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의 이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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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그림자의 이중주
  • 정미선 기자
  • 승인 2017.10.31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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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루버월>

빛, 그림자 그리고 음악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
해가 뜨고 지는 궤도를 따라 <카페 루버월>은 다채로운 옷을 갈아입는다.
쾌청한 가을 하늘이 수놓은 파주에  따뜻한 햇살과 부드러운 카푸치노 한 잔. 공간 곳곳을 채우는 재즈의 선율과 빛이 머문 그곳은 <카페 루버월>이다.
글 정미선 기자 사진 황윤선 기자

▲ <카페 루버월> ⓒ황윤선 기자

아늑한 웅장함
파주에 위치한 <카페 루버월>은 205㎡(62평) 대지 위에 지어진 66.12㎡(20평)의 3층 건축물이다. 기둥에 무게중심을 두고 태양의 궤도를 따라 루버 (긴 막대) 즉, 커튼형태로 만들어져 ‘루버월’이라 불린다. <카페 루버월>은 곡선은 루버 사이로 빛이 들어올 때 공간만의 명확한 색을 드러낸다.
 

▲ ▲ <카페 루버월> ⓒ황윤선 기자

빛의 궤도를 따라 낸 창과 루버 틈새로 들어오는 빛이 내는 그림자는 공간의 영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66.12㎡(20평)이라는 작은 규모와 열에 취약한 곳에 위치한  <카페 루버월>은 열 차단과 동시에 해가 낮게 떴을 때는 조명으로, 높게 뜰 때는 그늘을 만든다.

이런 특이한 구조를 가진 <카페 루버월>은 설계만도 4년이 걸린 건축물이다. 2016년 한국건축가협회 우수건축물로 선정돼 건축학도들이 탐방을 오는 이 곳은 AND건축사무소 이태경 건축가가 서향이 강한 지형 특성을 고려해 더위에 강한 구조로 설계했다.

▲ <카페 루버월> ⓒ황윤선 기자

카페 내부로 들어서면 총 3층으로 이뤄진 구조로 한 쪽 천장을 최대한 높게 올리고 2~3층은 주거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높은 카페 천장 한 켠에 돌출부분이 주거공간의 침대 겸 의자로 활용해 상업공간과 주거공간에도 특별한 공간 포인트로 활용했다. 2층으로 오르면 주거 공간과 2~4명 정도가 앉아 카페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자리가 있는 이곳은 연인들의 지정석으로 불린다.

2~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노출 콘크리트로 이뤄졌고, 카페 인테리어 곳곳에는 돌, 나무 등 재료 본연의 특징을 살렸다. <카페 루버월>은 해체주의 건축물로 전형화된 기존의 틀을 벗어나 파격적 양식으로 테이블과 체어에도 그 곡선을 살려 음의 자유로움을 더해 음악카페를 표방하고 있다.

▲ ▲ <카페 루버월> ⓒ황윤선 기자

자연과 삶을 관통하다
파주 원룸촌 한 켠을 지키는 <카페 루버월>.
원룸촌 상가 중 가장 작은 규모지만 루버월은 멀리서도 한 눈에 들어온다. 조용하고 높은 건물이 없어 넓은 하늘과 어우러질 수 있는 장점과 파주의 현대적이고 미래적인 느낌을 더해 그 유니크함이 돋보인다. 이를 보기 위해 건축학도, 문화예술종사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파주를 찾는다.
하늘은 현대적이고 도시적인 외부와 어우러지고, 내부는 빛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설계했다. 자연과 인간의 삶을 하나로 연결하는 이곳은 비가 오는 날에는 비 내리는 정경을 다각도에서 볼 수 있다.

다양한 매력을 가진 <카페 루버월>은 낮에는 빛과 그림자, 밤에는 어두운 밤하늘에 반사된 우주공간을 연상시킨다. 내부 곳곳의 조명은 밤 풍경을 공간에 담아 작은 벽에서 밝히는 조명들은 밤하늘의 별을 표현해 공간의 디테일을 활용했다.
자연과 융화되면서도 공간 활용도를 높인 <카페 루버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일반 카페와는 달리 자연의 변화를 장점으로 승화시킨 매력적인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 <카페 루버월> ⓒ황윤선 기자

시각적 선율
<카페 루버월>의 3층 높이 천장은 마치 큰 바위 두 개 사이로 빛이 들어오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때문에 원시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루버가 만든 오선지 위에 소품들이 유독 시각적인 음율

을 더해  더욱 다채롭게 공간을 완성하고 있다.

조망, 음악의 기능을 살린 공간인 만큼 김 대표는 <카페 루버월>을 찾는 고객들을 위한 재즈음악을 직접 CD로 선별해 점포를 채운다. 재즈 선율이 울리는 <카페 루버월>은 음악 카페의 아이덴티티가 잘 묻어나 있다. 세월이 흘러도 유일한 건물을 짓고 싶다는 꿈을 이뤄낸 공간 <카페 루버월>. 한국건축가협회에서 ‘루버월은 답이 아닌 질문이다’ 평을 받은 이유는 전형적인 틀을 벗어나 새로운 공간의 길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카페 루버월>이 오픈한지 1년 반이 지난 지금, 김 대표는 평생 만나지 못할 각 계 인사들을 만나볼 정도로 그의 인생은 <카페 루버월> 이전과 이후로 인생이 나뉜다고 말한다. 앞으로 <카페 루버월>에 울려 퍼지는 하우스 콘서트를 기대해 본다.

▲ <카페 루버월>김성수 대표 ⓒ황윤선 기자
▲ <카페 루버월> ⓒ황윤선 기자


















오픈  2016년 4월
주소  경기 파주시 안개초길 18-4 1층
전화  070-7795-9025
영업시간  매일 11:00 ~ 22:00
점포규모  66.12㎡(20평), 25석
메뉴  아메리카노 3000원, 카푸치노 4000원, 파니니샌드위치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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