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의 프랜차이즈 죽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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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의 프랜차이즈 죽이기?
  • 임나경 편집국장
  • 승인 2017.08.15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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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훈 주임교수 세종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프랜차이즈 MBA

새 정부가 들어섬과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 프랜차이즈 업계에 곪았던 문제들이 속속 터지면서 사회이슈가 되고 있다. 급기야 정부가 프랜차이즈 갑질 근절 대책까지 발표하고 나서  프랜차이즈업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에 쏟아지는 비난에 반기를 든 업계 전문가가 있다. 그는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직시하지는 못하고, 프랜차이즈 업계를 마치 마녀사냥 하듯 내몰고 있다며 우려했다. 물론, 프랜차이즈 업계의 잘못된 관행과 CEO의 자질문제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 이성훈 주임교수 세종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프랜차이즈 MBA

 

프랜차이즈, 자성의 목소리… 위기관리 능력은 F점 
“프랜차이즈업계가 30년 넘게 사기꾼 집단쯤으로 치부돼 욕을 먹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업계 역시 타성에 젖어 여전히 제정신을 못 차리고 있기도 하고요. 일단은 일차적인 책임은 프랜차이즈 업계의 책임입니다. 또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태를 통해 프랜차이즈 기업과 협회의 위기관리 능력이 얼마나 뒤쳐져 있는지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프랜차이즈 기업의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이를 대응하는 기업과 오너들의 모습이 진정성 부족과 내용빈약, 타이밍을 놓치는 등 각종 이슈에 뒷북치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물론, 일차적으로 프랜차이즈 기업의 오너들이 백번 잘못했지만, 이에 대한 신속한 위기 대응 능력이 부족했다는 것.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Contents(사과내용), Attitude(태도), Timing(타이밍)이 뒤따랐어야 한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일련의 사태를 통해 Contents가 부족했을 뿐만 아니라 불량한 자세로 일관하는 등 Attitude가 부족했으며 상황파악을 못하고 Timing을 놓쳤다고 한다. 이를 놓치는 사이 프랜차이즈 사태는 급속도로 불길을 타고 ‘건널 수 없는 갑질’이 되고 말았다. 

그동안 프랜차이즈 업계는 시장이 영세하니 산업을 육성시켜달라는 목소리만 드높였을 뿐, 정작 자신들의 프랜차이즈 시스템과 가맹점주를 위한 상생에는 뒷전이었다. 이 교수는 또 이는 프랜차이즈 본부만의 문제가 아니며, 가맹점주들 역시 마찬가지라고 한다. 가맹점주도 본사를 믿고 따라야 하는데 팔로우 의식이 매우 미흡한 가운데, 잘되면 내 탓이고 잘못되면 무조건 가맹본부로 책임을 떠넘기는 것도 간과하고 있다고 한다.    

 

공정위의 프랜차이즈 갑질? 
이 교수는 “프랜차이즈가 마치 갑을 관계의 원형이자, 서민경제의 원흉의 대상처럼 여겨지며 만신창이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정부가 대기업의 부조리한 하청 관행, 독과점 가격구조, 커져만 가는 임금격차, 비정규직 문제, 부동산 정책의 실패로 인한 높은 상가 임대료 등 사회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직시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한다. 

이를 뒤로 한 채, 갑을관계에 대한 특정 단계만을 확대시켜 마치 프랜차이즈산업이 못된 갑을관계의 전형인 냥, 대대적인 이슈를 불러왔음을 안타까워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가맹점간의 관계, 최저임금의 문제를 아르바이트생과 가맹점주·자영업자의 갑을관계 이슈로 보고 갑을관계 청산대상으로 지목했다는 것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22만개에 이르고 일반 자영업자 수는 300만개에 이릅니다. 그렇다면 과연 프랜차이즈라는 이름으로 22만개를 본보기로 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사회 분위기에 편승해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핑계로 프랜차이즈를 쥐잡듯 잡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가 자영업자들의 대표격입니까? 오히려 힘없는 프랜차이즈에 대한 공정위의 갑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돕니다”라며 이것이야말로 정부의 포퓰리즘에 의한 정치행태가 아니냐고 우려했다. 

 

▲ 이성훈 주임교수 세종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프랜차이즈 MBA

프랜차이즈의 브랜드 가치 인정해 줄 것  
더구나 한동안 치킨 값이 도마 위에 올랐는데, 왜 정부나 대중은 프랜차이즈 브랜드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지 모른다고도 말했다. 치킨도 브랜드마다의 가치와 가격이 별도로 매겨지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식재료의 원가를 공개해야 한다면, 대기업의 원가부터 공개하는 것이 맞다고도 설명한다. 치킨전문점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품목이 생닭, 밀가루, 식용유인데, 모두 대기업에서 취급하는 원재료가 아니냐는 반문이다. 매년 물가는 오르고 식재료 값이 오르는데,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만을 두고 난타질 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라고. 

“치킨 가격은 브랜드가치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그 브랜드만의 가치와 다양한 메뉴개발에 따라 가치가 매겨집니다. 왜 명품이 비싼 것은 아무 말도 못하면서 치킨 값이 비싸다고 이구동성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B치킨 브랜드는 너무 비싸서 저렴한 가격의 치킨을 즐겨먹습니다.” 왜, 비싼 치킨을 사 먹으면서 비싸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비싸면 싼 가격의 치킨을 먹으면 될 일이라고 말하기도. 프랜차이즈는 거대한 사회적 갑을관계 사다리의 하부구조일 뿐, 사회에 만연돼 있는 고질적인 갑을관계 즉, 사회의 구조적인 본질적인 문제부터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랜차이즈 기업, 이제는 정신차릴 때   
이어 그는 프랜차이즈 기업들 또한 이러한 사태를 통해 CEO로서의 역량이 안 되면 전문경영인을 고용해야 하며, 투명하지 못하고 합리적이지 못한 수익모델을 과감하게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많은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로열티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서로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그러자니 인테리어, 원재료 등에서 가격을 붙여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기업들은 로열티를 제대로 받으려면 첫째,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둘째 자사 브랜드의 운영 노하우에 매진하며, 셋째 지원시스템을 확보해 체계적인 프랜차이즈사업을 펴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러한 가치가 갖춰져야 로열티를 당당히 받을 수 있는데, 체계적이지 못한 운영과 노하우 부재 등으로 인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물론 그렇지 않은 기업도 많지만, 일부 프랜차이즈 기업의 경우, 내부적으로 능력이 안 되는 열악한 영세 업체가 부지기수라며, 제대로 된 프랜차이즈 시스템과 교육, 운영노하우를 다지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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