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래스트릿’을 목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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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스트릿’을 목표로!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0.11.24 2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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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맥당> 문래점

<얼맥당> 문래점이 위치한 자리는 얼핏 보기에도 A급 상권은 아니었다. 전철역과는 꽤 거리가 있고, 알만한 큰 회사도 보이지 않고, 번화가도 아닌데다가 <얼맥당> 외에 변변한 가게도 없었다. 일반 창업자에게 소개하면 ‘사기 아니냐’라고 할 수도 있는 상권인데 강일모 점주의 눈에는 노다지 상권이었다. 대박 상권을 알아보는 안목도 창업자의 덕목이다.  
 

얼맥당 문래점 ⓒ 사진 황윤선 기자
얼맥당 문래점 ⓒ 사진 황윤선 기자

 

상권 알아보는 안목 
강일모 점주는 문래점 위치에 와서 보고 ‘여기다’라고 외쳤다. 머리에 그리던 동네였다. “번화가는 불황에 약하고 임대료가 너무 비쌉니다. 그보다는 주민이 많은 동네의 작은 가게가 안정적으로 운영이 잘 되는데 문래점이 제가 바라던 곳입니다. 코로나19로 임대료가 저렴해졌고, 경기가 좋아지면 못들어올 것 같았거든요. 예상이 맞아서 이제 고객 대기줄이 생길 정도입니다.”

아파트 단지가 있어서 주민이 많은데 비해 번듯한 가게가 없어 승부를 걸만 했다. 고객이 몰려올 때 직원들 손발이 안 맞으면 좋지 않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으므로 오픈 이벤트도 하지 않았다. 첫날은 조용하게 지나고 3일째부터 고객이 오기 시작하면서 5일째는 대기 줄이 생길 정도였다.

시그니쳐인 얼음맥주는 여름겨울이 따로 없을 정도로 인기를 누린다. 김치를 곁들여 내고 고추튀김을 올린 치맥후라이드, 수제 어묵, 1인 잡채, 떡볶이, 땅콩버터소스와 가오리날개 등 시원한 맥주와 창의적인 메뉴에 반한 고객들이 한번 오면 단골이 된다. 

“매장이 한산했던 때 방문한 고객에게 쥐포를 서비스로 드리니까 ‘우리가 드릴 건 없고’라면서 주신 게 송이버섯이었어요. 산에 가서 직접 캐오신 것 같아요, 하하.“

얼맥당 문래점 ⓒ 사진 황윤선 기자
얼맥당 문래점 ⓒ 사진 황윤선 기자

 

지쳐도 행복
파워블로거 ‘먹사남’으로도 명성이 높던 강일모 점주는 29살부터 창업에 도전해 고깃집, 와인바, 미용실까지 운영한 경험이 있다. 술장사를 하지 않으려고 미용실을 운영했는데, 수익이 나쁘진 않았지만 오래 하긴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외식업을 하려고 아이템을 고민하다가 <얼맥당>을 택하게 됐다. 과거에 식당을 운영한 경험도, 파워블로거 시절에 ‘이렇게 하면 더 나을 텐데’라고 떠올렸던 아이디어도 실전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본사 김용오 대표와 김진희 이사의 조언을 구하면서 다시 외식업에 대해 배우고 있다. 

파워블로거 동료들이 많지만 블로그에 소개해달라고 하는 대신 오겠다는 사람에게도 나중에 오라고 사양했다. 운영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맥을 동원했다가 자칫 역효과를 부를 수도 있어서다. 완전히 자리 잡히면 동료들을 초청하겠다고 약속했다. 추석이 지난 후 오픈해서 이제 막 식당 운영의 감을 되찾기 시작했다. 직장 동료, 동네 친구들, 가족들이 함께 와서 기분좋게 돌아가는 모습에 덩달아 즐거워진다.

“요즘 과분하게 행복한 삶을 살고 있구나 싶기도 해요. 장사가 안 되는 가게가 많은데 일하느라 지치니까 행복합니다. <얼맥당>을 시작으로 1차, 2차, 3차까지 다 해결할 수 있도록 매장을 내서 ‘문래스트릿’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얼맥당 문래점 ⓒ 사진 황윤선 기자
얼맥당 문래점 ⓒ 사진 황윤선 기자

 

강일모 점주가 이르길…
브랜드 선정에 신중을 기하길

창업할 때 아이템 만큼 브랜드를 따지고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용오 대표와 김진희 이사와의 친분이 있어 <얼맥당>을 눈여겨보고 있었는데, 지방 가맹점까지 둘러본 후 마음을 굳혔습니다. 매출이 꾸준하고, 취객이 드물며, 맥주와 메뉴 모두 대중적이라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코로나19로 제약이 많은 상황에서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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