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행복한 서예가
상태바
매일 행복한 서예가
  • 조주연
  • 승인 2020.09.23 07: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캘리서예디자인연구소 남채현 작가

중학교 때 처음 시작한 서예가 이제는 직업이 되었다. 늘 가장 하고 싶은 일이었지만 생활에 떠밀려 미루고만 있다가 드디어 전업작가의 길을 걷게 돼 소중한 시간을 즐기고 있는 남채현 작가. 많은 돈을 버는 것은 아니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보람과 즐거움은 그 무엇보다 값지다.


목동서예실을 운영하는 남채현 작가는 25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이제 두 번째 직업을 갖게 됐다. 직장생활보다 더 긴 시간동안 함께한 취미 서예가 이제는 본 직업이 된 것. 오랫동안 하고 싶은 일이었기 때문에 행복하고, 오랜 준비를 해왔던 만큼 더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매일매일 설레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매일 행복한 서예가  ⓒ 사진 이현석 팀장
매일 행복한 서예가 ⓒ 사진 이현석 팀장

 

가장 좋아하고 가장 하고 싶었던 서예
남채현 작가가 서예를 처음 접했던 것은 중학교 1학년 때. 학교에 서예반이 있어서 아버지의 제안으로 들어갔지만 처음에는 크게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러다 2학년 때 수업과 연계가 되면서 재미를 느꼈고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에서도 서예동아리에 가입해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졸업을 앞두고 전업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당시 동아리 지도교수였던 서희환 교수는 힘든 길을 가지 말라며 만류했다. 그러나 가장 좋아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도 서예는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정말 바빴지만 서예를 할 생각을 하면 늘 행복했기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지낼 수 있었다.

그렇게 쉬지 않고 서예와 함께하면서 각종 미술대전에 참가하고 대학동아리 후배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고 서예가로 살아도 되겠다는 생각에 마침내 퇴사를 결심했고, 처음에는 남양주 자택에서 그리고 지금은 목동에 있는 서실에서 글씨를 쓰고 가르치며 행복한 전업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매일 행복한 서예가  ⓒ 사진 이현석 팀장
매일 행복한 서예가 ⓒ 사진 이현석 팀장

한결같은 40년 서예 사랑
약 25년 정도 직장생활을 하고 퇴직 후 약 7년 동안 전업작가로 활동하면서 서예에 대한 사랑은 단 한 순간도 식지 않았다. 글씨를 꾸준히 쓰는 것은 물론 각종 미술대전에 참가해 여러 차례 수상했고, 지금은 국제서법예술연합과 대한민국 다산서예대전의 초대작가가 되었다. 또 개인전 2회를 비롯해 함께 글씨 공부를 하는 제자들과 회원전을 여러 차례 열기도 했다.   

서예를 꾸준히 하면서도 남 작가가 신경을 많이 쓴 것은 바로 인터넷 공간이다. IT 관련 회사를 다녔기 때문에 온라인 환경에 익숙해 인터넷 초창기부터 개인 홈페이지는 물론, 블로그,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등을 활용해 자신의 작품을 널리 알렸다. 전통 서예만큼이나 변형이 가능한 캘리그라피에도 관심이 많아 초창기부터 다양한 작품을 썼고, 인터넷과 입소문을 듣고 백담사 시주인 명단 작성을 비롯해 매장, 기업, 학교 등에서 의뢰를 받아 다양한 작품 활동을 했다.

“특별하게 어떤 홍보 활동을 하지는 않았어요. 그저 좋아서 쓴 작품을 사진 찍어서 인터넷 공간에 올렸을 뿐인데, 운 좋게 곳곳에서 연락이 와서 좋아하는 일이 경제적 활동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으로 충분!
서예는 물론 캘리그라피에도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누구보다 애정이 깊다. 사람들이 캘리그라피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서예가 필수라는 것을 알게 되고, 실제로 적지 않은 문화센터에서는 캘리를 배우기 전 서예부터 가르치고 있는 트렌드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남 작가 역시 여러 곳에 출강하면서 이러한 부분을 강조했고, 뜻 있는 제자들도 가르치면서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캘리그라피 수준을 높이고 싶다는 마음도 가지고 있다.

2019년은 남 작가에게 특별한 한해였다. 남양주에서 목동으로 집을 옮기면서 지금의 목동서예실을 오픈했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고정비용이 필요했지만, 서예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아내에게도, 남양주에서부터 함께하는 회원들과도 함께할 공간은 필요했다.

다행히 서예실 회원과 출강 그리고 캘리 로고 디자인 등을 하면서 얻는 수입으로 운영비는 부족함이 없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만큼 남 작가의 앞으로의 목표는 특별하지 않다. 지금처럼 묵향과 커피향이 은은한 목동서예실에서 서예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은 것을 계속 열심히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