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라와라> '갑질' 논란, 본사 "공급가 낮추겠다"
점주협, "가져간 부당이익 돌려줘야"
주점 프랜차이즈 <와라와라>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협의회간의 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와라와라> 가맹점주협의회는 2월 들어서 가맹본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소송 내용은 가맹본부가 지난 5년간 부당하게 챙긴 술 공급마진을 돌려달라는 것이다. 가맹점주협의회는 소송 외에도 공정거래위원회에 가맹본부의 ‘갑질’을 알리겠다는 입장이다.
▲누적된 갈등 결국 ‘폭발’
<와라와라> 가맹본부와 가맹점주협의회의 갈등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맹점이 늘어남에 따라 가맹본부가 앞으로는 맛의 통일화를 이루겠다며 가맹점에 공급하는 식자재의 가공 수준을 높이기 시작했다.
가맹점주협의회는 “맛의 통일화를 이루겠다는 말은 곧 앞으로는 가맹본부가 수익을 더 가져가겠다로 해석하면 된다”며 반발했다. 손질해서 개별 포장을 하고 완성된 양념을 팩에 넣어 공급하는 식으로 식자재의 가공 수준이 높아지면 공급 가격도 높아지게 마련이다. 가맹점주협의회는 공급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졌다고 주장한다.
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공급가격이 지나치게 높다. 예를 들면 4000원에 공급하는 식재료가 있는데 가맹점주가 사입하면 2600원에 살 수 있다. 이런 품목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몇 년간 계속된 갈등은 지난해 10월 26일에 폭발했다. 이날 오후 2시에 가맹점주협의회가 가맹본부에서 유재용 대표이사와 만나기로 되어있었다. 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유재용 대표이사가 중국에 출장가서 나올 수 없다고 당일 정오께 가맹본부 관계자가 통보했다. 점주들은 흥분했고 법정 다툼까지 가는 계기가 됐다.
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임원이 나와서 대화 없이 가맹본부 입장만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대표가 중국에 갔다는 말도 믿을 수 없었다. 그렇게 약속을 어기니까 점주들도 화가 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나도 다른 브랜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해 봤다. 여기처럼 모든 채소까지 가맹본부 식재료를 강요하는 곳이 없다. 값도 너무 비싸다. 가맹본부는 식재료를 많이 사니까 ‘바잉파워’가 있는데 개인 점주가 사는 가격보다 터무니없이 높으면 되겠나. 술도 지정 업체 물량만 받게 강제하니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가격에 사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가맹사업 초기에는 가맹본부 지정품이 적었고 나머지는 사입이 자유로웠다. 이제는 모든 물품은 가맹본부에서 구입한다고 (계약서에) 명문화하고 있다. 요즘 보통 2년 마다 재계약하는데 불리한 조건을 일방적으로 제시한다. 그러면 그 상황에서 거부 못한다. 원래 이렇게 한다. 관행이다 이러는데 반박을 못한다”라고 털어놨다.
▲가맹점주협의회 참여율 높아
<와라와라>의 100여개 점포 중에 가맹점은 86여개다. 가맹점주협의회에 참여한 가맹점은 80개 정도다. 5~6개 빼고는 다 참여했다는 얘기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주들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가맹본부가 점포 한 곳의 식자재 공급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물류 공급이 중단된 가맹점은 모든 품목을 직접 구매해야 하므로 불편함을 겪게 된다.
“왜 이렇게 가맹점주협의회 참여율이 높겠나. 한 마디로 다른 주점 브랜드보다 점포당 평균 매출이 높은데 가맹점주의 수익은 오히려 적기 때문이다. 지금 물류가 끊겨서 개인 사입하는 점주도 불편할 뿐이지 구입 비용은 현저하게 줄었다고 하더라.” 가맹점주협의회 활동에 대한 설명이다.
그렇다면 <와라와라> 가맹본부의 입장은 어떨까. <와라와라> 가맹본부는 공급가격에 대한 이견이 있을뿐 ‘갑질’이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가맹본부의 핵심 관계자는 “갑질이라는 표현을 쓸 만한 상황이 아니다. 다른 일부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달리 와라와라는 인테리어 공사비를 부풀리고 리뉴얼을 강요하는 행위를 일체 하지 않는다. 다만 식자재 납품비용에 이견이 있는 상황”이라며 “프랜차이즈 사업의 특성상 가맹본부의 물류마진은 불가피하다. 더구나 마진의 상당 부분이 마케팅 비용으로 지출돼 가맹점의 수익 증대에 기여했다. 현재 가맹점주협의회와 새로운 단가 책정을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점주협, “공급가 비싼데 이익 어디로 가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라와라>의 내부 갈등은 쉽게 가라앉을 분위기는 아니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주협의회 간에 좁혀지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다. 가맹점주협의회는 소송을 통해 “지난 5년간 술 판매로 얻은 부당한 이익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가맹본부는 “양쪽이 논의해 식자재 공급단가를 조절할 수는 있지만, 받았던 돈을 돌려주는 소급 적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표정이다.
<와라와라> 가맹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유재용 대표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본다. 주로 외국에 머물고 가끔 한국 들어오지만 점주들을 안 만나고 피한다. 가맹본부가 챙긴 수익이 그나마 가맹본부 직원들에게 갔다면 억울하지나 않겠지만 직원들 말을 들어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우리 점주들은 직원에게 잘해주고 싶어도 못해준다. 얼마 전에 고생했던 홀 담당 직원을 (내보내고) 알바를 쓰는데 속상하다”라고 말했다.
<와라와라>와 <군반장>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주)에프앤디파트너는 2006년 2월 설립됐다. 2014년 재무재표상 매출액은 301억 6512만원이었고, 순이익은 12억 8715만원이었다. 이중에 상품매출은 237억 3284만원이고, 상품매출원가는 160억 4519만원이다. 재무재표상 배당성향은 15.54%, 금액은 2억원으로 순이익에 비해 무리한 수준은 아니었다. 유재용 대표이사의 지분율이 35.35%이므로, 그가 대표이사 연봉 외에 기업경영으로 벌어들인 합법적인 돈은 5600만원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