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딪혀야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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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혀야 청춘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1.06.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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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베이> 윤혜선 점주

예쁜 카페에 가면 ‘주인은 좋겠다’라며 동경하기도 했는데, 현실은 달랐다. 커피를 맛있게 내리면 될 줄 알았는데 그 외의 일이 더 많았다. 청소도 해야 하고 재고 파악도 해야 하는 등. 커피 만드는 작업이 가장 수월했다. 28살 청년 사장 윤혜선 점주는 <커피베이> 창업과 함께 자영업자의 기쁨과 보람, 고충을 한꺼번에 겪으면서 ‘평생직장’을 스스로 만들어 미래를 준비했다.

커피베이 윤혜선 점주 ⓒ  사진 이원기 기자
커피베이 윤혜선 점주 ⓒ 사진 이원기 기자

 


창업을 하게 될 거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좀 더 먼 미래일 줄 알았다. 코로나19의 한가운데 외식 시장이 흔들린다는 시기라 망설이기도 했지만 언젠가 할 거라면 지금 젊을 때 하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 창업을 결심했다. 실패해도 젊으니까, 넘어져도 곧 일어설 수 있으니까, 한창 청춘인 지금이 창업을 시작할 적기라고 생각했다.  

 


평생 직장 만들다  
<커피베이> 용인흥덕마을점 윤혜선 점주는 ‘사장님’이 된 지 아직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다. 운영하는 회사가 근처였던 아버지께서 ‘이 동네 카페 없는데 오픈하면 괜찮겠다’라며 창업을 권하셨다. 커피를 좋아해서 바리스타 자격증은 이미 갖고 있었고, 직장생활보다 내 사업을 하겠다는 구상은 일찌감치 있었다.

아버지의 조언을 받아들여 광교 집에서 차로 15분 거리인 용인흥덕마을점에 매장을 낸 것이 지난 5월 7일이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도 카페 운영은 충분히 할 수 있으니 평생 직장을 스스로 만든 셈이다. 

초보 사장인 윤혜선 점주를 적극적으로 지원한 사람은 부모님이다. 어머니는 윤혜선 점주와 함께 매장에 나와서 재료를 다듬고 빵을 만들어내고, 아버지는 시장에서 최상품의 과일을 공수해오고, 청소까지 돕는다. 가족들이 물심 양면으로 지원해주니 이보다 더 든든할 수 없다.

처음엔 모녀 간에 호흡이 안 맞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손발이 척척 맞는다. 결혼자금을 땡겨서 창업 자금을 지원받았으니 투자금을 빨리 돌려드릴 생각에 윤혜선 점주는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출근하여 고객을 맞이한다.


친절과 청결
용인흥덕마을점은 전원주택, 빌라 등 주거 밀집 지역으로 인근 주민들이 단골 고객이다. <커피베이>는 음료뿐 아니라 베이커리 종류가 많아서 베이커리도 없는 이 동네에 딱 맞겠다 싶었다. 예상대로 빵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서 주문받다보면 “우리 빵집인가봐”라며 웃을 때가 많다. 유치원 하교길에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음료와 빵을 사주기도 하고, 신혼부부가 주말에 토스트를 사가는 등 간식으로도 식사 대용으로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커피베이 윤혜선 점주 ⓒ  사진 이원기 기자
커피베이 윤혜선 점주 ⓒ 사진 이원기 기자

커피와 베이커리는 레시피대로만 하면 되니까 만드는 작업은 수월하다. 대신 번, 핫도그, 토스트 등 종류가 많아서 주문이 밀려들 때 만드는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팥빙수도 6월 이후에 하기로 미룰 정도고, 매장에 쌓이는 주문서를 처리하기 바빠서 배달도 보류하고 있다.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친절과 청결입니다. 레시피도 정량보다 좀 더 넣으면 더 맛있어요. 이렇게 하다보니 한번 온 분이 두 번 세 번 오십니다. 10번 오면 1잔 서비스를 제공하는 쿠폰을 다 채운 고객들이 여러 분이세요, 하하.”


한 만큼 돌아온다 
“바리스타 학원에 다닐 때 선생님께 카페를 운영하기 전에 아르바이트를 해보는 게 낫지 않을까 말씀드린 적 있어요. 그런데 아르바이트하는 것과 오너로서 운영하는 건 다르다고, 차라리 가게를 빨리 차려서 직접 운영하는 게 낫다고 들었습니다. 직접 해보니 그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들어요.”

회사원 친구들은 퇴근 후면 쉬지만 윤 점주는 매일 밤 10시까지 일해야 하니 몸이 고단하다. 직장 다니는 친구들에 비해 몸은 고단하지만, 마음은 편하다는 장점이 크다. 자영업도 인간관계이긴 한데, ‘친절한 서비스는 단골고객으로 돌아온다’라는 확신 때문이다.

단골 고객께 서비스로 과자 1개만 드려도 좋아하시고, 쿠폰 10개를 모으면 드리는 서비스도 사이즈업 해드리면 기뻐하면서 재방문한다. 오셨던 분이 또 오는 모습을 볼 때 뿌듯하다면서 윤 점주는 창업을 결심했을 때 유학 간 절친과 했던 다짐을 떠올린다. “실패한다 해도 우리는 젊으니까 다시 도전할 수 있잖냐고 서로를 격려했어요. 직접 부딪혀보고, 넘어져도 바로 일어날 수 있는 것. 이것이 청년 창업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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