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소비자, 배달앱 수수료 높아도 ‘울며겨자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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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소비자, 배달앱 수수료 높아도 ‘울며겨자먹기’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0.12.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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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특집Ⅰ온택트 시대, 배달 프랜차이즈로 극복

서울시-인천시-경기도 합동조사, 배달앱 가맹 음식점 및 소비자 대상 
제로배달유니온, 인천e음 등 공공배달앱 운영해 소상공인·소비자 적극 보호 나서


배달시장이 외식업계나 소비자들에게 큰 이슈로 다가오고 있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소비자의 96%가 배달앱을 이용해 주문하고 있으며, 배달음식점들은 업체당 평균 1.4개의 배달앱에 가맹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시대에 배달앱이 필수인 요즘 가맹점 수수료는 점점 오르고 있는 가운데, 그 부담은 자연스럽게 가맹점과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실태조사는 수도권에서 영업 중인 음식점 등 외식산업중앙회 소속 배달앱 가맹 음식점 2,000곳을 무작위로 표본 추출해 실시한 결과로, 배달앱 시장현황의 현주소를 유추해 볼 수 있다.  
자료 : 서울시 제공 

 


업체 80% 높은 수수료 지적, 배달료는 고스란히 소비자 부담
서울시-인천시-경기도 합동조사에 따르면 업체 10곳 중 8곳은 배달앱사에서 부과하는 광고비와 수수료가 과도하게 높게 책정되었다고 답했으며, 이 수수료는 배달료를 고객에게 부담시키거나 음식가격 인상, 음식 양 줄이기 등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배달플랫폼(앱) 독과점 등 배달시장 관행 개선을 위해서는 광고비·수수료 인하가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시·인천시·경기도는 배달앱합병으로 인한 독과점 우려와 배달음식점의 배달중개수수료 부담 실태 등 조사결과를 종합해 제도개선과 신규정책 발굴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번 실태조사는 수도권에서 영업 중인 음식점·주점 등 외식산업중앙회 소속 배달앱 가맹 음식점 2,000곳을 무작위로 표본 추출해 실시했으며, 지역별로는 서울 800곳, 경기 800곳, 인천 400곳이며 조사 기간은 6월 5일~7월7일까지 약 1개월 동안 이뤄졌다.

업종별로는 한식(27.6%), 치킨(23.3%), 중식(13.1%)이 가장 많았고, 비프랜차이즈업체가 63.3%, 프랜차이즈가 36.7%였다. 조사결과 외식배달 음식점 2,000곳 중 92.8%는 ‘배달의 민족’에 입점해 있었고(요기요 40.5%, 배달통 7.8%), 업체당 평균 1.4개의 ‘배달앱’을 복수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96% 배달앱 주문 이유는 결제 편리, 리뷰확인 때문 
배달앱 입점 이유는 ‘업체홍보가 편리하다’는 답변이 55.5%로 가장 많았고, 배달앱 이용 소비자가 많아 ‘입점을 하지 않고는 영업지속이 어려워서’가 52.3%, 주변 경쟁업체의 가입이 45.3%였다. 이런 이유로 점주들의 대부분(94%)은 배달앱을 이용하지 않을 경우 매출이 약 40% 하락할 것이라 말했다.

또한 이전에는 업체 홍보를 전단지 또는 스티커(전54.3%→ 후 27.9%)로 했지만, 배달앱 출시 이후에는 앱활용 홍보가 60.5%를 차지할 정도로 주요 수단으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가맹점 10곳 중 8곳(79.2%)은 배달앱사에 지불하는 광고비와 수수료가 과도하게 높게 책정되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광고 외에도 ‘리뷰작성 시 사이드메뉴 등 추가음식 제공’(28.5%), ‘할인쿠폰 발행’(22.1%), ‘배달비 지원’(15.3%) 등으로 인한 추가비용이 발생해 부담이 가중되고 있었다.

배달앱사에 지불하는 광고비·수수료 부담은 ‘고객에게 배달료로 청구’한다는 답이 41.7%로 가장 많았으며, 음식 값을 올리거나(22.0%), 메뉴·양 축소 및 식재료 변경을 통한 원가절감(16.3%) 등 대부분 소비자에 전가하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었다. 

향후 수수료가 더 인상될 경우엔 이러한 소비자 비용전가 현상은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월 1회 이상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소비자 설문도 함께 진행했는데, 응답자의 96%가 음식배달 시 배달앱을 사용하며, 그 이유는 주문·결제 편리(48.3%)와 음식점 리뷰참고(32.2%) 등을 들었다. 이들 소비자 역시 배달앱 합병을 반대한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는 58.6%였는데, ▵광고비·수수료 인상으로 인한 음식값 인상(70.7%)  ▵배달앱 할인혜택 축소(40.5%) ▵음식 질 하락(32.9%)을 이유로 꼽았다. 

 

업체 10곳 중 4곳은 배달앱 노출기준에 불만
이외에도 배달음식점 10곳 중 8곳 이상이 계약 체결 전 배달앱 내 음식점 노출순서에 대한 안내와 설명을 들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노출기준이 객관적·합리적으로 운영된다는 응답자는 10%에 불과했다. 39.2%는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다.

또 많은 점주들은 ‘이용자 위치와 가까운 순(73.5%)’부터 노출 되는 것이 객관적·합리적이라 생각했지만, 소비자는 ‘리뷰·별점이 높은 순(62.5%)’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답해 다소 차이를 보였다.  또 배달플랫폼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배달의 민족(우아한 형제들)과 요기요(딜리버리히어로) 간 인수합병 추진에 대해서는 음식배달점의 74.6%가 반대하기도 했다. 반대이유는 ▵광고비·수수료 인상으로 인한 비용부담(81.4%) 이 가장 많았고, ▵고객·영업정보 독점으로 영업활동 제한(51.9%) ▵광고 외 배달대행, 포스(POS), 부가서비스 등 이용강요 우려(47.8%)가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서울·인천·경기 수도권 공정경제협의체는 이번 실태조사를 토대로 배달플랫폼 사업자와 입점 소상공인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 조성,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또 정부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입법추진에 발맞춰 개선이 조속히 필요한 사항 등을 보완해 제도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다. 또 배달앱 독과점으로 인한 대안으로 수도권 지자체는 공공성을 확보하는 배달앱 생태계 구성, 민관협력 또는 직접 배달앱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 경기 지역 배달앱간 공정한 경쟁유도 해나갈 것 
서울시는 현재 16개 민간배달플랫폼이 참여하여 배달중개수수료를 0~2%로 대폭 낮춘 ‘제로배달 유니온’앱 서비스를 지난 9월 중순부터 시작했다. 또 인천시는 ’18년 6월부터 공공플랫폼 ‘인천e음’ 전화주문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가입자수 124만명, 가맹점수 1,777개에 달했다고 밝혔다. 인천 서구는 ’20년 1월부터 공공배달앱 ‘서로e음 배달서구’를 출시해 운영 중이다.

(소상공인에게는 3無 혜택(입점 수수료/중개수수료/광고비 무료)을, 소비자에게는 알찬 혜택(기본 캐시백 + 가맹점 할인 + 추가 캐시백 등)을 제공) 경기도는 현재 27개 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공배달앱을 구축중이다. 시범지역(화성, 파주, 오산)을 선정해 10월 중순부터 운영을 시작하고, ’21년 16개 시군으로 확대, ’22년에는 31개 시군 전역에서 공공배달앱 서비스를 운영한다.  수도권 공정경제협의체는 “소비트렌드 변화로 배달앱을 이용하지 않고는 영업 자체를 할 수 없는 구조지만, 과도한 광고비와 수수료, 독과점으로 인한 피해는 소상공인은 물론 소비자에게도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각 지자체가 여러 방식으로 ‘제로배달 유니온(서울시)’, ‘인천e음(인천시)’, 경기도 공공배달앱(이름 공모 중)을 도입해 배달앱간 공정한 경쟁유도는 물론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의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말했다.


배달앱 거래관행 실태조사 및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


# 배달앱 거래관행 실태조사 
* 조사기간 : ’20. 6월 ~ 7월  *조사대상 : 외식배달음식점 점주(한국표준산업분류의 대분류 중 ‘숙박 및 음식점
업’ 속해 있는 음식점 및 주점업을 기준으로 선정,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배달업체 가맹점
* 표본수 : 총 2,000명(서울 800명, 인천 400명, 경기 800명)

 

#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 

* 조사기간 : ’20. 6월 ~ 7월 *조사대상 : 20~59세 성인 남녀(월 1회 이상 배달 음식 이용자) 

*표본수 : 총 1,000명(서울 400명, 인천 200명, 경기 400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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