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되돌리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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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되돌리는 곳
  • 조수연 기자
  • 승인 2019.11.0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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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제도>

종로에 위치한 <오제도>는 오래된 2층 집을 리모델링한 카페이다. 앤티크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곳에 오면 마치 시간이 되돌아간 듯한 느낌이 든다.  

▲ <오제도> ⓒ 사진 이현석 팀장

종로의 외딴 섬
종로5가역 인근의 골목에 위치한 카페 겸 바 <오제도>는 15년 이상 비어있던 일본식 가옥을 리모델링한 곳이다. “오제도 검사가 살았던 집인데 이름은 한자를 바꾸어 삼족오의 ‘오’와 있을 ‘제’, 섬 ‘도’자를 붙었어요.” 김경민 대표는 이곳을 방문하는 고객에게 부와 행운이 따르기를 바라는 마음과, 종로의 외딴 섬처럼 꾸며진 카페의 이미지를 설명한다. 

오래 비어있던 곳이라 기울고 삭은 곳을 보수하는 작업을 거치면서도 천장의 서까래를 살리고 방의 구조도 바꾸지 않았다. 1층 벽면을 통유리로 바꾼 것 외에 건물 형태를 그대로 두었다. 직접 만든 베이커리 메뉴들이 통유리에 비친다.

오피스 상권에 둘러싸인 골목에서 <오제도>는 외부와 다른 분위기를 전한다. 입구의 철제문에는 ‘시간을 되돌리는 문’이라고 쓴 메모지를 붙여놓았다.

▲ <오제도> ⓒ 사진 이현석 팀장

앤티크 감성
복층으로 이루어진 내부는 앤티크한 느낌으로 가득하다. 꽃무늬 밥상, 다이얼 전화기, 괘종시계 등의 소품으로 구석구석 포인트를 주었다. 김 대표와 직원들이 모아온 가구와 소품들로 <오제도>를 채웠다. “할머니의 친구분께서 주신 재봉틀도 배치해두었어요. 재봉틀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보여드리니 좋아하셨습니다.”

<오제도>는 각 자리의 간격이 넓어 고객들이 여유롭게 머무를 수 있다. 1층은 자유롭고 편한 장소로 인테리어 했다. 주문하는 곳 옆에는 평상 형태로 공간을 두었으며, 1층의 각 방에는 팔레트를 분해하여 만든 수납함 겸 의자를 테이블 주위로 둘렀다. 베이커리 작업을 하는 주방도 곧 리뉴얼할 계획이다. 

2층에 있는 두 개의 방 중 첫 번째 방은 책을 읽는 도서관으로 만들었다. 밝은 빛이 들어오는 곳에서 운치 있는 독서를 할 수 있다. 황실방이라는 애칭이 붙은 두 번째 방은 아기자기한 콘셉트로 꾸몄다. 옷장 문을 떼어내고 2단짜리 좌석으로 개조해 흰 레이스를 드리운 공간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다. 복도 끝 창가 앞에 흔들의자가 있는 곳도 인기다. <오제도>는 다시 찾아와 다른 자리에 앉고, 가족과 친구들을 데리고 오고 싶은 곳이 되었다.

▲ <오제도> ⓒ 사진 이현석 팀장

인문학을 파는 곳
<오제도>에는 혼자만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세 군데 있다. 공부나 컴퓨터 작업을 하는 고객들이 이곳을 즐겨 찾는다. “일반적인 카페들이 하는 것과는 역행합니다. <오제도>는 자리도 넓고, 콘센트를 많이 넣어요. 사람들이 작업하는 모습이 좋아요. 한 고객은 여기서 논문을 끝냈는데, 그 논문도 카페 내에 비치하고 있어요.” 

반 고흐 커피, 헤밍웨어 커피, 위대한 개츠비, 상실의 시대 등 메뉴에 인문학적 요소를 넣었다. 예술가들의 전시나 플리마켓을 진행하기도 한다. <오제도>는 인문학을 판다는 슬로건을 가지고, 방문하는 이에게 위로를 전하고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장소로 기능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성화가 아닌 철학을 가지고 인테리어를 기획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문학적 사색을 공간과 결합하고, 직원들과의 팀워크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신선한 느낌을 주는 고전 문학처럼 이곳이 오랫동안 남아 좋은 영향을 주는 공간이기를 바란다. 

▲ <오제도> ⓒ 사진 이현석 팀장

오픈     2018년 10월 20일
주소     서울 종로구 대학로1길 31
점포규모     214m²(65평)
메뉴     익선동 5000원
               반 고흐 커피 13000원
               치즈케이크 5500원
               다쿠아즈 3500원

▲ <오제도> 김경민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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