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과 사업가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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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과 사업가 사이
  • 김민정 기자
  • 승인 2019.12.23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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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온21> 루민 대표

고생이라곤 전혀 안 해봤을 것 같은 해사한 외모지만 속사정은 달랐다. 가수 설운도, 배우 이수진 부부의 장남인 루민은 사치와 거리가 멀고 자식들에게도 자립을 강조한 부모님 방침 때문에 용돈을 스스로 벌어야 해서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였다. 운영하는 <카페온21>처럼, 반전의 매력이 있었다.

▲ <카페온21> 루민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커피와 술을 동시에’, ‘오빠..나 소준데 오늘 우리집 beer’, ‘안주가 레알 꿀 맛탱’ 등 입간판에 써진 참신한 카피가 인기다. 지나치던 사람들은 외관이 이뻐서 한 번 보고, 입간판에 두 번 보고 호기심을 갖고 들어온다. 1층은 모자 등 빈티지 잡화도 판매하고, 2층은 LP 등 레트로 스타일에, 공간이 넓어서 느긋하게 쉬다 가기 좋은 분위기다. 푸짐하고 따끈따끈한 뚝배기파스타가 베스트메뉴인 <카페온21>의 주인장은 가수 겸 작곡가 루민이다.  글 김민정 부장  사진 이현석 팀장


낮져밤이 
<카페온21>은 상호명과 달리 카페가 아니다. 낮엔 레스토랑, 저녁엔 퓨젼포차로, 낮과 밤의 분위기가 딴판이 된다. 메뉴판도 앞뒤가 다르고, 단골층도 각기 다를 정도다. “이른바 ‘낮져밤이’라고 하죠. 낮과 밤의 분위기가 전혀 달라져서 반전 매력이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뚝배기파스타가 베스트 메뉴고, 속초까지 가서 배워온 옛날떡볶이와 구리시 장인에게 배워온 쭈꾸미 요리도 인기가 높아요.”

루민이 처음부터 외식업에 관심이 컸던 건 아니었다. 군입대를 앞두고 연예 활동을 하기엔 애매한 시간이라 고민하던 중 부모님이 운영하시던 가게를 이어받게 됐다. 군대 가기 전의 시간을 창업에 쏟기로 한 그는 아이템을 포차로 바꿔 <다함께포차차>라는 이름으로 운영했다.

옛날 드럼통 놓고 레트로풍으로 꾸며 술과 안주를 편안하고 재밌는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안주 생각이 나서 <다함께포차차>에 올 수 있도록,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맛집에서 비법을 전수받았다. 속초할머니분식집에 갔을 때는 2박 3일 머물면서 비법을 가르쳐달라고 졸랐더니, ‘젊은 친구가 끈기 있다’면서 직접 종이에 써서 알려주기도 했다고.

▲ <카페온21> 루민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성공적, 희망적, 진취적
사업은 성공적이었다. 금요일마다 트로트데이, 힙합데이 등 이벤트를 벌이고 노래자랑을 펼쳐 1등에게 안주를 제공하는 등 즐길 거리가 많았다. 루민의 머리에서는 신박한 아이디어가 샘솟았고, 장사가 잘 되면서 원대한 꿈마저 품을 수 있었다.

“<다함께포차차>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 계획도 있었습니다. 프랜차이즈 제안도 많이 왔었고요. 장사가 잘 되니까 콘셉트는 물론 이름까지 비슷한 가게들이 마구 늘어났어요. 누가 벤치마킹할 정도로 괜찮구나 싶어 기뻤지요.” 어려서부터 잘하고, 좋아했던 음악 분야에서 정점을 찍지 못한 아쉬움을 창업으로 만회할 기회였다. 한창 잘 될 무렵 군에 입대했고, 믿고 맡긴 매니저들이 기세를 잇지 못했다. 보다못한 부모님이 기울어진 매장을 다시 카페로 전환했고 그 사실을 전역한 다음에야 알았다.

카페가 난립한 이태원에 또 카페라니. 하루아침에 무너진 가게 모습에 황망했지만 이내 전열을 가다금고 레스토랑 겸 퓨전포차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러길 8개월째, 전성기 만큼은 아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11시간씩 앉아있으면서 손님이 언제 올지 모르니까 화장실도 제대로 못갈 정도였고, 지금도 잠잘 시간을 쪼개서 매장을 돌본 결과다.

 

▲ <카페온21> 루민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본업으로 본격 활동 시작
내년에는 본업인 연예 활동을 본격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가수 겸 작곡가로, 또 연기자로. 일단 유튜브 활동부터 시작했다. “불과 2년도 안 된 시간인데 전역하고 오니 방송 환경이 많이 달라졌어요. 1인 미디어 시대로 방송 대신 유튜브가 굉장히 활발해졌고 오히려 방송이 쫓아가는 상황입니다. 대본이 있고 체계적으로 움직이던 방송만 생각하면 도태될 것 같아요.

유튜브로 시작해서 점차 활동 영역을 넓혀 가려고 합니다.” 2010년 포커즈 멤버로 데뷔한 루민은 이후 7인조 보이그룹 엠파이어 멤버의 메인 보컬로 나섰고, 2014년 발매한 엠파이어 싱글 3집 ‘RUMOR’ 이후 군입대로 연예 활동을 쉬었다. 전역 후 <카페온21>을 운영하는 동시에 공동 유튜브 채널 ‘인싸월드’로, 얼마 전에는 SBS ‘더쇼’에서 피쳐링 무대를 펼치면서 본격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웹드라마, 영화 등 연기자로서도 활동할 계획이다.

“성공을 맛봤으니 창업에 대한 욕심이 있습니다. 또한, 제 본업에 대한 욕심도 크고요. 욕심이 많은 만큼 열심히 하니까 좋은 결과가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활동을 시작해도 <카페온21>은 계속 운영하면서 좋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아지트처럼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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