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트렌드, 공유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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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트렌드, 공유주방
  • 곽은영 기자
  • 승인 2019.09.06 0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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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공유경제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 속에서 공유주방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방 설비를 갖춘 공간을 개인 창업자나 브랜드에 원하는 기간만큼 임대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인 공유주방은 초기 투자 비용을 절감시켜 창업의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모델로 국내 외식업 불황을 타개하는 새로운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에서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시범사업에 돌입하는 등 사업 장려에 나서면서 대기업 외식 브랜드와 주요 유통사도 합세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차량 공유업체 <우버>의 창업주 트래비스 캘러닉이 서울 서초구에 공유주방 <클라우드키친>을 열고 이곳에 대기업 이랜드 외식사업부가 보유 브랜드를 통해 입점하면서 더욱 이슈가 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스타트업 및 외식 전문기업이 본격적으로 공유주방 규모 확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국내 공유주방 업체 및 전문가 취재를 통해 공유경제 속 공유주방 트렌드와 시장현황, 각각의 브랜드 경쟁력, 예비창업자가 공유주방 선택 시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공유주방과 관련한 다양한 지점을 살펴봤다.   글 곽은영 기자 사진 각 업체 제공

 

What

공유주방 시장현황과 트렌드

 

공유주방이란?

공유주방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첫 번째, 구획 없는 주방을 여러 사용자가 나눠 쓰는 순수한 의미의 ‘공용’ 형태다. 두 번째, 공간을 10~13㎡(3~4평)형대로 나눠 각기 다른 브랜드가 입점해 개별 사업자 등록이 가능하도록 한 ‘개별식’ 형태다. 법적인 규제 문제로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대부분의 공유주방이 개별식 형태였지만 최근 규제가 일부 풀리고 향후 법제가 완화되면 서비스 형태가 더욱 다양화될 전망이다. 공유주방 업체는 공간 이외에 여러 옵션 및 서비스를 입점자에 제공하고 매 월 사용료 형식으로 임대를 하고 있다.

 

2018년 국내 공유주방 시장 본격화 

현재 국내에는 업계 추산 약 20개 이상의 공유주방 업체가 서울을 중심으로 빠르게 점포 확장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 공유주방 시장 형성이 본격화된 건 불과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선두업체인 <위쿡>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까지 유사업종이나 타 공유주방이 없었으나 하반기부터 ‘배달전문 공유주방’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형성됐다. 현재 <놀부> 등 프랜차이즈 업체에서도 공유경제 흐름에 맞춰 정식 배달전문 공유주방 브랜드 도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기적 경기침체·환경 변화로 배달업 성장
지속되는 불경기로 외식업 자영업자 5년간 폐업율이 80%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같은 기간 배달업은 2000% 이상 성장했다. 1~2인 가정과 맞벌이 가정의 증가, 미세먼지 일수 증가, ‘소확행’ 소비 트렌드 변화로 배달음식 수요가 커지고 있다. 앞으로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가족 형태의 변화 등으로 배달업의 성장이 예상되고, 배달전문 점포를 손쉽게 오픈할 수 있는 공유주방 플랫폼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식품 시장 성장
소비 패턴 및 물류 환경 변화로 온라인 식품 판매시장이 커지면서 공유주방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국내 온라인 식품 판매 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18조원, 배달음식은 15조원까지 성장했다. 점포가 필요없는 무점포 소매업이 각광받으며 식품제조 업체들은 빠르게 온라인으로 태세 전환을 하고 있다. 공유주방 역시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Why

공유주방 왜 인기일까?

불경기 불안감 최소화하는 플랫폼
지속되는 불경기는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자영업자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 신규창업자나 기존 프랜차이즈 창업자가 향후 매출 부진으로 사업을 종료하게 되면 창업 시 투자한 초기비용은 실패비용으로 고스란히 돌아온다. 공유주방은 이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켜 주는 플랫폼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초기 투자비용 절감으로 리스크 관리
외식업을 시작할 때 공간을 임차하고 설비를 구비하면 대략 1억원 전후의 투자비용이 들어간다. 이후에도 지속적인 임차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는 계속 발생한다. 사업의 성공여부와 관계없이 들어가는 비용이다. 공유주방은 주방 공간은 물론, 기계 및 시설, 주방 용품 등이 지원되고 1~2인 근무 주방 설계로 최소한의 인건비로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초기 투자비용이 적은 것은 ‘유동성 현금’을 확보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즉, 투자비용에 대한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사업을 키워갈 수 있는 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에 의한 최적의 상권 확보
현재 국내 대부분의 공유주방은 배달앱 사용자 및 주요 소비자 층이 모여 있는 상권을 세밀하게 분석해 위치하고 있다. 창업자는 초기 투자비용 없이 검증된 최적의 상권에서 외식업을 시작할 수 있는 데다 계약 즉시 바로 영업을 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다. 

 

변화에 최적화된 모델
공유경제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소비자 구매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온라인에서 식품과 배달음식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온라인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창업자 역시 고정된 공간에 대한 임차 필요성을 적게 느끼게 된다. 

 

TIP & TALK

공유주방 빨간불은?

 

불완전한 의미의 공유주방
국내에서 공유주방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반면, 현실적으로 법제 제약으로 완전한 의미의 공유주방은 실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최근 규제 개혁으로 공유주방을 허용한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완전한’ 의미의 공유주방, 서로 공간을 나눠 일하고 입점 업체 간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완제품을 손쉽게 판매할 수 있도록 정부의 추가 개혁이 필요하다. 지방단체 위생과에 공유주방에 대한 정보 공유와 세부 가이드라인 제공도 이뤄져야 한다. 

 

불필요한 옵션에 대한 강요
공유주방이 주목 받으면서 여러 회사가 브랜드를 신설, 이익을 추구하면서 공유주방의 순수한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된다. 일단 브랜드나 자영업자 입점 후 운영상의 문제를 잘 해결해 줄 수 있는 회사가 극소수에 불과하다. 불필요한 옵션 제공으로 입점 브랜드에 부담을 전가하는 공유주방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목된다. 

 

위생과 사고에 대한 우려
서로 공유하는 공간인 만큼 브랜드의 개별적인 위생관리와 도난, 폭력 등에 대한 위험 우려가 있다. 전체 방역 및 중대부적합 사유 등에 대한 전문 위생점검, 화재책임 보험 등의 장치를 마련하고 위생, 도난, 폭력에 대한 강경한 위약 사항을 계약 시 기재하는 등 업체에서는 리스크를 방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플랫폼에 대한 이해 부족
최근 수많은 배달전문 공유주방이 생기면서 많은 사업자가 ‘공유주방=배달주방’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혼동이 없도록 플랫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Plus Talk

예비창업자에게


Point 1. 창업 전 사업계획서를 명확히 그려라
직접 브랜드를 만들어서 배달전문 음식점을 창업하고자 하는 경우 아이템이 배달에 적합한지, 원가율은 어떻게 되는지, 위생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정확히 확립하고 적합한 공유주방을 선택해 입점해야 한다. 먼저 어떤 형태로 사업을 시작하고 확장해나갈지 사업계획을 정확히 그려야 다양한 종류의 공유주방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Point 2. 배달주방의 위생 시스템을 확인하라
배달주문을 하는 소비자들은 메뉴의 맛, 포장 및 위생 상태에 대한 조리 과정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일반 로드숍 점포보다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공유주방 업체가 어떠한 위생 관리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지 꼭 체크해야 하는 이유다. 높은 배달앱 관리 비용과 배달대행 수수료가 어느 정도인지도 확인해봐야 한다.


Point 3. 수많은 플랫폼에 대한 질문을 던져라
최근 공유주방 플랫폼이 증가하면서 체크해야 할 사항도 많아졌다. 공유주방 업체가 추가적인 강제 옵션 조항을 두지는 않고 있는지, 운영 사후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등 여러사항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선택해야 한다. 


Point 4. 선택한 모델의 한계점을 확인하라
최근 규제 샌드박스 최종 심의 통과로 하나의 주방에 여러 사업자를 등록하고 공유주방 생산 음식의 B2B유통이 가능해짐으로써 큰 어려움은 덜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할 수 없다면 배달 중심으로만 영업하는 공유주방 모델로는 매출과 수익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선택한 공유주방 플랫폼의 매출 한계와 대안을 알고 창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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