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킨> 위생 관련 영상 조작이라더니…식약처 “안양 외 4개 지역 공장도 불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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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킨> 위생 관련 영상 조작이라더니…식약처 “안양 외 4개 지역 공장도 불량”
  • 정경인 기자
  • 승인 2021.10.05 2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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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제보자 5일 추가 영상 공개
[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최근 안양 생산센터(공장) 위생 문제로 논란을 빚은 <던킨>이 다시 도마 위로 올랐다. 다른 공장도 위생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더불어 5일에는 SPC 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공익신고자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앞서 공개했던 영상과 같은 날(7월28일) 촬영한 영상을 추가 공개했다.

우선,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던킨> 운영사 SPC그룹 산하 비알코리아의 4개 공장(김해·대구·신탄진·제주)에 대해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양일에 걸쳐 불시 위생 점검에 나섰다.

그 결과 <던킨> 4개 공장 역시 위생관리가 미흡헸다. 식약처 현장 점검에서 후드 상부 청소 불량(김해), 후드 내부 청소 불량(대구), 작업장 바닥 배수로 청소 불량(신탄진), 튀김기 상부 청소 불량(제주) 등의 사항을 확인했다.

식약처는 이번 위생 점검과 더불어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해썹·HACCP) 평가도 함께 실시했다. 해썹 평가 결과 역시 4개 공장 모두 개인위생관리 및 제조설비 세척·소독, 원료 보관관리 등 일부 항목이 미흡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식약처는 각 공장의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하고, 3개월 이내에 위반사항 개선여부를 재확인할 예정이다. 해썹 부적합 결과에 대해서는 업체 시정 조치 완료 후 재평가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제공=공익제보자]
[제공=공익제보자]

5일에는 공익신고자가 SPC 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원회는와 안양 공장의 또 다른 영상을 공개했다. 이는 앞서 공개한 영상과 같은 날 찍은 것이지만 이미 공개된 것과는 다른 추가 영상이다.

영상에서는 안양 공장 내부에 설치된 환풍기에 시커먼 먼지와 이물질이 가득 묻어있다.

튀긴 도넛에 시럽을 입히는 ‘토핑’ 과정에서 사용되는 스테인리스 재질 설비에는 곰팡이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보인다. 공장 곳곳에 있는 설비에 유증기가 응결돼 작업자의 위생모 등으로 떨어지는 모습도 담겼다.

[제공=공익제보자]
[제공=공익제보자]

대책위에 따르면 생산된 도넛이 지나가는 라인 바로 위에 있는 환풍 시설은 2016년 설비를 한 후 한 번도 청소하지 않았다.

도넛 위로 시럽을 뿌리고 밑으로 떨어진 시럽을 모아 재사용하는데, 시럽을 묻히는 설비에 곰팡이가 피어있다.

앞서 지난달 29일 KBS를 통해 첫 공개한 영상에 대해 <던킨>은 직원의 조작이라고 주장하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대해 대책위 소속 권영국 변호사는 “회사는 영상이 조작이라고 주장하는데, 이게 과연 조작인지 묻고 싶다”며 “식약처는 공장 내부의 CCTV와 위생 관련 서류를 확인하고 작업자들에게 진위를 검증하는 등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공=공익제보자]
[제공=공익제보자]

이날 공익신고자는 신고 배경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혔다. 공익신고자에 따르면 2015년 <던킨> 인천 공장 생산직으로 입사했다가 해당 공장이 문을 닫은 뒤, 안양공장으로 2017년 재입사했다.

2018년 안양 공장에서도 위생문제가 발생해 청소 미흡과 기름관리 문제로 유증기가 심해 호흡기 질환을 앓아 병원 치료를 받았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수차례 회사에 문제 제기했지만 회사는 대화 자체를 거부했다.

공익신고자는 “만약 이 사태가 커지면 일하는 사람들에게 타격이 있고, 회사로부터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을 한 것도 사실”이지만 “학교 급식에도 <던킨> 제품이 납품되고 있어 그냥 놔둬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제보 배경을 설명했다.

첫 보도 직후 비알코리아는 “제보자가 설비 위에 묻어있는 기름을 고의로 반죽 위로 떨어뜨리려고 시도하고, 반죽에 잘 떨어지도록 고무 주걱으로 긁어내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며 조작 의혹을 전했다.

비알코리아의 조작 주장에 대해서 공익제보자는 “해당 위치에 CCTV가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회사가 조작이라고 문제 제기한, 주걱으로 유증기를 긁는 행위는 “기름이 몸에 떨어지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행동으로, (위생상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고의로 한 것은 절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날 대책위는 비알코리아에 공익신고자에게 ‘출근 정지’ 등 불이익 조치에 대해 중단을 요구했다.

비알코리아는 “지난해 9월 이전까지는 해당 공장이 사내하청으로 운영됐기 때문에 작업자들이 협력업체에 위생에 관한 어떠한 문제를 제기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지난해 9월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한 이후 열린 노사협의회 등에서 위생 문제가 쟁점이 된 적은 없었다”고 강력 대응했다. 더불어 “환풍기도 외부업체에 용역을 맡겨 청소를 해왔다”고 말했다.

한편, <던킨> 공장은 사내 하청으로 운영되다 MBC 보도를 통해 불법파견 논란이 발생한 이후 지난해 9월 협력업체 노동자를 직접고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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