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은 힘이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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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창업은 힘이 세다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1.01.22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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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2Ⅰ청년창업은 힘이 세다

2021년도 창업 시장은 빨간 불이다. 몇 년 째 이어지는 경기 불황에 코로나19까지 덮친 2020년 상황이 해가 바뀌어도 이어질 전망이다. 모든 산업이 타격을 입으면서 실업자가 양산되는 혼란의 시기지만 이같은 코로나19의 상황에서도 돈 버는 사람은 번다. 코로나19로 달라진 시대 변화를 미리 예상한 창업가들은 매출을 유지하거나 더 잘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변하는 시대를 빨리 파악한 젊은 청년 창업가들이 진면목을 발휘하고 있다. 젊은 CEO들은 어떤 점이 달랐을까.

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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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귀 통과한
청년 창업스토리


지난해 11월, 통계청에 따르면 청년층 확장실업률은 24.4%로, 청년 4명 중 1명이 사실상 실업 상태인 셈이다. 고학력 고스펙에도 불구하고 취업에 도전하다가 번번이 미끄러진 청년들이 아예 창업으로 방향을 틀기도 한다. 창업하는 청년층이 늘고 있고, 실제로 새로 문을 여는 매장의 운영자는 젊은 사장님인 경우가 많다. 이중에서도 창업한지 1년도 안 되어 매장을 내게 해달라고 찾는 사람들로 인해 프랜차이즈로 운영하게 된 경우가 있다. 프랜차이즈 본부로 성장하게 된 청년창업의 주인공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성공에 이르게 됐을까. 어떤 점이 성패를 갈랐을까.


코로나를 기회로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의 몰락이 가장 크게 눈에 띈다. 임대 문의만 걸어놓고 문을 잠근 가게들의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창업의 필요성은 이같은 시기에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청년층의 창업에 대한 타진은 은퇴 후 창업하는 일반적인 경우보다 늘고 있다. 코로나19 종식의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자 일반 기업도 점차 폐업 또는 구조조정의 절차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창업을 미루고 직장에 남아있어야 한다는 개인의 결심과 달리 직장도 더 이상 방패막이 되질 않는 것이다.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창업을 선택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이 창업할 적기란 얘기도 있다. 임대가 늘면서 좋은 상권이 권리금이 없거나 저렴한 임대료로 나오기도 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지금 선점해서 코로나19 안정 이후를 기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타고난 장사꾼은 전쟁통에 더 돈을 번다는 얘기도 있다. 성공한 청년 창업가들도 처음부터 성공을 맛본 게 아니었다. 철저하게 공부한 다음 창업을 하기도, 맨땅에 헤딩한 경우도 있다. 

 

정부 지원은 적극적, 그러나 
청년층의 실업 문제가 대두되면서 취업 대신 창업의 길로 가는 만 39세 이하의 청년에게 교육, 컨설팅, 자금지원 등 청년창업지원 혜택이 주어졌다. 청년창업 및 청년고용 지원프로그램은 모두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다. 

지난해 12월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뉴스토리’가 코로나 시대 청년 창업의 실태와 성공 조건을 심층 취재했다. 코로나를 기회로 삼은 청년창업자들도 많지만 그 중 창업교육을 받고 시작한 경우는 불과 17%정도였다. 청년창업에 대한 정부 지원은 1조 5,000억원으로 매우 적극적이다. 그러나 준비가 안 된 창업자에게까지 지원하면서, 일단 창업은 했지만 끝까지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한다는 비판도 있다. 

<호이차> 신정규 대표는 “청년몰 등 창업 지원 사업은 많지만 이를 통해 창업자들이 자립하기를 기대하긴 어렵다. 그보다는 만 39세 미만 청년 CEO들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본부를 지원하면 본부와 가맹점 등에 일자리가 생긴다. 청년들도 먼저 일을 배운 다음 창업할 때 성공 확률이 올라간다”라고 지적했다. 


대세는 청년 CEO
실제로 창업 시장에서는 아이템이 좋고 전망이 밝은 브랜드가 등장하면 창업자들이 먼저 찾아와서 가맹점을 내달라는 요청을 한다. 이렇게 시작하여 최근 1~2년 사이 주목받는 신규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의 대표가 대부분 40세 미만의 젊은 청년들이다. 청년창업가들이 창업한 배경은 크게 2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직장을 다니다가 창업을 결심한 경우와 처음부터 창업을 염두에 두고 준비한 경우다.

<고품격커피공장> 송영근 대표는 4년간의 회사 생활 후 퇴직금으로 창업을 했다. <빠레뜨, 한남> 강병양 대표는 7년 간 증권회사를 다녔다. <호이차> 신정규 대표는 점포개발 전문가로서 활약하면서 프랜차이즈 본부에 입사해서 상권분석을 맡기도 했다.  

<키햐아> 김수인 대표는 포장마차부터 운영했으며 자본을 모아 스물다섯 살에 첫 매장인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오픈하게 되었다. <레꼬마피자> 윤동주 대표는 해외에서 체류하면서 배운 요리로 창업할 결심을 했다.

 

아이템, 마인드, 브랜딩
청년 CEO들은 각각의 아이템을 갖고 각각의 방식으로 성공의 기회를 잡았다. 창업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가장 우선적으로 아이템을 꼽았다. 이어 좋은 사람 즉, 인력과 브랜딩의 중요성, 그리고 마인드를 다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고품격커피공장> 송영근 대표는 자신의 경우를 들어 창업 과정이 무모했고, 열정 없이는 다시 못할 일이라고 얘기했다. <빠레뜨, 한남> 강병양 대표는 경기를 타지 않고 꾸준한 매출을 가져올 아이템을 연구했다. <호이차> 신정규 대표는 돈만 우선시하면 비양심적이 되기 쉽다는 경고를 했다.

포장마차로 시작해 자금을 모은 <키햐아> 김수인 대표는 브랜딩의 중요성을 얘기했다. <레꼬마피자> 윤동주 대표는 나만의 노하우와 함께 파트너의 중요성도 얘기했다. 


뻔뻔해도 괜찮아
서울신용보증재단 이대규 선임전문위원은 “맞든 틀리든 실제로 체험해봐야 한다”라고 얘기했다. 그는 창업 교육을 시작할 때 ‘생각한 아이템을 지금 하고 있는 매장 100군데 가서 장단점을 체크하라’라는 과제를 낸다고 밝혔다. 100명 중 3~4명만 이 과제를 이행하고, 그나마도 고객 입장이 아니라 매장 운영자 입장에서 체크하지만, 이마저도 안 하는 사람과 하는 사람의 결과는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리사 출신으로 경영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교육생이 수도권 일대 100개 매장을 다니면서 연구한 이후 좋은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마곡지구에서 퓨전일식집을 오픈했는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선방하여 적자를 내지 않는 것으로 안정적인 출발을 했다. 처음엔 적자를 내지 않는 정도였는데, 기업들이 속속 입점하면서 이내 매출을 올리게 됐다는 것이다.  

이대규 선임전문위원은 “청년들은 뻔뻔해져도 괜찮다”라고 얘기했다. 한번 부딪혀서 거절당하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고 계속 부딪힐 배짱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번쯤 무너지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체력과 용기와 열린 마인드, 이것이 청년창업자가 가진 장점이자 가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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