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400억 ‘벌레 순대’ 진성푸드…박진덕 회장 사과 “정말 죽고 싶은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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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매출 400억 ‘벌레 순대’ 진성푸드…박진덕 회장 사과 “정말 죽고 싶은 심정”
  • 정경인 기자
  • 승인 2021.11.08 09: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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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39개 제품 판매 중단·회수 명령
[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벌레 순대’로 도마에 오른 진성푸드 박진덕 회장이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박 회장은 최근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으로 깊이 사죄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공개했다.

사과문에서 박 회장은 “과거 퇴사를 당한 직원이 앙심을 품고 KBS 기자에게 악의적인 제보를 했다 하더라도 모든 것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저희 잘못이고 책임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제 인생을 걸고 만든 순대의 신용에 사형이 내려진 것이나 다름없는 이 각박하고 냉혹한 현실에 하늘을 부둥켜안고 울부짖었다”면서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 들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좌절하고 실망하고 원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다시 일어서서 고객님들과 소비자님들의 신뢰와 믿음을 되찾겠다. 세계에서 제일 맛있고, 건강하고, 믿을 수 있는 순대를 만들어 K-순대 세계화 시대를 개척하겠다는 약속과 다짐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2일 KBS는 연 매출 400억원을 올리는 한 식품업체가 만든 순대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제조되고 있다면서 현장 영상을 공개했다. 진성푸드 공장 내부 영상을 보여주며 공장 직원들이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순대를 제조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순대를 찌는 대형 찜기 밑에 살아 있는 벌레들이 붙어 있고,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재사용한다는 증언이 방송을 타면서 도마에 올랐다.

당시 진성푸드는 자사 홈페이지에 퇴사 직원의 악의적인 제보로 발생한 사태라면서 해당 보도를 낸 KBS에 반론보도청구 소송을 준비하고, 퇴사 직원에게는 형사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조사 결과 기준 위반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식약처는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진성푸드 순대 제조시설이 비위생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 2~3일에 걸쳐 불시 방문 조사를 했다. 주요 점검 내용은 ▲제조시설의 위생적 취급기준 준수 여부 ▲알레르기 유발 성분 표시의무 준수 여부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해썹) 준수 여부 등이다.

조사 결과 순대 재료로 쓰는 내장은 바닥에서 해동 중이었고 미인가 시설에서 돼지 머릿고기를 생산했다.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도 있는 ‘게 육수농축액’을 쓰면서도 이를 제품에 표시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식약처는 업체가 만든 39개 제품에 대한 판매 중단과 회수를 명령했다. 회수 대상 제품 가운데 일부는 대형마트 등 14개 유통업체에서 판매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회수 대상 제품은 유통기한이 2021년 11월 3일에서 2022년 11월 1일 사이로 기재된 ▲이마트 ‘찰진순대’ ▲GS리테일 ‘리얼프라이스순대’ ▲평화식품 ‘평화찰순대’▲푸드스토리 ‘부추쌀떡순대’ ▲거성푸드 ‘신의주옛찰순대’ ▲디에이치종합상사 ‘분식이이래도되는가찰순대’ ▲형네가게 ‘밀방떡찰순대’ ▲도드람에프씨 ‘본래찰순대’ ▲신전푸드시스 ‘신전떡볶이찰순대’ 등이다.

식약처는 진성푸드 공장에 해썹 부적합 판정을 내리고 관할 구청에 행정처분과 수사의뢰를 요청했다. 진성푸드의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관할 지자체가 행정처분하고 3개월 이내에 다시 점검한다.

진성푸드 벌레순대 논란이 불거진 후 납품처를 기재한 리스트가 공개되면서 2차 파장이 일었다.

진성푸드 홈페이지 연혁에는 <동대문엽기떡볶이> <죠스떡볶이> <스쿨푸드> <국대떡볶이> <두끼> <석관동떡볶이> 등 국내 이름이 알려진 분식 프랜차이즈에 순대를 납품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이마트, GS리테일 등 국내 대형 유통업체의 이름도 포함돼 있다.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유통·식품기업들은 피해 최소화를 위한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스쿨푸드>는 입장문을 통해 “<스쿨푸드>는 진성푸드와 지난 2014년 10월부터 진성푸드 제품을 납품 받았지만 2018년 5월부터는 거래 종료로 납품을 받고 있지 않다”며 “현재는 HACCP 인증을 받은 다른 업체의 순대를 납품 받아 사용하고 있다. 최근 일고 있는 시점의 제품들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가공식품을 만드는 상품을 납품한 일부 업체가 사용한 원료 중에 진성푸드의 순대를 사용했다”며 “방송 직후 편의점에 있는 상품들의 판매를 중지하고, 오프라인 물량은 전량 폐기했다. 고객들이 이미 구입한 경우에는 환불 조치를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마트 관계자는 “해당업체의 위생 문제에 대한 문제가 제기돼 한 달여 전부터 판매를 중단했고 현재는 매장에 없다”며 “식약처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고객들에게 안내하고 환불 조치를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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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 2021-11-08 16:33:53
아직도 인터넷에서 버졋히 판매되고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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