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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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의 가치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7.09.21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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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전통주연구소 조태경 소믈리에
▲ (사)한국전통주연구소 조태경 소믈리에 ⓒ 사진 김효진 기자

석탄주, 하향주, 자희향 등 다소 생소한 이름만큼 맛과 향도 새로운 전통 술. 
자희향을 맛본 후 인생의 방향이 바뀐 조태경 소믈리에는 우리 전통술을 빚는 것은 물론 강의와 다양한 문화 활동을 연계해 나가며 전통술을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꽃향기 나는 술
쌀, 전통누룩, 물 등 자연재료만을 사용해 만드는 술이 있다. 수작업해야 하는 정성과 시간을 들여야만 빚을 수 있어 더 특별한 전통주. 이러한 한국 전통술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연구하고 알리는 사람이 있다. (사)한국전통주연구소 술 빚는 여자 조태경 소믈리에다. 그녀가 처음 술과 인연을 맺은 건 지인의 소개로 달콤하고 부드러운 와인에 빠지게 되면서 부터다. 이후 와인 수입사에서 수입관리에서부터 기획, 관리, 강연, 소믈리에 등 다양한 활동을 해나간다. 그런 그녀가 전통주에 입문하게 된 이유가 있다. 

바로 한국의 1세대 술이라 불리는 자희향을 맛본 것이다. 와인 수입회사에서 일하며 술과 어울리는 음식과 관련한 전문적 기반을 넓혀가기 위해 한식, 일식, 바리스타 등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한 그녀는 급기야 숙명여대 전통식생활문화전공 수업을 듣게 된다. 그때 (사)한국전통주연구소의 박록담 소장을 만나 술에서 과실과 꽃향기가 난다는 다소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듣는다. 전통주라고 생각하면 흔히 구수한 누룩을 떠올리게 마련이거늘, 어떻게 꽃향기가 난다는 건지 궁금함을 참지 못한 그녀는 직접 주점을 찾아가 자희향을 맛봤다.

그리고 발걸음이 휘청거릴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다양한 향을 머금은 와인과 비교해 시원하게 다가오는 과일향은 너무나 새로웠다. 이후 그녀는 (사)한국전통주연구소 박록담 소장을 찾아가 본격적으로 술을 빚게 된다.

 

술을 통해 할 수 있는 일
조태경 소믈리에는 한번 마음먹은 일은 계획적으로 추진하는 스타일이다. 항상 겸손함을 바탕으로 자신이 속해있는 분야에 깊이 파고들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몇 년 동안 술을 빚고 다양한 강의를 하며 느낀 것은 아직 전통 술에 관한 인식이 부족할뿐더러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때문에 대외적인 활동을 하기보다 더욱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혼자 고군분투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대중들에게 전통 술에 대해 더 널리 알리고 소통하기 위해선 여러 활동이 필요했다. 지난해 그녀가 제7회 국가대표 전통주 소믈리에 경기대회에 참여해 금상을 거머쥐게 된 것도 이런 생각에서 기인한 것이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각 지역에 명인들이 소통할 수 있는 활로를 만들고, 그를 통해 술의 외적인 정보뿐만이 아니라 술의 역사와 문화, 의미를 나누고 싶은 것이다. 

한편 그녀는 (사)한국전통주연구소를 통해 1년에 4번, 각 계절에 맞는 계절주를 알리기 위한 일환으로 하동, 연천, 남원, 나주, 담양 등등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문화 활동을 펴오고 있다. 현재는 (사)한국전통주연구소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도움을 얻어 재능기부를 펼치는 중이다. 농어촌을 찾아가 함께 술을 빚고 시음도 하며 다양한 문화 활동과 연계해 의료적인 부분부터 음악공연, 교육 등 여러 가지로 돕고 있는 것. 이렇듯 술을 빚으며 때론 강사로, 때론 소믈리에로 나아가 문화 활동의 기획까지 쉴 틈 없이 활동하고 있다.

 

세계적 활로 뚫기
(사)한국전통주연구소에서는 다양한 술 빚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강의가 많이 개설돼 있다. 워낙 이름도 어렵고 종류도 많아 나열하기도 힘들지만 직접 술을 빚고 오랜 시간 끝에 맛보는 술은 그 감회가 남다르다고 한다. 때문에 각 지방은 물론 제주도에서까지 강의를 듣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이외에 일일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외국인들의 방문도 줄을 잇고 있다. 상업적인 것보다는 한국 전통술을 알리고 교류를 통해 발전해 나가고 싶어 하는 조태경 소믈리에. 
그녀는 최근 새로운 꿈이 생겼다. 2015년 초청돼 다녀온 인도의 슬로우푸드 행사에 참가했을 때 전통술을 맛본 전 세계 100여개국의 사람들이 한결같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 것. 그래서 추후에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 진출해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한국의 술을 알리고 개인적으로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가진 주점을 오픈하고 싶다. 그의 전통술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열정이라면 세계적인 활로를 활짝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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