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 6년 사이 매출액 6배 상승……업계 “열기 계속 이어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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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맥주 6년 사이 매출액 6배 상승……업계 “열기 계속 이어갈 것”
  • 정경인 기자
  • 승인 2021.05.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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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맥주> 코스닥 상장 예고
국내 수제맥주 업계 최초

한국에 불어온 수제맥주 열풍이 점점 더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4캔 만원’에 호응이 컸던 편의점 매대의 수입맥주는 이제 국산 수제맥주 브랜드로 바뀌고 있고, 2015년 설립된 <제주맥주>는 6년 만에 수제맥주 업계 최초로 코스닥 상장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짧은 시간 성장 곡선을 그렸기에 하락세에 접어들 거라는 우려도 있지만, 맥주 업계는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폭발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전체 맥주 시장에서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3%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 더 성장할 수 있는 시장 파이가 있다는 것이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에서 30%로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브랜드는 <제주맥주>다. 2019년부터는 인도·대만·태국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맥주를 수출하고 있으며, 조만간 수출국을 10여 개 나라로 늘릴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약 320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2019년 대비 2배 이상 성장, ‘테슬라 요건(이익미실현 특례 상장)’을 충족하며 5월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생활맥주> 소규모 양조장 한계
‘맥주 플랫폼’으로 극복

모든 수제맥주 업체가 호황을 누린 것은 아니다. 소규모 양조장은 자본과 규모의 한계가 존재했고, 적극적인 홍보도 쉽지 않아 수익이 불안정했다. 불안정한 수익은 새로운 맥주를 개발하는 데 영향을 끼쳤고, 경쟁력이 더 낮아지는 악순환으로 작용했다.

<생활맥주>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4년 설립 당시부터 ‘맥주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했다. 전국 각지 소규모 양조장의 수제맥주를 유통해 <생활맥주> 매장에서 판매해왔다. 현재 전국에는 200여 개의 <생활맥주>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소비자에게는 그간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특색 있는 지역 맥주를 선보이고, 양조장에는 양질의 수제맥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지속 성장하고 있다.

작년 말에는 1세대 수제맥주 양조장 ‘브루원 브루잉’을 인수하기도 했다. <생활맥주>는 그간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브루원 브루잉을 밀맥주 전문 양조장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컬래버레이션 수제맥주 인기
‘곰표 밀맥주’ 2주 만에 300만개 완판

수제맥주 시장의 성장에 쾌재를 부른 건 비단 맥주 업계만은 아니다. GS리테일, BGF리테일 등의 유통업계는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수제맥주 제품을 선보이며 업계에 뛰어들었다.

대표 제품으로는 ‘곰표 밀맥주’, ‘쥬시후레쉬 맥주’, ‘금성 맥주’ 등이 있다. 컬래버레이션 수제맥주가 관심을 끌자 더 나아가 ‘유미의 세포들’, ‘호랑이형님’ 등 웹툰 캐릭터를 활용한 컬래버레이션 맥주도 속속 출시됐다.

컬래버레이션 수제맥주 중 대표 성공작을 꼽으라며 바로 곰표 밀맥주다. 곰표 밀맥주는 CU가 대한제분의 밀가루 브랜드 <곰표>와 협업해 만든 밀맥주(wheat beer)다. 지난해 5월부터 CU편의점을 통해 단독 판매하고 있다.

금색 빛깔, 부드러운 거품과 함께 고소한 밀향을 은은한 복숭아향이 감싸는 맛이 특징이다. 패키지에는 <곰표> 밀가루의 마스코트 백곰, ‘표곰’이가 한 손엔 밀을 들고 한 손으로 맥주를 들이키는 모습이 담겨 고객에게 재미를 전한다.

CU 운영사 BGF리테일에 따르면 이달 15∼16일 주말을 기점으로 2주 만에 월 생산량 300만개가 완판됐다. 국내 첫 수제맥주 위탁생산으로 물량을 지난해 보다 15배나 늘렸음에도 생산량이 판매량을 못 쫓아가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인기에 이달 CU편의점 수제맥주 매출은 전년 대비 무려 625.8% 급증했다.

공장에서 추가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맥주를 만드는 데 약 2주간의 시간이 필요해 판매 재개는 이달 말로 예정하고 있다.

수제맥주 인기에 다양한 업체가 맥주 개발에 힘쓰고 있다. 교촌에프엔비, 제너시스BBQ, BHC 등 치킨 업계도 ‘치킨에 잘 어울리는 수제맥주’ 개발에 힘쓰고 있다. 치킨 업계는 물론 지난해 9월에는 AK플라자가 백화점 최초로 수제맥주를 출시하기도 했다.

국내 수제맥주의 현주소
장기적 관점에서의 득과 실

여러 업계에서 개발 출시하는 수제맥주가 장기적 관점에서 득이라는 의견도 있고, 실이라는 의견도 있다.

특히 각종 컬레버래이션 수제맥주는 장기적으로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거라는 평가다. 소비자의 시선을 끌기 위한 재미만을 추구하느라 낮은 퀄리티의 맥주를 내놓게 되고, 이러한 인상이 소비자에게 남아 장기적 관점에서 수제맥주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더불어 ‘4캔 만원’이라는 가격 책정 때문에 퀄리티 높은 맥주 개발이 어렵다는 우려도 있다.

반면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수제맥주를 통해 ‘수제맥주’라는 카테고리를 각인시키며 긍정적인 효과를 낼 거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수제맥주 시장 전반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시장의 파이를 키우게 되고, 고품질의 맥주를 찾는 소비자층도 생기면서 더 다양한 국내 수제맥주가 나올 거라는 전망이다. 또한 여러 브랜드에서 펼치는 다양한 마케팅이 소비자에게 각각의 개별 브랜드를 알릴 기회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선의의 경쟁과 협의를 통해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단시간에 성장했다. 이제는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우리 제품을 알리기 위해 업계가 큰 그림을 그리면서 협력할 때이다. 그렇게 한다면 지금의 수제맥주 열풍이 사그라들지 않고 계속 이어지리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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