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CEO]시스템이 만든 도약..백푸드의 성장 전략
(주)백푸드 백일철 대표
구조 전환과 시스템으로 만든 지속 성장
영업 현장에서 쌓아온 성과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출발한 ㈜백푸드 백일철 대표는 개인 역량 중심의 구조를 넘어 시스템 기반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택했다. 22년간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과 도전, 그리고 과감한 투자를 거치며 성장의 방향을 재정립한 그는, 2019년 설립한 ㈜백푸드를 계육·돈육·우육 등 축산물 가공·유통에 특화된 식품 전문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보다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백일철 대표를 만나, 그의 경영 철학과 운영 전략, 그리고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글 성은경 기자 사진 가호스튜디오
22년 현장이 만든 확신, 경쟁력은 ‘설계’에 있다”
2004년 외식업 현장에서 식당 실무로 첫발을 내디딘 백일철 대표는 대형 케이터링 업체와 종합식품기업 영업사원을 거치며 22년간 외식 산업 전반을 경험해왔다. 생산·가공·유통·외식 현장을 아우르는 전 밸류체인을 직접 겪으며 그는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외식·급식 시장에서 육가공 유통 기업의 경쟁력은 물량이나 가격이 아닌 ‘구조’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창업으로 이어졌다. 그는 2018년 백푸드를 설립하고 2019년 법인으로 전환했으며, 2023년 1월 신공장을 준공해 생산 기반을 구축했다. 단순 유통을 넘어 육류 가공 역량을 강화하고, 데이터 기반 맞춤형 대량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이는 기존 유통 중심 기업과 차별화되는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
그의 커리어에서 전환점은 2015년 육가공 업체 영업사원 시절이었다. 당시 뛰어난 실적을 기록했지만, 동시에 구조적 한계에 대한 고민도 점차 깊어졌다. “성과는 있었지만, 내가 직접 움직이지 않으면 유지되지 않는 구조라는 한계를 느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결국, 그는 안정적인 수익을 뒤로하고 회사를 떠나 사업에 전념했다. 법인 전환 이후 빠른 성장을 이뤘지만, 단기 성과보다 지속 가능한 구조 구축에 더 집중했다. 22년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은 지금도 백푸드의 방향성을 이끄는 핵심 자산으로 작용하고 있다.
“150억 투자 결단… 생산·물류 이원화로 판을 바꾸다”
지속 가능한 구조를 고민해온 그의 선택은 결국 ‘공간’과 ‘시스템’의 재설계로 이어졌다. 초기 사업 환경은 매우 열악했다. 2018년, 지하에 위치한 월세 150만 원 규모의 공장에서 출발한 백푸드는 작업 공간 36.36㎡(11평), 냉장·냉동 시설 49.6㎡(15평)에 불과한 협소한 환경에서 생산과 보관, 출하를 동시에 처리해야 했다. 백 대표는 “리프트로 물류를 이동시키며 모든 공정을 한 공간에서 돌려야 했다”며 “결국 빠른 회전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물량이 늘어날수록 이 같은 방식은 명확한 한계에 부딪혔다. 생산과 물류가 얽힌 구조에서는 효율을 높이기도, 추가 확장을 도모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구조 개선을 위한 결단을 내렸다. 생산과 물류를 분리하는 이원화 전략을 도입하며, 사업 구조 전면 재편에 나선 것이다. 이 전략의 첫 결과물이 2023년 1월 준공된 석남동 제1공장이다. 총 90억 원이 투입된 이 공장은 토지·건물에 약 60억 원, 설비에 약 30억 원이 들어갔다. 단순한 시설 확장을 넘어 생산 효율과 동선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한 전환점이었다. 여기에 멈추지 않았다. 백푸드는 2026년 7월 착공을 목표로 제2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약 150억 원 규모(토지·건물)와 70억 원 수준의 설비 투자가 예정된 이 공장은 2027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직 추정 단계이지만, 향후 2032년에는 약 500억 원 규모의 제3공장(설비 약 100억 원 포함)까지 구상하며 장기적인 성장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
그는 “짧은 시간 안에 큰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진입장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대기업도 쉽게 따라오기 어려운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었다”고 설명했다. 신공장은 닭을 비롯해 돼지와 소까지 처리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춘 복합 가공 시스템으로 구축됐다. 향후 확장을 고려해 일부 공간을 비워두는 등 장기적인 성장까지 염두에 둔 설계가 반영되었다. 백 대표는 “생산, 물류, 완제품까지 전 과정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경쟁력이 생긴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컨트롤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백푸드는 선제적인 투자와 구조 혁신을 기반으로 시장 내 입지를 빠르게 다져가고 있다. 다만 그는 지금을 ‘완성’이 아닌 ‘과정’으로 바라본다.
오픈형 급식 시장 공략 본격화
생산과 물류를 분리한 구조 개편 이후, 백푸드는 단체급식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관공서와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납품을 확대하고 있으며, 특히 구로공단 등 오픈형 급식 시장에 전략적으로 집중하는 모습이다. 폐쇄형 급식 시장이 이미 포화 단계에 접어든 반면, 오픈형 시장은 다양한 사업자가 경쟁하는 구조 속에서 유연한 진입과 확장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와 동시에 내부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2022년 ‘육계 절단 장치’ 특허를 통해 가공 기술의 차별화를 확보했고, 2023년에는 축산물가공업·식육 가공업·식육 포장처리업 전 부문에서 HACCP 인증을 취득하며 품질 관리 체계를 고도화했다. 이어 2025년 ESG 경영수준확인서(B등급)를 획득하며 지속 가능 경영 기반도 마련했다. 이러한 전략은 매출 구조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현재 매출의 대부분이 오픈형 단체급식 거래처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수도권 직배송 시스템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하고 있다. 일부 군납을 병행하고 있지만, 사업의 중심축은 단체급식 시장에 맞춰져 있다.
“거래를 지속시키는 세 가지 조건”
백 대표는 단체급식 사업의 본질을 ‘기본’에서 찾는다. 그는 “가격, 품질, 배송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거래는 지속될 수 없다”라며 “이 세 요소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구조가 곧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신뢰는 시스템에서 나온다.”라고 덧붙였다. 제품 구성 역시 시장 수요에 맞춰 균형 있게 운영되고 있다. 현재 취급 비중은 닭과 돼지가 각각 45%, 소고기가 10% 수준으로, 특정 품목에 치우치지 않는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조직 또한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 임직원 수는 40명을 넘어섰으며, 창업 초기부터 함께해온 핵심 인력들이 조직의 중심을 잡고 있다. 백 대표는 “회사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라며 “단순한 인원 확대보다 조직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각자가 자신의 역할에 의미를 느끼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사람과 시스템이 함께 작동할 때 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람을 남기는 방식, 교육과 기준”
사업이 성장 궤도에 오르기까지, 백 대표가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의외로 ‘직원 관리’였다. 특히 초기 조직에서는 인력 확보와 유지 자체가 쉽지 않은 과제였다. 그는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채용도 어렵고, 인력이 정착하기까지의 변동성도 크다”며 “결국 조직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일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고 돌아봤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선택한 해법은 단순했다. 반복적인 교육과 기준 정립이었다. 초기에는 교육과 인수인계까지 직접 맡아야 했다. 하지만 이 과정은 오히려 조직 운영의 기준을 세우는 계기가 됐다. 무엇이 반드시 필요한지, 어떤 과정이 비효율적인지를 구체적으로 구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경험은 곧 업무 체계의 표준화로 이어졌다. 그는 “시간이 오래 걸리던 작업을 줄이고, 불필요한 공정을 과감히 제거하는 데 집중했다”며 “이력 관리와 프로세스 정리를 통해 업무 효율을 높여갔다”고 설명했다. 대표의 역할에 대한 기준 역시 이 과정에서 명확해졌다. 그는 “모든 실무를 직접 할 필요는 없지만, 전체 흐름을 이해하고 있어야 조직을 설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업 판단에서도 원칙은 분명하다. 그는 “중요한 것은 최상의 시나리오가 아니라 최악의 상황을 견딜 수 있는지”라며 “리스크를 보는 기준이 있어야 지속 가능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데이터로 재편한 운영 방식”
이러한 운영 철학은 시스템 혁신으로 구체화됐다. 현재 백푸드는 서울·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약 800여 개 고객사와 거래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국내 10여 개 도계장과 협력해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HACCP(식품 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 기반의 위생 관리 시스템을 통해 원물 입고부터 가공, 포장, 출고까지 전 공정을 통합 관리하는 것도 특징이다. 최근에는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고, 물류 효율화를 위한 자체 배송 ‘백푸드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며 운영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비효율 요소를 직접 개선해온 결과다. 특히 물류 영역에서는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다. 과거 한 달 가까이 걸리던 배송 인수인계 과정이 현재는 3일 이내로 단축됐다. 그는 “이전에는 사람이 모든 과정을 기억하고 전달해야 했다면, 지금은 시스템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고 설명했다. 조직 운영 방식 역시 시스템 중심으로 재설계됐다. 명확한 목표와 보상 체계를 도입해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강화하고,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와 실질적인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백 대표는 “회사는 사람이 움직이지만, 성장은 시스템이 만든다”며 “결국 지속 가능한 기업은 사람과 시스템이 균형을 이룰 때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시세·품질을 읽는 힘, 경영자의 판단력”
조직과 시스템이 자리를 잡을수록, 경영자의 역할은 더욱 분명해진다. 축산물 유통업의 특성상 시장 상황을 읽고 판단하는 능력이 곧 경쟁력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백푸드는 닭·돼지·소 전 품목을 다루며 국내 주요 도계장과 한돈 브랜드, 수입육 시장까지 폭넓게 대응하고 있다. 특히 시세 변동성이 큰 축산물 시장에서는 단순한 운영 능력을 넘어 ‘판단력’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백 대표는 “도계와 한돈, 수입육은 시세 변동성이 크다”며 “대표는 이러한 흐름을 읽고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백푸드는 기존 B2B 중심 구조를 기반으로 소비자 시장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현재 B2C 브랜드 론칭을 주비 중이며, 첫 제품은 돼지 삼겹살을 중심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백 대표는 “지금은 선택과 집중이 중요한 시기”라며 “단체급식 중심의 안정적인 기반은 유지하되, 소비자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B2B(기업 간 거래)에서 다져온 구조적 경쟁력과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백푸드가 B2C(소비자 대상 거래) 시장에서도 어떤 성과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공존·공영..사람과 미래에 집중”
B2B와 B2C를 아우르는 확장 전략 속에서도, 백푸드가 놓치지 않는 핵심은 ‘함께 성장하는 구조’다. 협력사와의 관계 역시 단순한 거래를 넘어 공존과 공영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백 대표는 “상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협력사가 함께 성장해야 우리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철학은 향후 사업 계획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현재 제2공장은 유탕 및 가열 공정까지 확장이 가능하도록 설계됐으며, 향후 제3공장은 업소용 밀키트 생산과 단체급식의 프랜차이즈화를 목표로 구상 중이다. 그는 “제3공장에는 약 5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조 단위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의 외형 성장과 더불어 사회적 책임에도 힘을 싣고 있다. 백푸드는 2023년부터 다문화 가정 아동을 지원하는 단체에 정기 후원을 이어오고 있으며, 지역 청소년을 위한 장학 사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백 대표는 “기업은 이익을 넘어 사회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며 “브랜드에는 반드시 그에 걸맞은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철학은 기록으로도 이어졌다. 그는 ‘단체급식의 역사’라는 저서를 통해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과 산업에 대한 통찰을 정리했다. 이는 개인의 경력을 넘어 업계 전반의 이해를 공유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마지막으로 그는 백푸드의 방향성에 대해 분명한 목표를 제시했다. “누구나 들어오고 싶은 회사, 그리고 오래 함께하고 싶은 조직을 만드는 것이 또 하나의 목표”라며 “결국 가장 오래 가는 기업은 사람을 중심에 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사람과 시스템, 그리고 시장을 읽는 전략까지. 백푸드는 지금, 성장을 넘어 ‘지속 가능한 구조’를 완성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백일철 대표가 그려가는 다음 단계의 모습이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