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차, 덖음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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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차, 덖음의 미
  • 지유리 기자
  • 승인 2017.04.15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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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꽃차문화아카데미 꽃차소믈리에
▲ 한국꽃차문화아카데미 꽃차소믈리에ⓒ 사진 김효진 기자

여유로 즐기던 커피문화가 티문화로 전환되면서 꽃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꽃들을 이용해 맛과 건강에도 좋은 꽃차를 만드는 시간.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향기 가득한  꽃차를 만나본다. 

꽃차전문교육기관
한국꽃차문화아카데미는 꽃차와 관련한 교육과 각종 대외행사를 진행하는 교육기관이다. 교육과정은 꽃차마스터, 꽃차소믈리에, 티플래너 과정이 있고, 보다 심화과정인 티인스트럭터 과정으로 이뤄져 있다. 여기에 주제에 따라 취미로 즐기는 원데이 클래스가 개설돼 있다. 꽃차소믈리에 과정의 경우 꽃차에 대한 이론수업과 제다실습으로 구성되고, 보통 10강의로 진행된다. 
송주연 원장은 원래 플라워 숍을 운영했던 점주였다. 자연스레 꽃에 관심이 많았던 송 원장이 본격적으로 꽃차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남편의 건강악화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꽃차의 인연은 약선차를 시작으로 2년간 지방을 다니면서 꽃차 강의를 듣게 되었다. 버릴 것 하나 없는 꽃차의 소중함을 알게 된 송 원장은 그 후 강의와 방송을 통해 꽃차전도사이자 꽃차전문가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꽃차소믈리에 과정의 수강생은 제주, 부산, 포항, 오산, 분당 등 지역에 상관없이 꽃차를 배우기 위한 뜨거운 열정을 가진 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꽃차문화아카데미는 체계적인 교육과정과 송 원장의 인기 탓에 서울 외에도 전국 18개의 지회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꽃차문화아카데미의 목표는 꽃차전문가의 양성이지만 더 나아가서는 꽃차의 아름다움과 효율성, 그리고 꽃차의 매력을 알리는데 중점을 둔다. 

구중구포의 정성된 과정
교육이 있던 날, 실습으로 준비된 꽃은 하동산 매화꽃과 제주산 유채꽃이었다. 꽃차의 최상의 상태는 봉우리가 막 벌어지려는 찰나의 상태다. 때문에 꽃이 언제 채취됐는지가 꽃차를 평가하는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꽃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 방법인 덖음의 과정을 거친다. 덖음이란 물을 가하지 않고 재료 자체의 수분만으로 볶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손질된 꽃들은 구중구포의 덖음과 식힘의 과정을 거친다. 때문에 꽃차를 만드는 과정은 상당한 정성과 노력이 수반된다. 이런 정성 덕분에 꽃차에는 여러 가지 이로운 성분이 가득하고 향기 또한 깊다.  
재료가 준비되면 꽃의 불필요한 부위를 제거하고, 넓은 팬에 꽃이 타지 않을 정도의 열을 가한다. 이때 열전도율의 따라 매화꽃에는 면보를, 유채꽃에는 한지를 깔아준다. 꽃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꽃의 형태나 색을 살리기 위해 온도조절은 매우 중요한데, 이는 꽃이 가진 독성이나 곰팡이를 없애기 위해 그리고 위생상의 이유로 꼭 필요한 과정이다. 이때 면보와 한지를 들썩이면서 꽃을 굴려주고, 나무집게를 이용해 꽃을 예쁘게 펴준다.
매화꽃의 경우 열에 오랫동안 노출될 경우 색이 변질될 수 있기 때문에 온도와 시간에 주의가 필요하다. 팬에 올려진지 약 30분 정도가 지나면 자리를 바꿔주는데, 꽃 위에 손을 대보고 겉이 까실한 느낌이 들면 적당한 때다. 충분히 식힘을 해주고 다시 팬에 올려 덖음 과정을 반복한다. 그리고 꽃차의 깊은 맛과 향을 내기 위해 저온에서 일정 시간 유지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그 후 마지막으로 덖여진 꽃차의 뚜껑을 닫은 후 온도를 올려 김이 서리는지 확인하는 향매김 과정을 거치면 과정이 끝난다.
매화꽃은 매실의 영양 결정체로 갈증해소, 숙취해소, 기침과 구토 증세에 탁월한 성능을 지니고 있다. 또한 신경과민으로 가슴이 답답하거나 소화가 잘되지 않을 때 효과가 좋다. 유채꽃은 눈을 밝게 하고, 지혈 작용이 뛰어나다. 또한 혈압강하 효능이 있어 고혈압과 고지혈증에 좋다.

▲ 한국꽃차문화아카데미 꽃차소믈리에ⓒ 사진 김효진 기자

아름다운 꽃차의 매력
실습이 끝난 후 꽃차를 세팅하고 시음하는 시간이 진행됐다. 꽃차를 마실 때는 먼저 눈으로 감상을 하고, 코로 향을 맡은 후 혀끝으로 맛을 음미한다. 이런 이유로 꽃차는 투명한 유리 다관이나 유리잔에 마시는 것이 좋다. 
수강생들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완성한 꽃차를 음미하면서 맛에 대한 평가를 나눴다. 그리고 아쉬웠던 점, 개선할 점 등에 대해 솔직한 평가를 이어갔다. 
“보기에는 그저 아름다운 꽃이지만 한 잔의 꽃차가 완성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요. 그런 점 때문에 꽃차의 매력이 큰 것 같아요. 귀한 존재일수록 그 가치가 빛나듯이. 꽃차로 행복해지는 이 시간이 너무 소중한 것 같아요.”
꽃차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담백했지만 조금은 특별했다. 그래서 더욱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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