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대표 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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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표 노포
  • 김민정 부장
  • 승인 2020.06.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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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특집Ⅰ백년가게에서 배우다 : <창성옥> 김계수 대표

부모님 뒤를 이어 2대째 <창성옥>을 운영하고 있는 김계수 대표는 앞으로 직영점 5개까지 만들겠다는 목표와 함께 자식들에게도 가업을 물려주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아들 돌상에 국자를 올려놓을 정도로 가업의 대물림에 대한 비전이 뚜렷하다. 부모님이 함께 일하시는 게 행복해보여서 자신도 그런 모습이길 원했고, 뜻을 이뤄 아내와 함께 운영하고 있으니 아들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란 기대다.

창성옥 김계수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창성옥 김계수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취직 대신 가업
해장국 전문 <창성옥>의 아침은 새벽 6시부터다. 속을 풀려고 찾는 해장국 특성상 24시간 운영해오다가, 얼마 전부터는 밤 12시에 영업을 종료하기로 했다. 김계수 대표는 한 건물에서 부모님과 자신의 가족, 그리고 누나 가족과 함께 살면서 번갈아 <창성옥> 매장에 나가 일한다. 부모님은 재료 준비를, 누나는 인력 관리를, 김 대표는 운영과 기획, 외부 홍보 등을 맡고 있다.

“<창성옥>이 처음 있던 자리는 원래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이 살던 집이라고 합니다. 광복 후에 일본인이 살다가 나간 집은 먼저 차지하는 사람이 임자가 됐다고 해요. 그 자리에서 창업주가 해장국 전문 식당을 연 것이 1948년이고, 돌아가신 후 당시 직원이었던 어머니가 인수하셔서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1986년부터죠.“

김 대표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랐다. 중고등학교 다니던 때는 아르바이트를 했고, 대학 졸업 후 취직을 할 것인가 가업을 이을 것인가 고민하다가 결국 <창성옥> 운영을 맡기로 했다.

창성옥 ⓒ 사진 이현석 팀장
창성옥 ⓒ 사진 이현석 팀장

 

젊은 대표의 운영법 
“지금은 가게 모습이 바뀌었는데 예전에는 가게 안에 부뚜막이 있고 우물도 있었어요. 어릴 때 부뚜막에 앉아있으면 손님들이 용돈 주면서 ‘나중에 이어받아서 우리가 할아버지 돼도 네가 해장국 만들어라’ 하셨죠, 하하.”

가업을 잇기로 결심하면서 김계수 대표는 바쁘게 움직였다. 가게가 오래 가려면 이웃과 친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장상인회에서 청년단장까지 맡았다. 또한, 외부 외식경영 수업에 참여하여 가게를 오래 운영하는 사람들의 노하우를 전해 듣고 필요한 부분은 <창성옥>에 도입했다. 깍두기기계를 들여 무를 썰고 버무리는데 들인 시간과 수고를 줄여 훨씬 수월하게 일할 수 있었다.

냉장고 외에 저장실을 따로 마련해 식재료를 대량으로 구입해 단가를 낮출 수 있었다. 인테리어를 바꾸고 포장 용기를 도입한 것도 좋은 결과를 갖고 왔다. 처음에는 굳이 이런 걸 할 필요 있냐시던 부모님들도 새로 시도한 방법들이 좋은 성과를 거두자 만족하신 모습이었다. 

노포면서도 젊은이들이 가기에 부담 없도록 세련된 간판과 내력이 담긴 벽그림 등으로 젊은 고객들이 늘고 있다. 주말엔 데이트코스로 커플들이 오기도 하고, 여자들끼리 오기도 한다. 선지가 무슨 맛인가 호기심에서 온 사람들도 많은데, 처음엔 무슨 맛인가 했다가 나중엔 당긴다면서 오는 일이 많다고. 

창성옥 ⓒ 사진 이현석 팀장
창성옥 ⓒ 사진 이현석 팀장

 

백년가게로 얻은 것 
‘백년가게’는 시장상인회 소개로 신청했다. 심사가 엄청나게 까다로워서 업력 30년 이상 증빙 자료가 가장 중요한데,  건물을 부수고 다시 짓고 이 과정에서 서류상 70년을 증명할 내용이 사라져서 포기하려고 했다. 이미 각 구에 1개 있을까말까 한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터이기도 했다. 그러나 <창성옥>의 역사적 가치를 아까워한 사람들이 꼭 신청하라고 권했다. 

홍보 등의 혜택이 있다고 했는데, ‘백년가게’로 선정된 이후 방송에 맛집으로 소개 되고, 지역방송국에도 출연하는 등의 기회가 생겼다. 예상보다 홍보 효과가 있어서 자신의 얼굴을 알아보기도 하고 직접 찾아오는 고객들도 있었다. 백년가게를 이어갈 수 있도록 초중고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혜택도 있다.

<창성옥> 역시 코로나 19의 영향이 있었지만 포장 고객이 있어서 비교적 타격이 덜한 편이다. 올해 사업 방향성을 포장 판매 쪽에 두고 있었는데 이참에 앞당긴 것이 효과를 본 셈이다. 대형 마트 등에서 PB상품 의뢰가 있었지만 이왕이면 우리가 직접 만들자는 생각으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창성옥 ⓒ 사진 이현석 팀장
창성옥 ⓒ 사진 이현석 팀장

 

01. 백년가게의 자랑

1. 72년의 역사 
2. 노포이자 용산의 상징
3. 부모와 자녀 2대가 함께 일하는 모습

02. 창업자에게 바란다

고객에게 전하고 싶은 가치관을 분명히 하고,  서비스도 사람 냄새 나게끔 하면 더욱 좋습니다. 정부 지원 사업이 생각보다 많으니까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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