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비아를 곁들인 코다리와 당근·생강 에멀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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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비아를 곁들인 코다리와 당근·생강 에멀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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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4.1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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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만큼 이름이 다양한 생선도 없다. 가공 시기와 방법에 따라 불리는 이름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봄에 잡은 것은 춘태, 가을에 잡은 것은 추태, 겨울에 잡은 것은 동태, 그물로 잡아 올리면 망태, 낚시로 잡은 것은 조태, 강원도에서 잡은 것은 강태라고 부른다. 또 갓 잡은 싱싱한 생물 그대로는 생태라 부르고, 냉동시킨 상태를 동태, 40일 간 얼렸다 말렸다 스무 번 이상 반복한 것을 황태, 두 달 가량 말린 것은 북어, 흔히 술안주로 즐겨먹는, 어린 치어를 바짝 말린 것을 노가리, 그리고 내장을 뺀 명태를 반 정도 건조 시켜 네 마리씩 코를 꿰어놓은 것을 우리는 코다리라고 부른다.

이중 코다리는 단백질이 많고 지방은 적어 맛이 담백하다. 또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해 식감이 좋고 가격도 저렴하다. 그러나 코다리 하면 아직까지 흔히 ‘코다리찜’을 연상할 정도로 메뉴가 한정돼 있다. 한파가 계속되는 요즘 같은 날씨, 코다리를 좀 더 따뜻하고 맛있게 즐길 수는 없을까.

글 황해원 기자 사진 박문영 실장


청담동 <D6> 토니 유 셰프가 제안하는 Caviar, Walleye Pollock, Carrot&Ginger Emulsion 
                                                (캐비아를 곁들인 코다리와 당근·생강 에멀젼)


<D6>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짭짤한 냄새가 났다. 셰프의 주방 한쪽에는 네 마리씩 코를 꿰어 놓은 코다리들이 치렁치렁 매달려 있고, 그는 나머지 식재료를 다듬느라 정신이 없다. 지난 주말 포항까지 가서 공수해 온 코다리란다.

포항 앞바다의 냄새만큼 돌아오는 차 안의 냄새도 짭짤했다. 차 트렁크에 코다리를 잔뜩 실어놓은 덕분(?)이었다. 유
셰프는 가격도 저렴하고 쫄깃한 식감이 일품인 코다리가 왜 아직까지 대중에게 큰 인기를 못 받고 있는지 의아하다고 했다. 더군다나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는 거의 메뉴로 내놓지 않고 있다. 왜, 냄새 때문에.

사실 코다리 특유의 짭짤한 맛과 향은 쫄깃한 식감과 잘 어울린다. 그 맛 때문에 우리는 찜이나 조림으로 요리했을 때 더 맛이 있는 법. 그래서 그는 코다리의 매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레시피를 준비했다. 담백하고 부드러운 재료를 가미한다면 코다리의 짭짤한 맛은 더욱 우아해지리라. 마침 셰프는 잘 다듬어놓은 식재료와 코다리를 두 손으로 번쩍 들어 보인다. 오케이, 준비 완료!

Chef’s Item 코다리, 캐비아, 제주당근, 생강, 생크림, 무염버터, 로즈테일, 배추꼬리, 양파, 마요네즈

Cooking

1. 코다리를 물에 깨끗하게 씻은 후 손질한다.

2. 당근과 생강은 주서기를 이용해 주스를 만들어 낸다.

3. 준비된 주스와 당근을 팬에 넣고 약 불에서 끓여 졸인다.

4. 주스가 반 정도 줄면 생크림을 넣고 끓이다가 버터를 넣은 후 거품기를 사용해 서로 섞어 준다.

5.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센 불에 코다리를 껍질 부분부터 굽는다.

6. 배추꼬리를 알맞은 크기로 썰어 버터에 구운 후 주서기로 간다.

7. 접시 중앙에 갈아 낸 배추꼬리를 담고, 준비된 소스를 뿌린 후 코다리를 올린다.

8. 코다리 위에 캐비아를 얹어서 마무리해 준다.

Chef’s Advise

01 명품 생선 코다리, 그 식감까지 명품으로 완성해라

앞에서도 강조했듯이 코다리는 쫄깃한 식감을 살리는 데 포인트를 줘야 한다. 따라서 프라이팬에 구울 때 퍽퍽해지지 않게 특별히 신경써야 한다. 겉은 바삭하게 속은 부드럽게 익혀야 하기 때문에 센 불에 껍질부분부터 굽고 살 쪽은 살짝만 익힌다. 너무 많이 구워버리면 살이 딱딱해진다.

02 완벽한 에멀젼 요리를 위해 코다리 가시는 확실히 제거할 것!

보통 찜이나 조림 요리에서 코다리 가시를 발라 먹는 맛은 나름대로 별미가 될 수 있겠지만 적어도 에멀젼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코다리의 쫄깃한 식감을 에멀젼과 함께 최대한 즐기는데 의미가 있다. 당근과 생강, 그리고 배추꼬리와 버터를 사용한 에멀젼이 코다리와 조화를 잘 이루도록 하기 위해서는 가시를 하나하나 제거하는 게 좋다. 목에 가시가 걸려 캑캑거리면 아, 이보다 슬픈 일은 없다.

03 버터는 코다리의 힘!

버터를 넣는 과정이 두 번이나 반복된다. 당근과 생강을 갈아 낸 주스를 끓인 후 버터를 넣어 섞어주고, 두 번째는 배추꼬리를 구울 때 역시 버터를 첨가한다. 당근과 생강이 코다리의 비린 맛을 잡아줬다면 버터는 고소한 배추꼬리와 함께 코다리의 부드러운 맛을 더욱 배가시켜주고, 코다리의 짭짤한 맛과도 잘 어울린다.


당근 · 생강 에멀젼

에멀젼(Emulsion)은 잘 섞이지 않은 두 가지 성분을 합해 놓은 것을 말한다. 두 액체를 혼합할 때 한쪽 액체가 미세한 입자로 되어 다른 액체 속에 분산해 있게 되는 것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예로는 계란 노른자에 기름을 섞어 놓은 마요네즈가 있다. 보통 에멀젼은 메인 요리와 함께 곁들여 먹을 수 있도록 소스로 조리하는 경우가 많다. 빵이나 샐러드에 발라 먹어도 좋고, 에멀젼 재료를 다양하게 해 각종 생선요리의 소스로 활용함으로써 비린 맛을 잡아낼 수도 있다.

첫째도 식감, 둘째도 식감!

코다리는 반 건조 상태라 쫄깃함과 동시에 약간 퍽퍽한 감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가급적 부드러운 재료를 가미해 쫄깃한 식감을 살리면서 부드러운 맛까지 배가하는데 포인트를 둬야 한다. 버터에 구워 주서기로 갈아 낸 배추꼬리를 사용한 것도 이 때문. 배추꼬리의 아삭한 식감은 코다리의 부드러운 맛을 살린다. 배추꼬리 대신 삶은 감자를 사용해도 좋다. 이때는 부드럽게 삶은 감자에 양파와 마요네즈를 넣고 으깬 후 코다리와 곁들이면 된다. 이번에 선보인 코다리 요리는 제철 채소 당근과 생강 에멀션으로 소스를 했다. 두 식재가 전부 코다리의 비리고 짠 맛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코다리와 경주교동법주

좋은 요리에 좋은 술이 따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이번 코다리 요리를 준비하면서 셰프 토니유는 직접 경주까지 가서 경주 전통주인 교동법주를 공수해왔다. 교동법주는 주종 상 약주에 속하고 찹쌀로 빚은 청주이기도 하다. 코다리와의 마리아주로 교동법주가 잘 어울리는 이유는, 도수가 16도인 교동법주가 일반 라이트바디와인 만큼이나 부드럽고 순하면서도 향이 좋고 뒷맛이 깔끔하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뜨거운 히레사케와 먹어도 좋겠다.


Who’s the chef?
토니유 (Tony Yoo, 유현수) 청담동 레스토랑 <D6> 메인 셰프이자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감각적인 요리사. 미국과 일본, 호주 등지의 미슐랭 가이드 스타레스토랑 셰프로 활동하면서 현지 맛을 익히고 돌아온 ‘현장 실무형’ 셰프다. 귀국 전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프렌치 레스토랑인 AQUA(미슐랭가이드 2스타)레스토랑에서 셰프로 몸담았다. 어린 시절 접해본 음식이 일생토록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그의 고향은 강원도다. 신선한 식재료를 두루 접하고 맛보며 자란 것이 요리사 인생의 가장 큰 모토가 된다고.

청담동 <D6> 격조 높은 다이닝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과 바를 콘셉트로 하고 있는 트렌디한 공간
주소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93-8 6층
전화 (02)511-9232
영업시간 Dinner 18:00~22:000 Bar 22:00~03:00 매주 일요일 휴무




<명품생선 코다리, 변신 또한 다양하여라!>


1. 쫄깃민물새우 육수와 코다리의 얼큰한 만남 !
코다리매운탕



곽문영 셰프 Tip - 코다리매운탕은 겨울철이 되면 가장 인기 있는 메뉴다.
생대구탕과 함께 점심 저녁으로 판매율이 높다. 저녁에 식사 겸 술안주로 찾는 고객들이 다음 날 점심에는 해장 음식으로 다시 찾을 정도다. 코다리매운탕을 끓일 때 구수한 맛을 내기 위해서는 된장을 반스푼 넣어도 좋다.

서초동 <아카사카> 생선회를 비롯한 다양한 정식코스와 활복요리 전문 일식집
주소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327-26 서초트라팰리스 지하 1층
전화 (02)585-1145
영업시간 점심 11:30~14:30 저녁 17:00~22:30 매주 일요일 휴무



2.
쫄깃한 코다리와 바삭한 튀김옷의 조화! 코다리강정



이효숙 대표 Tip - 코다리는 무엇보다 냄새 안 나게 손질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반 건조 된 코다리는
주로 얼린 상태로 들여오는데, 이때 해동 과정에 신경 써야 한다.
급하게 행동하면 쫄깃한 식감이 사라지므로 찬물에 담가 천천히 해동하는 게 좋다.

일산 <정가네한정식> 코다리강정과 찜요리, 20여가지 나물 찬과 시래기 된장찌개로 유명한 건강 한정식집
주소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2124-3
전화 (031)911-1187
영업시간 am11:00~pm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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