 피해가 생기는데 피해보상금은 고정비 만큼도 안 돼 빚만 늘어나고 있어요.” 자영업자들은 위드코로나로 방역이 완화되었다 다시 강화된 이후 오히려 더 힘들어졌다며 방역규제 완화를 입 모아 외치고 있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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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듯 안 받은 듯한 정부지원금
코로나19로 힘겨워 조용했던 작년 연말과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외식업계는 기대에 비해 연말특수를 바라기 힘들어졌다. 영업시간 제한까지 있는 두 번째 조용한 연말에 자영업자들은 의욕이 꺾여있는 상태다.

정부는 지난달 27일부터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게 방역지원금으로 1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2년간 코로나19 상황을 대출로 버티던 자영업자들에게 100만원은 한 달 치 고정비도 다 내지 못하는 적은 금액으로 ‘용돈 같다’며 싸늘한 반응이다. 노원구에서 한식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김 점주는 국가 지원책에 답답함을 토했다.

“연말 특수고 이벤트고 아무것도 못 했습니다. 빚은 하루하루 불어나는데 100만원으로 어떻게 버티라는 건지 이해가 가질 않아요. 외국은 지원 보상책이 잘 되어있다던데 우리나라는 손실보상 규모가 작아도 너무 작습니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887조 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빚을 내 버티는 자영업자가 늘어난 것이다. 소득은 감소하고 채무상환 능력은 악화된 최악의 상황이다. 정부의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아르바이트생 한 명 인건비도 안 되는 ‘용돈 지원금’에 빚만 쌓여가고 있다.

빚을 떠안고 폐업도 하지 못하고 버티는 자영업자들도 수두룩하다. 당장 폐업을 하게 되면 대출원금을 일시 상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입은 매출 감소 피해를 보상받고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 완화 등 정부의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

 

자영업자들과 협회의 호소
코로나19로 한적하던 종각 젊음의거리에 위드코로나로 시간제한이 풀리자 사람들이 다시 북적였지만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오후 9시로 시간제한이 생기자 또다시 거리는 텅 비었다. 외식업 종사자들은 인원 제한보다는 시간제한이 매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며 시간제한을 풀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27~28일 이틀간 가게의 간판들이 다 꺼지며 번쩍여야 할 먹자골목이 어두컴컴한 골목으로 변했다. 자영업자들이 정부의 방역규제에 항의하는 의미로 ‘간판 소등 시위’를 벌인 것이다.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 소속 자영업자들은 오후 5~9시까지 건물의 노출 간판과 입간판을 모두 끄며 시위에 나섰다. 코자총은 이틀간 수십만 곳이 참여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정부의 영업제한·금지 등 과도한 방역규제에 극단적 상황에 처해 있는 산업인들을 위해 지난달 22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협회는 “시행 이후 확진자 수 증가가 충분히 예견 가능했음에도 병상 확보도 제대로 하지 않고 이제 와서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 또다시 모든 책임을 소상공인과 관련 중소기업에 떠넘기면서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그동안 프랜차이즈산업 관계자들은 영업제한·금지 등 과도한 방역규제, 터무니없는 자영업자 손실보상과 지원 정책 부재에도 묵묵히 참고 견뎌왔지만 연말연시 대목인 12월 중순에 내려진 강화조치에 실망을 넘어 분노했다”고 말했다. 일상적이고 정상적인 생활과 경제활동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즉각 철회 ▲손실보상 정상화 및 금융지원 강화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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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의 빈틈
최근 무인카페 및 무인스터디카페와 같이 상주하는 직원이 없는 무인점포들이 방역패스 사각지대로 관리가 미흡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무인점포도 일반 가게와 동일하게 방역수칙을 지키고 방역패스 적용을 받으면서 출입명부 등을 작성해야 하지만 확인하는 직원이 없다 보니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무인카페의 경우 일반 카페와 달리 음식업이 아닌 자판기 판매업으로 분류돼 규제에서 벗어나지만 정부의 방역패스 의무화 조치에 따라 홀이 마련돼 있어 일반 카페처럼 앉아서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무인카페는 현행 방역수칙과 방역패스를 적용받아야 한다. 하지만 무인으로 관리되는 곳인 만큼 관리가 소홀해 방역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

이에 지자체는 무인카페에 직원이 상주해 있지 않는 경우 홀을 정리하라는 조치를 취하는 등 방역 틈새를 막고 있다. 또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과 홀이 없는 무인카페의 방역규제가 달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불만도 속속 새어 나오고 있다. 자판기 판매업으로 분류되는 무인카페는 시간제한 없이 운영돼 매출에 영향이 없지만, 오후 9시면 문을 닫아야 하는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은 매출이 반토막 나는 등 큰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수혜를, 누군가는 피해를 보게 되는 코로나19 방역규제에 대한 애매한 기준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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