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SPC, 놀부 – 콘텐츠 생산자의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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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SPC, 놀부 – 콘텐츠 생산자의 파워
  • 장기석 전무
  • 승인 2021.07.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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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에서는 국내 외식기업들 중 ‘디즈니’형 스마트키친 사업자 모델에 가까우며 향후 플랫폼 사업자의 지위까지 넘볼 수 있는 기업사례를 알아보려고 한다. 이를 통해 프랜차이즈 산업에서 왜 콘텐츠(=메뉴) 생산이 중요한지 살펴볼 예정이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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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 기업 ‘아마존’ 마저 헐리우드의 영화 및 TV 스튜디오 MGM사를 9조4천억원에 인수한다고 지난달 26일 발표했다. 3개월 연속 필자는 ‘디즈니’ 이야기를 하면서 플랫폼도 중요하지만 콘텐츠(=식품, 메뉴) 생산자가 ‘아마존’, ‘넷플릭스’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보다 더 강력한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TOP 플랫폼 사업자 ‘카카오’와 ‘네이버’가 왜 콘텐츠 생산 기업들을 앞다투어 인수하고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위에 언급한 기업들 중 콘텐츠 제국 ‘디즈니’가 가장 강력하다는 이야기는 이 기업의 사업모델이 최초부터 콘텐츠 생산과 유통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OTT플랫폼 시장에 직접 진출함으로써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디즈니형 프랜차이즈 기업의 완벽한 모델
사실 디즈니보다 먼저 콘텐츠(=식품, 메뉴) 생산 사업자가 플랫폼 사업까지 확장하여 성공한 사례는 많다. 특히, 필자가 주장하고 있는 외식기업 중에서도 이미 있다. 그것도 국내에서 말이다. 다름아닌 SPC그룹이 그 주인공이다. SPC그룹은 1945년 <상미당>이라는 작은 빵집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빵공장을 설립한 것이 1959년이다. 1963년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면서 식빵을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국내 최초로 비닐봉지에 담은 ‘크림빵’을 출시하여 큰 인기를 얻었다. 그 여세를 몰아 설립한 회사가 바로 삼립식품이다. 우리가 잘 아는 ‘삼립호빵’의 그 회사다. 당시 가게마다 호빵기계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그것도 다 마케팅전략이었다.

이후 ‘국찐이빵’까지 히트시키면서 제2의 호황을 누리더니 급기야 사업다각화를 통해 오늘날의 SPC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너무나도 유명했던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모티브가 된 회사도 SPC그룹, 삼립식품이다.

현재 SPC그룹은 <파리바게뜨>를 비롯해 수십 여 개의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직영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제과제빵 분야 식품생산회사(공장)를 다수 계열회사로 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아이스크림 회사 <배스킨라빈스>의 국내 라이선스 사업자이기도 하고 커피음료 브랜드까지 소유하고 있다. 급기야 물류회사와 POS 네트워크회사까지 계열회사로 키움으로써 식품산업 전 밸류체인을 통합 완성하였다.

특히 물류와 네트워크의 연결을 통해 플랫폼 사업자의 지위를 가진 것은 물론 플랫폼 사용자(소비자, 멤버십) 기반의 금융사업(카드~핀테크)까지 펼치고 있다. 이것이 바로 필자가 주장하는 ‘디즈니’형 프랜차이즈 기업의 완벽한 모델이다. 


유능한 프랜차이즈 스타트업 키워야
콘텐츠(=식품, 메뉴) 생산 파워를 기반으로 프랜차이즈 네트워크를 장악하면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다. 그래서 TOP 레벨 프랜차이즈 회사의 평가기준 중 콘텐츠 생산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직영점 몇 개 운영하는 것으로 프랜차이즈 회사의 역량 평가를 해야 한다는 몇몇 전문가들의 식견에 기가 찰 뿐이다. 솔직히 그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작은 나라에 프랜차이즈 회사는 너무나 많고 이미 시장포화라는 것을.

그렇다면 시장파괴를 통한 강력한 혁신 작업이 필요하며 젊고 유능한 프랜차이즈 스타트업 스타기업을 키워내야 한다. 직영점 몇 개 운영하는 장사 능력 혹은 부동산개발 관점에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콘텐츠 생산 파워를 가질 수 있도록 브랜드/상품 기획력을 가진 벤처형 기업이 제조기업과 협업할 수 있거나 합종연횡 할 수 있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실 SPC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는 완벽하지만 필자가 살짝 아쉬워하는 부분은 지난 호에서 언급한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콘텐츠 융합을 통한 스마트키친 모델이 아직 적용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SPC그룹은 <파리바게뜨>로 대표되는 제과제빵 프랜차이즈 운영모델에 샌드위치, 샐러드, 커피가 적용되고 딜리버리 시스템까지 결합되었지만, 여전히 인력 및 시설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다. (편의점 사업자들의 모델도 그렇다. 아직 PB 생산역량도 낮고, ‘아마존’형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역량도 부족하다.

그러나 가능성이 큰 부분인 만큼 ‘편의점 사업모델의 외식 프랜차이즈’는 다음 호에서 짚어볼 생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디즈니’형, ‘SPC’형 모델에 가까우며 날렵한 스마트키친 모델까지 갖춘 ‘놀부’의 최근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놀부, <놀부주방>으로 스마트키친 완벽 구현 
놀부는 <놀부보쌈>, <놀부부대찌개>로 유명한 중견 프랜차이즈 기업이다. 놀부라는 독특한 기업 브랜드로 다양한 외식분야로의 브랜드 확장을 통해 기업 규모를 키워왔다. 사모펀드 회사가 놀부의 주인이 된 이후 경영실적이 계속해서 하락하는 점이 매우 안타깝지만 2018년부터 준비한 딜리버리 브랜드의 다수 개발을 통한 <놀부주방> 모델은 스마트키친의 전형을 보여준다.

<놀부주방>은 필자가 언급한 ‘원스토어-멀티브랜드(One Store Multi Brand)’ 운영이 가능한 주방 시스템으로 점포디자인이 되어있고 타깃 고객에 맞춰 장사할 수 있도록 딜리버리 시스템까지 갖췄다. 무엇보다 놀부 전용품 생산공장에서 공급되는 콘텐츠(=식품, 메뉴)의 ‘원 소스 멀티 유스 (One Source Multi-Use)’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나의 상품(원물+소스=가공상품)으로 다양한 브랜드에 맞게 가공 상품으로 확대 재생산 할 수 있는 것이다. 

<놀부주방> 안에는 가맹점 사업자에 따라 브랜드를 선택, 기본 부대찌개, 보쌈부터 육류기반의 다양한 브랜드는 물론, 떡볶이부터 돈가스, 찜닭, 고기덮밥까지 브랜드 선택 폭이 넓다. 스마트키친의 완벽한 구현이다. 놀부가 이럴 수 있는 이유는 콘텐츠(=식품, 메뉴) 생산 기반으로 브랜드·상품 기획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장르를 넘나들지도 않았다. 놀부가 가진, 할 수 있는 베스트 아이템 기반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만들었기 때문에 콘텐츠 융합을 통한 확대 재생산이 가능했던 것이다. 놀부의 이러한 시스템에 ‘SPC’형 네트워크 모델이 결합된다면 가장 스마트한 모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시설투자와 인력투자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다. ‘한식 패스트푸드 = 놀부주방’ 모델을 그려보는 게 오버일까? 

‘놀부’ 외에도 비비큐, 디딤, 삼정코리아 등 콘텐츠 생산 기반의 딜리버리형 스마트키친 사업자들이 있는 만큼 앞으로 이들의 행보도 주목해야 한다. 왜냐하면 콘텐츠 생산 파워를 가진 기업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가격·비용의 파괴적 혁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즈니가 자신들이 만든 플랫폼에서 무료 콘텐츠를 배포한다고 상상해보라. 

 

삼정코리아 장기석 전무  현재 식품 & 프랜차이즈 전문기업 삼정코리아의 사업전략 및 마케팅 총괄 전무로 재직 중이며, 서울대를 나와 프랜차이즈 분야 마케팅전문가로서 <망고식스>, <엔타스>, <BBQ> 등을 거쳤다. 현재 삼정코리아에서 혁신적인 전략과 목표를 가지고 다양한 시도를 해오고 있으며, 외식프랜차이즈 기업을 넘어서 푸드큐레이션 기업으로 도약시키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e-mail filmkorea@naver.com

 

 

 

*CEO스터디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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