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이 먼저 알아야 할 장사와 사업의 차이
상태바
사장님이 먼저 알아야 할 장사와 사업의 차이
  • 김태경 Ph.D
  • 승인 2020.05.04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브랜드 식당

요식업, 식당업, 외식업, 외식산업의 뜻과 정의에 대해서 고민 중이다. 명확하기 정의할 수 있는 건 아닌데 어떻게 정의하는가에 따라 상당히 그 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행동과 생각 그리고 미래 비번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이미지 ⓒ www.iclickart.co.kr

 

오늘은 ‘장사와 사업이 어떻게 다를까?’ 문뜩 이런 생각이 들어서 네이버를 검색해 봤다.
김밥 파는 CEO 스노우폭스 김승호 회장이 이야기한 장사와 사업의 정의는 식당하는 분들에게는 이해가 쉬운 내용이다. 그에 따르면 장사는 첫째, 내 노동력으로 돈을 번다. 자기가 노동을 하지 않으면 돈을 벌지 못한다. 둘째, 내가 모든 걸 잘한다. 고객응대, 회계처리, 주방 등 다 잘하면 장사다. 셋째 동네에서 돈을 번다. 경쟁자가 제한적이다.

반면 사업은 첫째, 남의 노동력으로 돈을 번다. 노동의 구조를 바꾸어 돈을 번다. 둘째, 각 분야의 담당자들이 나보다 더 잘하게 만든다. 일의 형태를 바꾼다. 셋째, 전 세계에서 돈을 벌 수 있다. 경쟁자가 무한적이다. 역시 애매모호한 면이 많은 장사와 사업의 차이지만 나름 식당 사장님들이나 외식업 대표님들은 생각할 것이 많은 정의라고 생각된다.


사장과 대표  
사장과 대표의 차이도 애매하지만 그냥 소유개념으로 볼 수 있다. 사장은 내가 투자해서 내가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고, 대표는 투자자가 아니어도 회사 운영의 최고 책임을 맡고 있으면 대표다. 식당인 경우 주식회사가 되면 사장이 대표일 수 있지만 개인 장사면 대표라고 하면 안 되고 그냥 사장이라고 해야 정확하지 않을까? 

자기 식당에서 장사를 하는 분들은 사장님이고 그게 커져서 법인이 되고 되면 대표이사 사장이라고 해야 한다. 물론 법적인 정의는 조금 다를거다. 

우리나라의 요식업, 식당, 외식업, 외식산업(아직 정확히 정의를 못해서 다 표현 할 수도 없고 그냥 식당이라는 표현으로 대표하기로 하자)의 사장님이나 대표님들은 사세가 확장되어 사업이 되어가면서도 장사꾼의 속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내가 만나 본 우리나라의 자수성가형 기업형 식당들의 대표님들은 자신들이 아직까지도 모든 분야에서 직원들 보다 더 뛰어난 능력들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필자가 본방 사수하는 드라마 이태원 클라스에서 암으로 죽어가는 <장가> 장 회장이 오수아에게 한말 ‘노예근성’ 장 회장은 <장가>의 직원들을 노예를 다루는 보스의 관리방식으로 다루었다. 아마 많은 식당 사장님들이 지금 그런 보스가 되어 있는지 모른다. 

장가의 장 회장은 자신이 <장가>의 모든 것이고 전부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현재 우리 식당 사장님들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장사와 사업 
하지만 필자는 식당 사장님들이 사업가가 되어 주길 바란다.
아니 식당 사장노동자로 살아도 사업가의 마인드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루하루 어렵게 살아도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는 것이 호모 사피엔스인 우리의 생존법이다. 희망이 연약한 호모 사피엔스가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가장 큰 능력이다.

브랜드 식당을 연재하면서 갑자기 장사와 사업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코로나 이후 식당업에 빙하기가 올지 모른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아니 우리가 경험했다. IMF는 차라리 낭만적이었을 수도 있다고 추억할 만큼 혹독한 시련의 빙하기가 찾아 왔다. 잠시 보복적 소비기가 오겠지만 세계 경제가 언제 회복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이제 안전, 안심, 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가 높아져서 우리의 식생활문화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상상해 보지 못한 시장 상황에 놓이게 될지도 모른다. 새롭게 만나는 빙하기에서 살아 남으려면 내가 하고 있는 업에 대한 정의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내 식당의 정체성
브랜드를 만들 때 비전문가들은 콘셉트니 디자인이니 하는 말을 많이 하지만 명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최우선 되어야 한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란 나는 누구인가? 나의 정체성은 내 식당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나는 왜? 장사를 하는가? 내 식당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무엇으로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거다. 남들이 하니, 다른 분야에서 브랜드 브랜드 하니 나도 브랜드 만들고 싶고 브랜드 만들면 그냥 가치가 막 올라갈 것 같은 생각은 이제 사치고 유희다. 

식당업의 본질과 내 식당의 정체성을 먼저 확실히 확립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살아남아야 마케팅도 브랜딩도 하는거다. 마케팅이나 브랜딩을 잘해서 식당 콘셉트를 잘 잡아서 돈을 번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실제 기획력이 좋은 식당들이 돈을 많이 벌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식당중 식당은 맛이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시작이라는 걸 잊고 있는 식당들이 많다.
몇 년 반짝 인기 있는 식당이 아니라 가업이 되고 브랜드가 되는 식당을 만들고 싶다면 업의 본질부터 나와 내 식당의 아이덴티티부터 계속 고민해야 한다. 브랜드를 만드는 건 겉멋들어서 전문가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자식을 키우듯 늘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돌봐야 한다. 자식이 자기 마음대로 안 되듯 브랜드도 쉽게 되는 것이 아니다. 

 

김태경 Ph.D  식육마케터, 식육역사학자, 30년간 고기의 가치를 높이는 식육 마케터로 활동하면서 롯데 후레쉬포크 등 브랜드 돈육을 만들고, T.G.I.F에서 마케팅 팀장으로 활동하면서 찹스테이크 등 메뉴 기획을 했다. <만덕식당>, <모두의 한우>, <제주 숙성도>에 숙성기술을 전수하고 지금은 고기에 관한 역사를 찾아서 소개하는 일과 어려운 식당 재활사업, 청년 기업들 자문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 『숙성, 고기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 『대한민국 돼지산업사』, 『돼지브랜드 경영지침서』, 『삼겹살의 시작』 (2019.4월 출판예정)   e-mail pigresort@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