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술’ - ‘혼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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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술’ - ‘혼술’
  • 조수연 기자
  • 승인 2020.07.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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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먹는 술이 많은 것을 바꾼다

코로나19는 많은 것을 바꿨다. 이전과 이후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온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런 세태를 반영하는 현상이 벌써 나타나고 있다. 모임과 회식 등을 피하게 되면서 술을 집에서 혼자 마시는 ‘홈술’, 그리고 ‘혼술’이 트렌드이자 문화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홈술’-‘혼술’ 트렌드는 외식을 비롯한 시장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배상면주가 홈술세트 ⓒ 사진 업체 제공
배상면주가 홈술세트 ⓒ 사진 업체 제공

 

주류 매출만 상승
외식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서고, 대형 마트를 찾는 고객이 줄어들었지만 반대로 주류 판매는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홈파티와 혼술을 즐기면서 맥주, 소주는 물론 전통주, 와인까지 판매량이 늘었다. 

특히 얼마 전 정부가 주류 스마트 오더를 허용하면서 홈술 시장은 더욱 확장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음식점, 슈퍼마켓, 편의점 등은 별도 승인없이 소비자에게 휴대전화 앱 등을 이용하여 주류를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퇴근 후 혼술을 즐기는 고객층을 겨냥한 배달 전용 주류 세트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주류에 대한 온라인 판매 길이 열리면서 와인 매출도 급등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4월부터 온라인 상에서 와인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한 달 동안의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5.9%나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현상에 고무된 유통·식품업체들은 술은 물론 안주류까지 홈술족을 겨냥한 다양한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다. 

 

집에서 먹는 안주 
주류 트렌드 변화 덕분에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즉석 안주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 냉동 제품위주였던 즉석 안주는 지난해만 해도 약 7,000억 원, 올해는 상온 제품까지 등장하면서 고객들에게도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일반 메뉴에 비해 안주류는 재료를 구하는 것부터 만드는 과정이 집에서 만들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 시장에서 쏟아지는 안주 간편식은 전자 렌지에 돌리거나, 봉지를 뜯어서 그대로 프라이팬이나 냄비에 넣고 굽거나 끓이면 된다. 청정원은 상온 안주 간편식 브랜드 <안주야>에서 통마늘 모듬곱창, 매콤제육오돌뼈, 매콤껍데기, 소양돼지곱창, 통마늘 제육오돌뼈, 통마늘 매콤껍데기 등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CJ제일제당도 상온 안주 간편식 브랜드 <제일안주>를 론칭하면서 소양불막창, 순살불닭, 불돼지껍데기, 매콤알찜 등을 출시했다. 기존에 있던 비비고 등 다양한 상온 간편식 제조로 쌓아온 R&D 노하우를 적용하여 고온 살균 이후에 원재료 본연의 맛과 식감을 살리는 것이 장점이다. 

마트보다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편의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CU는 불닭왕교자, 까르보 불닭왕교자 등을 선보였고, GS25는 닭근위볶음, 곱창볶음, 돼지갈비, 막창, 닭발, 오돌뼈, 불닭, 닭볶음탕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했다. 신세계푸드도 지난달 GS리테일과 협업해 홈술족을 위한 안주류 간편식 ‘올반 한잔할래’ 신제품 3종을 출시했다. 신세계푸드와 GS25가 협업해 출시한 신제품은 스페인 대표 오리 감바스를 간편식으로 만든 올반 한잔할래 감바스, 불난마늘족발, 정통 중화요리의 풍미가 가득한 동파육 등이다. 

벨루가브루어리_벨루가패키지  ⓒ 사진 업체 제공
벨루가브루어리_벨루가패키지 ⓒ 사진 업체 제공

 

직접 만드는 술
안주류를 출시하다못해 집에서 술까지 만들 수 있도록 DIY 제품까지 등장했다. 발효기 제조기업 슬로동양평이 만든 막걸리 키트는 집에서도 막걸리를 만들 수 있도록 제작됐다. 홈술 정기구독도 등장했다. 배상면주가 포천LB가 론칭한 홈술닷컴에서는 바른 술, 바른 안주, 바른 양으로 홈술을 즐길 수 있는 홈술세트를 출시했다.

홈술세트는 느린마을막걸리 3병(1㎖), 느린마을 수제 전 1팩으로 구성됐다. <느린마을양조장>의 인기 메뉴인 김치전, 해물파전, 녹두전, 육전 중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조리와 처리가 간편한 미니 사이즈의 수제전은 한 장씩 정성으로 직접 만들어 막걸리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코로나19가 종식 되더라도 당분간 이런 트렌드는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7월부터 도입된 ‘주 52시간 근로제’ 덕분이다. 올해 4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된 ‘주 52시간 근로제’는 야근과 함께 늦게까지 술을 마시는 회식 문화에도 영향을 끼쳤다. 자신의 취향인 술을 선택하고, 그와 잘 맞는 안주류와 양도 직접 선택하여 마시고 싶은 만큼 술을 마시고, 먹고 싶은 만큼 안주류를 먹는 문화로 점점 바뀌고 있는 것이다. 나만의 공간에서 술과 안주를 마음껏 즐기는 ‘홈술’-‘혼술’ 문화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안주류 시장도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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