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문화 위해 나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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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 문화 위해 나설 때
  • 지유리 기자
  • 승인 2022.10.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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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품 줄이기 아직은 걸음마 단계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과 배달 소비가 늘면서 플라스틱 사용량은 더욱 늘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과 비교해 2020년 폐기물량은 종이류 25%, 플라스틱류 19%, 발포수지류 14%, 비닐류 9%가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정부는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겠다는 방침으로 일회용 컵 보증금제 시행과 11월 24일부터 식품접객업과 집단급식소 매장 안에서의 플라스틱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환경정책에 따른 현실적인 소상공인들의 대책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환경 개선안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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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컵 보증제 12월부터 제주, 세종서 시행
환경부는 일회용 컵 보증금제 시행 시기를 예정대로 올해 12월 2일로 하되, 제주특별자치도와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선도적으로 시행한다고 9월 23일 발표했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음료를 판매할 때 일회용 컵에 자원 순환보증금을 포함하고, 사용한 일회용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300원)을 반환해주는 제도다. 정부의 시행에 따라 연초부터 자영업자 매장 영업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 5월 소상공인 코로나19 회복 기간을 부여하기 위해 12월 1일까지 제도 시행을 유예했고, 제주도와 세종시 두 지역에서 우선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일회용품 없는 탈 플라스틱 섬 구현’을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시행되는 이번 제도가 관광객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제주도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할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세종특별자치시는 중앙부처 등 다수의 공공기관이 입주한 지역으로, 공공이 앞장서 일회용 컵을 감량하면서 컵 회수·재활용을 촉진하여 ‘자원순환 중심도시’로 발돋움한다는 구상이다. 

보증금제 적용 매장에는 라벨비(6.99원/개), 보증금 카드수수료(3원/개), 표준용기에 대한 처리지원금(4원/개) 등 제도 이행에 드는 비용과 함께, 라벨 부착을 돕기 위한 보조도구(라벨 디스펜서)와 일회용 컵 간이 회수 지원기 구매를 지원한다. 아울러, 환경부는 선도지역 지자체와 함께 매장과 소비자의 일회용 컵 반납 부담을 덜기 위해 공공장소에 무인회수기를 집중적으로 설치하고, 희망 매장에 무인회수기 설치비용을 지원하는 한편, 지자체와 협력하여 반환수집소 등 매장 외 회수처도 확대할 계획이다.

정선화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일회용 컵 보증금제가 다른 나라엔 없는 우리나라에 최초로 적용되는 제도이기 때문에 실제 현장 적용을 통해 성공 사례를 만들어내는 것이 제도 확장의 핵심 요소라고 판단한다”라며 “그런 차원에서 이번 세종과 제주 내 시행은 제도의 성공을 위한 사전 대책과 사전 계획으로 이해해달라”라고 말했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 시행의 구체적인 내용도 제도화된다. 환경부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을 9월 26일부터 40일간 입법예고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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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업계 반응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환경부가 일부 지역 프랜차이즈 업소들만을 대상으로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를 시행하기로 발표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는 입장문을 같은 날 발표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전국 시행이 아닌 일부 지역의 시범사업인 것이 다행이라면서도 이 같은 방침은 보증금 제도를 적용받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벼랑 끝으로 모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일회용 컵 사용량 감축의 정책 취지를 실현시키기에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를 시행할 경우 소비자들이 300원이 인상된 커피·음료 판매 업소를 외면할 것”이라며 “이미 일부 편의점 업체들의 경우 커피 가격을 경쟁적으로 내려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그동안 환경부 간담회 및 회의를 통해 정부의 ‘일회용품 저감 정책’의 성공적인 제도 시행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또한 ‘생분해 플라스틱 컵 사용 의무화’ 등 적극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발표는 정부가 눈치보기에 급급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은 “지난 5월부터 환경부와 보증금제도 관련 회의를 17차례 진행했으나 환경부는 기존의 약속을 뒤엎어 신의를 저버리고 논의·합의되지 않은 내용으로 제도 시행 관련 사항을 발표했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두 지역을 선도지역으로 지정해 우선 시행하는 방안을 환경부와 논의한 적이 없고, 제주와 세종은 보증금제도를 실시했을 경우 표본 결과가 좋게 나올 수밖에 없는 지역으로 선도적 시행 지역에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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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3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첫째, 보증금 제도는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모든 업소로 확대해야 한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가맹점 100개 이상 프랜차이즈 업소만을 대상으로 한정한 현 제도의 시행은 풍선 효과처럼 소비자들이 편의점, 무인카페 등으로 발길을 돌려 오히려 더욱 일회용 컵 사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프랜차이즈 카페는 물론, 자판기 커피 판매 편의점, 개인 카페, 무인카페 등 모든 업소로 확대돼야 한다고 밝혔다.

둘째, 제도 시행으로 발생하는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적극 보상해야 한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운영인력을 줄여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커피. 음료 등을 판매하는 소상공인들은 라벨을 붙이고 일회용 컵을 회수, 반납해야 하는 어려움과 수고까지 감당해야 한다. 따라서 미반환 보증금은 반드시 이들을 위해 사용하고,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셋째, 정부가 당초 발표한 12월 2일이라는 시행 일자에 쫓기지 말고, 차분하되 철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1,000여 회원사와 소속 9만여 가맹점들은 폭증하고 있는 일회용품을 줄여 우리의 소중한 국토와 지구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는 고민과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라며 “앞으로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뿐 아니라 정부의 다양한 탄소중립 정책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동참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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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매장 플라스틱 제품 아웃
11월 24일부터는 편의점·카페·식당·제과점과 같은 식품접객업소, 집단급식소 안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뿐 아니라 일회용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등의 사용이 금지된다. 유통업계는 시행을 두 달여 앞두고 플라스틱 컵과 종이봉투 도입, 다회용 쇼핑백 전환 등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대비책 마련에 분주하다. 이번에 시행되는 일회용품 사용 제한 확대는 지난해 12월 31일 개정·공포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른 것이다.

또한 현재 대규모점포(3,000㎡ 이상)와 슈퍼마켓(165㎡ 이상)에서 사용이 금지된 비닐봉투는 편의점 등 종합 소매업과 제과점에서도 사용할 수 없다. 또한 대규모점포의 우산 비닐 사용이 제한되고, 체육시설에서 플라스틱으로 만든 일회용 응원 용품 역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환경부는 제도 시행 후 계도기간 없이 즉시 단속에 나설 계획이고 위반 때는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서영태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장은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는 플라스틱 저감 정책의 핵심으로 모든 사회 구성원의 참여가 필요하다”라면서, “이를 위해 일회용품 사용량 감축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국민이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지속적으로 홍보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일회용품 규제에 따른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매장 내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포크와 나이프 등의 일회용품을 규제하고 다회용으로 교체해 사용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플라스틱의 일회용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도입했고, 포장용 봉투 역시 종이 소재로 교체했다.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 또한 환경부 지침에 맞춰 준비 중이다. <이디야커피>는 친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2019년부터 아이스 음료 플라스틱 컵을 재활용이 편리한 무인쇄 음각으로 변경했다.

플라스틱 빨대도 사용량을 줄이고자 음용형 리드를 지난해 3월 도입했다. 빨대는 고객의 요청 시에만 제공하고 있다.  <엔제리너스>와 <롯데리아>는 오는 11월부터 종이 빨대를 도입하고, 매장의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다회용 컵 사용 등의 일회용품 감소를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음료 포장 시 사용하던 일회용 봉투를 종이 또는 다회용 소재로 교체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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