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배달앱, 소상공인 희망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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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배달앱, 소상공인 희망 될까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1.04.12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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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플랫폼 성장 발판의 경쟁력

배달 시장의 성장과 함께 수수료에 대한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배달앱 수수료가 큰데, 여러 가지 명목으로 꾸준히 인상하고 있어서 소비자와 자영업자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시장을 차지한 배달앱이 한두개로 거의 독과점인 탓이다. 독과점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공공배달앱’이다. 지난해 4월 첫 등장한 공공배달앱, 과연 목적을 달성했을까. 

ⓒ  자료제공 각 지자체
ⓒ 자료제공 각 지자체

 

지자체가 나섰다
배달 시장이 부쩍 성장하면서 배달료와 수수료에 대한 논쟁도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배달료가 갈수록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는데, 매장에서는 배달앱 수수료 때문에 배달료를 낮추면 손해라는 주장이다.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배달을 하지 않고서는 매장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인데, 배달료와 수수료를 제하면 손에 쥐는 건 거의 없어서란 얘기다.

ⓒ  자료제공 각 지자체
ⓒ 자료제공 각 지자체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 민족’이 독식하다시피 했는데, 이용하기 위한 수수료가 8~15%다. 최하 8%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기업 차원에서 협의한 결과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일반 소상공인은 그 이상의 수수료를 낼 수밖에 없다. ‘배달의 민족’은 매번 벌어지는 수수료 논란을 의식해 새로운 요금제를 도입하곤 하지만 그때마다 ‘조삼모사’라는 비난을 듣곤 했다.

결국 지자체가 나서 ‘공공배달앱’을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공공배달앱을 만들자는 주장에 대해 10명 중 6명은 찬성의 뜻을 나타낸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2020년 4월 리얼미터에서 실시한 조사 결과로 긍정적임을 알 수 있다. 가장 먼저 군산시가 나섰다. 지난해 전국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군산시가 출시한 공공배달앱 ‘배달의 명수’가 소상공인들의 매출 증대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 출발한 배달의 명수는  1년 동안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영세소상공인들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 배달의명수가 출시된 이후 지자체마다 공공배달앱을 잇따라 개발, 출시했다. 지난해 말에는 배달의명수가 ‘적극 행정 우수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배달의 명수를 벤치마킹한 경기도의 ‘배달특급’은 지난해 4월 군산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지난해 말 출시됐다.

민간업체가 운영하고, 충청북도가 할인 행사비와 홍보비 등을 지원하는 충북형 공공 배달앱 ‘먹깨비’는 기존 배달 앱의 최대 10분의 1 수준인 1.5%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강진에 이어 여수시도 공공배달앱을 출시했다. 춘천시는 ‘불러봄내’, 강원도는 ‘일단시켜’, 인천 서구 ‘배달서구’, 경기도 ‘배달특급’, 서울시 ‘제로배달 유니온’ 등 광역·기초 단체 할 것 없이 공공배달앱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여수시는 ‘씽씽여수’, 광주시도 시범운영을 앞두고 있다. 진주형 배달앱인 ‘배달의 진주’와 ‘띵동’도 정식 운영을 앞두고 있고, 거제시는 ‘배달올거제’ 출시행사와 함께 본격적인 홍보에 나섰다.

 

배달의 명수
국내 배달앱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 5,000억원에서 2018년 4조원, 이듬해 7조원에서 지난해에는 11조원 대까지 가파르게 성장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급격하게 성장했으면 이용자도 2,500~3,000만 명으로 추산되며 전 국민의 절반이 이용한다는 통계마저 나왔다. 그러나 독과점 문제가 불거지면서 소상공인 수수료, 광고비, 라이더 처우, 소비자 이용료 상승 등의 문제도 이어지고 있다. 공공배달앱의 필요성도 여기서 등장했다.

그러나 공공배달앱은 출시 전부터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주문 수수료가 1.9%로, 대폭 낮아진 잇점이 있고, 지역 화폐로 결제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맹점 수가 많지 않고, 기술력이 떨어져서 소비자 불만도 만만찮다. 마케팅과 사후 관리 등도 민간배달앱에 비해 수준이 떨어지는 편이다. 더욱이 수수료와 광고비 무료로 인해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구조라면 자자체 예산으로 감당하기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  자료제공 각 지자체
ⓒ 자료제공 각 지자체

 

여기에 1년 동안 운영해온 배달의 명수가 성공적인 모델이 되어줄 조짐이다. 배달의 명수도 출시 이후 한동안 주춤했지만 단순히 외식업에만 집중하지 않고 종합플랫폼으로 성장할 발판을 마련했다. 기획 단계부터 소상공인이면 누구나 입점해 비대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플랫폼을 염두에 뒀고, 외식업 이후 지난해 10월부터는 꽃집, 건강원, 방앗간, 정육점, 떡집 등 품목을 넓혔다.

소상공인들의 비대면 시장 진출기회를 도와 기존 배달앱에서 주문하지 못했던 품목의 근거리 배송사업도 추진하면서 소상공인 종합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는 말을 입증한 셈이다. 다른 지자체도 군산시와 같은, 또 다른 사업성을 찾아낸다면 공공배달앱은 그야말로 공공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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