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의 시대는 가고 내식업의 시대가 온다!
상태바
외식업의 시대는 가고 내식업의 시대가 온다!
  • 장기석 전무
  • 승인 2021.03.01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FC제언

외식 및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다년간 몸 담아오며 현장에서 보고 느끼고 부딪히며 갖게 된 다양한 생각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부족하지만 이 지면을 통해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이미지 ⓒ www.iclickart.co.kr

 

코로나가 몰고 온 사회 전반의 변화는 인류의 생활습관까지 바꿔놓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의 경우 변화의 속도에 매우 민첩하게 반응한다. 인터넷 시대가 태동할 때 대한민국 사람들의 엄청난 관심과 몰입도를 되새겨보자. 대한민국은 몇 해 전부터 외식업에 대한 무수히 많은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올 정도로 그 열광이 대단했다. 전국팔도 맛집 탐방기는 SNS의 단골 콘텐츠다.

백종원 씨로 대표되는 메이저 스타가 나오는가 하면,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에서는 먹방 크리에이터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특히 외식경영전문가 백종원 씨가 진행하는 ‘골목식당’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우리는 외식업 종사자들의 도전과 애환 그리고, 성공담에 환호하며 해당 점포에 줄을 서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외식업, ‘빙하기’에 접어들다 
그런데, 코로나가 등장하고 대한민국의 오프라인 외식업은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무려 1년이 다 되어가도록 말이다. 인간의 뇌는 100일이 지나면 기존의 습관적 행태를 버리고 새로운 행동방식에 완전히 적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미세먼지가 가득할 때에도 소극적인 마스크 착용만 했던 대한민국 사람들이 이제는 마스크 안 쓴 사람을 괴물 보듯 한다. 그렇게 밖에 나갔다가 들어오면 손 씻으라고 해도 씻지 않던 아이들도 들어오자마자 손부터 씻는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올라갈수록 대면문화는 줄어들고 거리는 60~70년대 통금시간을 소환한 듯하다.

대한민국의 자영업자들, 특히 외식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들은 그야말로 고통의 시간이 따로 없다. 나날이 상승하는 임대료 문제로 점포 이전이나 폐업을 고민했다면 이제는 말 그대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삶의 본질에 대해 고뇌하고 있다. 밤 9시 이후에는 포장과 배달밖에 안 되는 현실 속에서 심야장사를 했던 소상공인들은 코로나가 종식되면 다시 심야장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한 가닥 희망으로 버텨보기도 한다. 배달장사도 해보면서 말이다. 

 

내식업과 브랜드마케팅 
하지만 안타깝게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 한 외식업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앞서 말한 생활 습관의 변화 때문이다. 비대면, 온택트는 발 빠른 외식업 종사자들로 하여금 장사의 법칙을 바꿔가고 있다. 심야장사를 하던 소상공인들은 포장·배달 장사 시스템으로 주방을 바꾸고 있으며 청년사업자들은 공유주방으로 모여들고 있다.

인테리어와 간판에 많은 투자를 하던 점포형 사업자들을 대신해 모바일에 최적화된 썸네일 브랜딩과 바이럴 마케팅에 강한 O2O형 사업자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이러한 문화는 그저 2030 소비자층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의 한 방법으로 치부되어 왔으나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백화점, 마트 등으로 대표되던 유통업계와 같이 말이다. 

외식업은 말 그대로 ‘거주 공간 외부의 브랜드 점포에서 음식과 접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말한다. 그러나 포스트코로나 시대 외식업은 빙하기에 접어들었다. 이를 대체하고 새로운 식문화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바로 ‘내식업’ 이다.  ‘거주 공간 및 특별한 목적의 집합 장소에 음식 서비스를 배달하여 제공하는 사업’이 내식업이다. 흔히 배달음식서비스 사업이라고 말하는 그것이다.

과거에는 자장면과 도시락, 치킨, 피자 등으로 대표되는 음식 메뉴가 배달음식이라고 불리웠는데 이제는 집밥부터 삼겹살구이, 김치찌개, 파스타, 해외 양식 메뉴에 이르기까지 무척이나 다양해졌다. 그리고, 포장용기와 배달박스부터 배달앱상 다양한 리뷰이벤트까지 브랜드마케팅이 내식업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외식업 시대에는 ‘첫째도 둘째도 입지가 중요하다’라고 말했지만, 내식업 시대에는 ‘첫째도 둘째도 브랜딩이 중요하다’고 필자는 말하고 싶다.

 

음식 큐레이션이 필요한 시대 
브랜딩 다음으로 중요한 부분이 바로 메뉴개발과 메뉴제안이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자장면, 도시락, 치킨 등으로 대표되던 배달음식은 너무나 다양해졌다. 고객의 취향이 개인화되고 파편화되면서 다같이 한 종류의 대표음식을 즐기는 시대는 내식업 시대와 맞지 않다. 고객층 분석은 견고하면서도 세분화된 빅데이터로 수집되어야 하며 이를 활용한 맞춤형 메뉴 제안이 가능해야 한다다. 이를 음식 큐레이션 이라고 한다.

또한, 메뉴개발 및 식자재 구매 등에 있어서 품질보증은 물론 고객 다양성의 기준을 몇 가지로 집중한 장사의 콘셉트 정립이 필요하다. 자영업자,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가맹점 사업자들은 정보공유를 통해 이러한 전문성을 길러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개인 소상공인으로 대표되는 자영업자들의 경우 일부 프로급 사장님들을 제외하면 내식업 시대의 브랜딩과 메뉴개발, 메뉴제안 등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라도 내식업 관련 미디어와 전문가들이 많이 배출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에 외식전문매체와 외식경영전문가들은 많지만, 내식업 시대에 선도자 역할을 해줄 미디어와 전문가는 찾아보기 힘들다.  

 

삼정코리아. 장기석 전무  현재 식품 & 프랜차이즈 전문기업 삼정코리아의 사업전략 및 마케팅 총괄 전무로 재직 중이며, 서울대를 나와 프랜차이즈 분야 마케팅전문가로서 <망고식스>, <엔타스>, <록옵티스>, <BBQ> 등을 거쳤다. 현재 삼정코리아에서 혁신적인 전략과 목표를 가지고 다양한 시도를 해오고 있으며, 외식프랜차이즈 기업을 넘어서 푸드큐레이션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e-mail filmkorea@naver.com

 

 

*CEO스터디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