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 세대의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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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고양이 세대의 브랜드
  • 김태경 Ph.D
  • 승인 2021.01.0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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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식당

일본의 동물생태학자 야마네 아키히로 교수는 저서 고양이 생태의 비밀에서 “경제성장기를 지탱하던 가치가 흔들리면서 개인주의화한 현대인들이 충직한 개보다 자유롭고 도도한 고양이의 모습에 공감한다”고 지적했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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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에서 고양이로
이전 소비 세대는 집단생활이 익숙하고 중요했다. 그래서 소비에서도 다른 사람이 다 쓰는 것이라면 나도 쓰고 싶은 심리가 컸다. 무리에서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과시형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컸다. 온라인 시장에서도 블로그와 커뮤니티, 페이스북 등 공개성이 강한 서비스를 선호했다. 그러나 고양이를 닮은 소비 세대는 다르다. 다수의 기준, 남들이 규정한 좋은 물건이 아닌 나의 기준에 맞고 나의 취향에 어울리는 제품과 브랜드를 선호한다. 그래서 비공개성이 강한 서비스, 나에게만 맞춤형으로 보여주는 콘텐츠에 열광한다.

고양이는 특유의 경계심을 가지고 주위를 예민하게 관찰하며, 환경과 상황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고양이와 교감할 때는 무턱대고 직접 다가가는 것보다 스스로 찾아오게끔 유도하는 것이 좋다. 즉 고양이를 유혹해야 하는 것이다. 상대를 오래 지켜보고 나름의 판단을 내리는 모습은 MZ 세대 소비자들에게도 나타난다. 브랜드를 옮겨 다니는 브랜드 호핑도 심하다. 조금씩 경험하고 체험하면서 낯을 익히고 느낌을 가져본다. 이들은 체험기를 공유하며 제품의 리뷰를 달면서 브랜드를 평가한다. 이리저리 살펴보다 스스로 설득되면 비로소 입덕을 한다.1) 

 

외식업계의 양극화
코로나 이후 양극화의 심화가 사회 전반의 특징이다. 외식업계의 양극화는 더 극심해지고 있다. 브랜드 충성도는 계속 커져서 서너시간 정도의 대기 웨이팅도 즐겁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브랜드 식당들은 코로나에 전혀 영향을 안 받고 있다. 반면 이름 없는 식당 브랜드가 없는 식당 특히 고깃집들은 손님도 없고 고깃값도 너무 올라서 다른 업종으로 전업이나 아예 폐업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그래도 연말 특수는 좀 있겠지’ 하고 마지막 기대를 하던 식당 사장님들이 하루 코로나 확진자가 300명이 넘어가는 코로나 대 유행의 시점에 매우 당황하고 있다. 

코로나같은 위기 상황에서 브랜드 파워가 있는 식당의 가치를 다시 확인할 수 있다. 만두 파동 때 <명인만두>만 잘 되었던 것이 외식업 브랜드의 가치를 알려 주는 좋은 예라고 이야기했지만 코로나 시대에 각 지역마다 더욱더 잘 되는 충성도 강한 브랜드 식당들이 있다. 돼지고기 식당의 예로는 <금돼지식당>, <몽탄>, <남영돈>, 그리고 제주도의 <숙성도> 이들 식당은 코로나의 악재 속에 서로 더욱 더 잘 되고 있다. 

 

인구의 변화
사회의 많은 변화가 시작되는 2020년인데 코로나로 모든 변화의 핑계가 코로나가 되어 버렸다. 정확히 사회 현상의 변화에 대한 원인을 찾지 않고 있다. 2020년은 베이비붐 세대의 시작은 1955년생들이 65세 노인이 되는 해다. 이제 정말 노인 인구가 급증한다. 반면 저출산으로 인구가 적체되고 MZ 세대는 사회진출이 쉽지 않아서 소비를 주도할 만큼의 소득이 없다. 이런 사회적 변화를 처음 겪게 되어서 앞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쉽게 이야기할 수 없지만 분명 베이비붐 세대도 MZ 세대도 소득 기반이 매우 불안하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로 세계 경제가 엉망이 되어 있고 이게 회복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 하지만 모든 해결책은 예전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개와 고양이 모두를 만족시키는 브랜드
브랜드 마케팅을 전공하고 <TGIFRYDAY’S>등 기업에서 외식 마케팅을 주도해 봤음에도 코로나 시대는 외식마케팅이 중요한 시대가 아니라 고객만족을 시킬 수 있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브랜드가 마케팅 영역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고 마케팅이 브랜딩의 영역 안에 포함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중요한 건 브랜드나 마케팅이나 사람이 중심에 있어야 한다. 식당 브랜드, 식당 마케팅은 식당을 방문하고 경험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요즘 식당 마케팅이나 식당 브랜드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식당을 방문하고 경험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것 보다는 식당을 방문하게 하는 것에 대해서 더 집중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브랜드는 사람들이 경험한 것들의 합이다.

식당 경험은 첫 번째도 두째도 맛이다. 맛이 브랜드가 된 식당은 아마 고양이 같은 MZ 세대나 개 같은 베이비붐 세대, 586세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 맛있는 브랜드 식당은 개와 고양이들이 함께 평화로이 식사할 수 있는 해방구 같은 행복한 공간으로 지속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다. 코로나 시대는 기획력에 의한 분위기보다는 음식의 맛이 브랜드력의 핵심이 되는 시대가 된다. 

 

1) 최명화, 김보라, 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 P47 리더스북

 

김태경 Ph.D  식육마케터, 건국대학교 미트컬쳐비즈랩·식품유통경제학교 겸임교수. 건국대학교 축산대학에서 학부과정과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롯데햄우유, 도드람양돈농협, TGIF 등 국내외 주요 육류생산과 가공, 그리고 외식업체에서 식육마케터로 활약해왔다. 국내 축산물이 처음 브랜딩 되기 직전 축산물 브랜드화의 필요성을 가지고 학위논문을 작성했고, 실제로 1세대와 2세대 돈육브랜드 론칭 과정에 참여하며 이론을 현장에 적용하며 축산물 전문 마케터로 오랫동안 활약해 왔다.   e-mail pigres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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