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들을 위한 그림책이 있는 곳 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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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들을 위한 그림책이 있는 곳 Ⅵ
  • 조주연 기자
  • 승인 2016.05.10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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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출판사와 <프레드릭>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서점이나 도서관은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림책이라는 특정한 장르의 책만 모인 공간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에 자리잡은 <프레드릭>은 서점과 쉴 수 있는 공간 그리고 출판사가 같이 있는 특별한 복합문화공간이다. 그림책을 사랑하는 그림책 전문가 이루리 대표가 만들어 가꿔나가고 있는 <프레드릭>에서 성인을 위한 그림책을 만나본다.

서른에 시작된 그림책에 대한 꿈과 사랑
은평뉴타운 내 1층 작은 공간에 자리잡고 있는 그림책 전문 서점 <프레드릭>은 북극곰 출판사와 함께 운영되고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북극곰 출판사의 편집장이자 동화작가 그리고 그림책 평론가인 이루리 대표가 만들고 이끌어나가는 공간으로, 이 대표는 
<프레드릭>을 ‘그림책 문화운동’을 하는 공간이라고 말한다. “제가 서른이 되던 해 우연한 기회에 그림책을 만났어요. 그리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약 20년 동안 그림책과 함께하게 되었고요. 우리나라에서는 그림책이 어린이가 보는 책이라고 생각하지만, 성인들도 즐겨 볼 수 있는 독립적인 한 출판 장르라고 할 수 있어요.”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당시만 해도 그림책을 보는 성인은 매우 드물었다. 그림책의 저변을 확대하고 싶었던 이 대표는 한겨레신문에 ‘하니 리포터’로 활동하면서 그림책 서평을 쓰기 시작했다. 아동출판사에서 일하던 선배 소개로 동화 번역도 시작했는데, 환경동화를 비롯해 10여권 이상의 번역을 하면서 그림책에 대한 사랑은 더욱 깊어갔다.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앞으로의 인생은 하고 싶은 일을 하자는 결심을 했어요. 그래서 마흔이 되던 해에 출판사를 창업하게 되었죠. 북극곰 출판사라는 이름은 생명과 환경 그리고 치유에 대한 책을 만들고 싶어서 붙이게 된 이름입니다. 저와 이미지가 비슷하다는 이유도 있었고요.” 

서점과 출판사가 함께하는 공간
출판사의 이름에서 시작된 ‘북극곰’은 이 대표의 작품이 시작되는 계기가 되었다. 북극곰을 위한 책을 내기 시작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았고 해외에서의 러브콜도 받을 수 있었다. 사냥꾼과 북극곰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까만 코다’는 6개국에 수출될 정도로 인기를 얻었고, 북극곰 출판사가 기획해서 만든 국내작가들의 그림책들도 해외로 많이 수출되며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2011년부터 세계 도서전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이룬 성과였다.
“전 세계에는 좋은 그림책이 매우 많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좋은 그림책을 한곳에 모아놓을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다른 곳에서 <프레드릭>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공간을 오픈하게 됐어요. 그런데 제가 그림책과 관련된 강의를 계속 하다 보니 자리를 비울 때가 많았고, 2014년 6월에 지금의 자리에서 <프레드릭>과 북극곰 출판사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서점 내 가득한 그림책과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기 때문에 모임도 활발하다. 매주 화요일 저녁에는 그사모(그림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열려 좋아하는 책을 소개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일요일에는 고미솔 전 방송작가가 인문학과 심리학에 관련된 별자리 강의를 하기도 한다. 지금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모임이나 참여 인원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모두 애착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다.

가족 간의 소통을 위한 가장 좋은 도구, 그림책
<프레드릭>은 서점이지만 출판사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에 맞춰 운영하기 때문에 저녁에 찾는 사람들에게는 아쉬움을 줄 수밖에 없다. 서점이 좀 더 활성화돼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면 전담 직원을 고용할 생각이지만 아직은 출판사와 함께 운영할 예정이라고. “영업시간이 길지 않아서 아쉬워하는 고객들도 종종 있어요. 하지만 고객을 위해 늦게까지 일하면 일하는 사람들은 만족할 수가 없잖아요. 저는 그렇게 하지 못하더라도 저희 직원들도 저녁이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싶기 때문에 칼퇴근은 반드시 지키고 있는 부분입니다.”
현재 직접적인 인기는 없지만 문화 예술 사업은 현재를 위한 것이 아닌 미래를 위한 투자이다. 그러다 보니 수익은 매우 적지만 오히려 더 즐겁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다고. 그래서 인기 있는 책을 갖다놓는 것이 아닌 이 대표의 정해진 기준에 맞는 그림책을 전시하고 판매한다. “<프레드릭>에 어울리는 책을 고르는 원칙은 딱 두 가지입니다. 재미있거나 감동적이거나 둘 중 하나는 해야 한다는 거죠. 인간의 감정 중 가장 중요한 감정이기도 하고요.
이 대표는 앞으로 <프레드릭>이 그림책의 가치를 알고 좋은 책을 보러올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누가 와도 자기 스타일의 책을 찾을 수 있는 곳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기도 하다. “그림책은 가족 간의 소통을 위해 가장 좋은 예술 작품입니다.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읽으면서 그림책의 즐거움을 알 수 있다면 가장 좋겠죠. 지금 저는 그림책과 관련한 모든 일을 하고 있어요. 그림 그리는 것만 빼고요. 창작 그림책은 1년에 한 권 나올까 말까 하는 힘든 작업입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그림책을 꾸준히 만들고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면서 저도 독자도 모두 행복하길 바랍니다.”

이루리 대표의 추천도서
현재 서점의 이름이기도 한 ‘프레드릭(레오 리오니 저)’은 이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책 이름이다. 햇살을 모으는 프레드릭과 나무열매와 밀짚을 모으는 수다쟁이 들쥐들의 이야기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부모에게 꼭 필요한 교육과 관련된 ‘고함쟁이(유타 바우어 저)’도 꼭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매력 포인트
1. 샘플책이 많아 사지 않아도 책을 볼 수 있다.
2. 그림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꼭 찾는 그림책의 명소

홈페이지 http://frederic.co.kr   전화 070-7715-1027
주소 서울특별시 은평구 진관2로 57-37 은평뉴타운우물골 236동 상가 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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