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정책제언] 가맹사업법 개정이 던진 질문, 해외진출은 얼마나 투명한가
공정거래위원회가 2026년 1월 28일 「가맹사업법 시행령」 및 「정보공개서 표준양식 고시」 개정안을 입법·행정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정보공개서를 가맹점 생애주기(개설–운영–종료) 중심으로 재편하고, 생존율·장기 운영 비율·평균 영업위약금 등 핵심 정량지표를 강화하는 내용과 함께, ‘가맹본부의 해외 진출 현황’을 공시 항목에 포함하는 방안이 담겼다.
맥세스컨설팅은 2019년부터 「프랜차이즈 산업통계현황」을 통해 해외 진출 여부를 공시 및 산업 통계 체계에 명확히 반영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정책 제언해왔다. 해외 진출은 단순한 외형 확대가 아니라, 본부의 자원 배분 구조와 전략 방향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해외 진출 국가, 해외 점포 수, 최초 진출 연도를 정보공개서에 기재하도록 한 이번 조치는 해외 확장을 선택적 홍보가 아닌 공적 공시의 영역으로 편입시킨 제도적 진전이라 할 수 있다. 그간 산업 현장에서 제기돼 온 문제의식을 제도 개선의 틀 안에 반영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된다.
해외진출, ‘성장 전략’인가 ‘신뢰 리스크’인가
프랜차이즈 본부의 해외 진출은 분명 전략적 행보다. 브랜드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장기적 성장 기반을 확보하며,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 성과를 거둔 브랜드는 국내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이미지를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국내 가맹점사업자의 시각은 다를 수 있다.
해외 진출이 본부의 자금·인력·마케팅 자원을 분산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경우, 국내 가맹점주는 다음과 같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 국내 마케팅 지원 축소 우려
- 슈퍼바이징·교육 등 운영 지원 약화
- 해외 사업 손익 구조의 불투명성
- 국내 가맹점 로열티가 해외 진출 자금으로 활용되는지에 대한 의문
- 해외 성과에 대한 이익 공유 구조의 부재
자칫 “우리가 키운 브랜드인데 본부는 해외에만 집중한다”는 상대적 박탈감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단순한 감정 문제가 아니라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신뢰관계의 구조적 균열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해외 진출 현황이 핵심 공시 항목에 포함된 것은 이러한 잠재적 갈등 요인을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그러나 ‘현황 공시’만으로 충분한가
현재 예고안은 해외 진출 국가, 점포 수, 최초 진출 연도 등을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중요한 출발점이지만, 가맹점주 보호 관점에서 보면 아직 보완의 여지가 있다.
맥세스컨설팅은 2019년부터 「프랜차이즈 산업통계현황」을 통해 다음과 같은 정책 제언을 지속해왔다.
해외 진출 여부는 단순 참고 정보가 아니라, 가맹본부의 자원 배분 구조와 경영 전략 방향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이므로 보다 구체적이고 정량적인 공시가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다음 항목의 단계적 공시를 제안해왔다.
- 해외 진출 여부 및 진출 국가(지역)
- 진출 브랜드 수 및 해외 매장 수
- 해외사업으로 인한 연간 매출 및 손익 실적
- 해외 진출에 사용된 자본의 출처
- 해외사업이 국내 가맹사업에 미치는 파급효과 및 연계 전략
이러한 정보가 정량적 형태로 공개될 때, 가맹희망자와 기존 가맹점주는 다음과 같은 판단을 할 수 있다.
- 해외 사업이 성장 동력인지, 재무 리스크 요인인지
- 국내 사업과 해외 사업 간 자원 배분의 균형은 어떠한지
- 해외 성과가 국내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연결되는 구조인지
즉, 해외 진출 공시는 ‘홍보자료’가 아니라 ‘경영 투명성 지표’로 기능해야 한다.
정보공개서의 진화, ‘공정성 인식’을 높이는 방향으로
프랜차이즈 산업의 본질은 계약이 아니라 신뢰의 연속성에 있다. 가맹본부가 전략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자원의 흐름을 설명하며, 해외 확장이 국내 가맹점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제시할 때 가맹점주의 공정성 인식은 높아진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정보공개서를 ‘요약본 중심, 핵심지표 중심’으로 재구성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조치다.
그러나 해외 진출 항목이 실질적인 신뢰 회복 장치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 현황 공개를 넘어 재무적·전략적 연계성에 대한 설명 의무까지 단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책의 다음 단계는 ‘전략 공시’다
가맹산업은 이미 국내 포화 단계를 넘어 글로벌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 이제 질문은 단순하다.
- 해외 진출을 막을 것인가? → 아니다.
- 해외 진출을 투명하게 관리할 것인가? → 그렇다.
정보공개서에 해외사업 관련 정량지표와 자본 출처, 국내 사업과의 연계 전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규제가 아니라 신뢰 인프라 구축이다.
해외에서 성공하는 브랜드일수록, 국내 가맹점과의 신뢰 구조를 더욱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그 출발점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이를 어떻게 ‘산업 표준’으로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후속 논의다.
프랜차이즈 산업의 지속가능성은 ‘성장 속도’가 아니라 ‘정보의 투명성’에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