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표정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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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표정의 힘
  • 곽은영 기자
  • 승인 2022.11.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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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타이> 펀판 쩌락뜨라꾼·김형균 대표

<딜리타이>는 10년 넘게 호주에서 태국요리 전문점을 운영해온 두 사람이 한국에 연 가게다. 현지 그대로의 맛과 친절한 서비스로 입소문이 나 있다. 이곳에서 태국말로 인사하고 대화하는 소리를 들으며 태국 음식을 먹다 보면 마치 현지에 와 있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태국 여행 경험이 있거나 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즐거운 공간이 된다. 

딜리타이 펀판 쩌락뜨라꾼·김형균 대표  ⓒ 사진 이원기 기자
딜리타이 펀판 쩌락뜨라꾼·김형균 대표 ⓒ 사진 이원기 기자

 

<딜리타이>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장 먼저 태국식 인사 “싸와디카”라는 말이 들려온다. 태국 방콕 출신의 펀판 쩌락뜨라꾼(Pornpan Jorraktrakul, 이하 닉네임 ‘따오’) 대표와 그의 남편 김형균 대표는 언제나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미소 지으며 태국식 인사 ‘와이’로 손님들을 환영하고 또 배웅한다. 많은 사람들이 태국 음식을 알고 사랑해주는 것이 행복이자 성공이라고 말하는 그들을 만났다.  

 

 

한국과 호주에서 태국음식점을 운영하다 
김형균 대표는 군대 제대 후 태국어를 배우기 위해 태국에 갔다가 따오 대표를 만나 2009년 결혼 후 한국에 와서 정착했다.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위치한 <딜리타이> 이외에도 두 사람이 운영하는 메인 태국음식점이 호주 퍼스에 있다.

10여 년 전 친구들과 동업해서 만든 레스토랑 ‘GALANGAL’을 출발점으로 현재는 300석 규모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인 ‘DUSIT DHEVA BY THE SEA’와 테이크아웃 전문점인 ‘WRAPS THAI KITCHEN’ 두 곳을 운영 중이다. 호주 레스토랑은 동업한 친구가 운영 중으로 부부는 지분을 갖고 있다.

내년 3월경에는 호주에 다녀올 생각이다. 김 대표는 “서울에서 태국음식점을 여는 건 훨씬 나중의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코로나19로 나라 간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계획이 앞당겨졌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다시 호주에 갈 생각으로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에 1년 계약으로 배달전문점을 내고 운영했다.

그런데 먼 곳에서 찾아와 길에 의자를 깔고 먹는 손님부터 송도에 이사 간 후에도 계속 찾아오는 손님까지 단골이 이어졌다. 손님들은 이들에게 매장을 내라고 권유했다.

 

 

딜리타이 펀판 쩌락뜨라꾼·김형균 대표  ⓒ 사진 이원기 기자
딜리타이 펀판 쩌락뜨라꾼·김형균 대표 ⓒ 사진 이원기 기자

요리와 사람으로부터 느끼는 행복
배달전문점은 인기를 끌었지만 두 사람은 손님 반응을 배달앱 리뷰로 밖에 볼 수 없다는 점에 아쉬움을 느꼈다. 호주에서처럼 직접 손님들이 매장에서 음식을 맛보고 ‘맛있다’, ‘행복하게 먹었다’고 표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은 매장 오픈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올해 6월 녹번동에 <딜리타이> 매장 문을 활짝 열었다.

부부가 사는 집 근처이기도 했지만 인구가 10만 명 정도인 영종도보다 주민이 40만 명이 넘는 은평구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태국 요리를 알리고 싶었다. 두 사람은 배달전문점을 할 때도 손님들이 <딜리타이> 음식을 정말 사랑하는지 반응을 제대로 보고 싶어서 리뷰 이벤트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1년 내내 평점 5.0을 유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홀 매장을 열었다는 소식에 인천에서 녹번동까지 식사를 하러 찾아오는 손님들도 있었다. 따오 대표는 “그럴 때 눈물이 날 정도로 행복하고 살아있는 이유를 느낀다”고 벅찬 목소리로 말했다. 두 사람은 “세상에는 돈보다도 중요한 행복이 있다.

돈에 연연하지 말자고 늘 생각해왔다. 무리하면 시간이 없어지고 결국 행복이 사라진다. 우리에게 행복과 성공이란 손님들이 우리 음식을 사랑해주고 그 모습을 직접 보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방콕 그대로의 맛과 친절
<딜리타이>에서는 모든 것이 현지 그대로다. 소스는 물론, 채소 하나까지 모두 태국 것을 그대로 사용한다. 태국 전통 맛과 문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방콕 스타일의 음식을 선보인다. 한국이 전라도, 경상도 등 지역마다 음식 특색이 다르듯 태국도 지역에 따라서 음식 맛이 다르다. 남쪽은 맵고 동쪽은 간이 세고 북쪽은 카레 맛을 좋아한다.

수도인 방콕 중심가의 음식은 누구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맛이 특징이다. “음식이 맛있는 집은 많지만 셰프의 컨디션에 따라서 맛이 변하는 곳이 많아서 감이 아닌 계량을 해서 요리한다”는 김 대표는 “주방에서 요리 중이더라도 음식의 첫 숟가락을 맛보는 손님의 표정은 놓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에는 남은 음식을 살피며 ‘맛있게 드셨는지’ 꼭 물어본다.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맛도 맛이지만 서비스와 친절에 감동했다고 표현한다. 따오 대표는 “식당은 맛있는 건 기본이고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해야 한다”며 “그 나라 문화를 잘 알게 되면 음식을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해 음식에 대한 설명을 곁들이는 편”이라고 말했다.

<딜리타이>의 성장 가능성에 프랜차이즈에 대한 권유도 있다. 두 사람은 “현재로서는 앞으로의 일까지 고민하기보다 매일 즐겁게 요리하고 행복하게 손님을 만나는 기쁨을 누리고 싶다”고 진심 어리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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