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시간에 대한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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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시간에 대한 배려
  • 박진우 박사
  • 승인 2022.09.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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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경영 노하우

외식업에서 고객의 시간에 대한 배려와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자주 언급하지만 음식점은 한 가지의 요소로 성공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보면 ‘시간관리’도 필요한 요소이다. 고객의 시간에 대한 배려가 없는 음식점, 아무리 유명해도 다시 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음식점은 재방문을 먹고 산다. 재방문이 없는 음식점 긴 호흡으로 보면 성공하기 힘들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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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분의 기다림 속에서 생각한 것들
구이를 아주 맛있게 한다고 해서 소문이 난, 그것도 모두가 ‘찐맛집’이라고 하는 곳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유명해서 한번은 가고 싶었다. (‘찐맛집’의 기준은 무엇일까?) 도착했을 당시 웨이팅이 무려 40팀이었다. (소문대로였다.) 41번째 대기손님으로 기기에 등록을 했다.

기기에 등록을 하면 자리가 날쯤 카카오톡으로 메시지가 온다고 직원은 전해줬다. 40팀이면 시간이 얼마나 걸려야 입장할 수 있냐고 물으니 1시간30분에서 2시간 정도가 된다고도 전해줬다. 그날 정확히 2시간을 기다렸다. 그리고 식사를 하게 된다. 30분 정도 지나서 ‘돌아갈까’를 생각했고, 1시간이 지나니 오기가 발동했다.

1시간 이후 마음은 불편함으로 가득했고 기다린 시간이 아깝기도 했지만 화가나는 마음도 있었다. 식사시간이라 배가 고픔을 참지 못하고 결국 1시간 정도 되었을 때 분식집에서 요기까지 했으니 그 시간은 인내심을 발휘하는 시간이었다. 무엇을 먹고자 했던 걸까? 오기가 생겨서 들어가기는 했으나 2시간의 기다림이 좋은 경험이었다고 결코 생각할 수 없었다. 

기다리는 동안 매장안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빈자리도 제법 있었고, 직원들의 움직임도 전혀 바빠 보이지 않았다. 빈 테이블을 그대로 두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궁금했다. (구이라 매장 안에 연기가 차서 그런가? 의도적으로 기다리게 하는가? 고기를 직접 발골해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그런가? 별별 생각을 다하면서 기다렸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이 2시간이 흘렀고 결국 테이블에 앉았으니 입맛은 마음보다 덜했다. 먹기는 먹었으나 기다림에 대한 보상치곤 많이 부족해서 별 감흥도 없었다. 돌아서 나오면서 다시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만이 나를 지배했다. 물론 다시 가지 않을 확률이 95%를 넘는다. 

 

고객의 시간에 대한 배려도 음식점이 해야 할 일
‘고객들은 모든 경험의 총합으로 음식점을 평가한다.’ 그래서 내가 방문한 음식점, 2시간을 넘게 기다리게 한 음식점은 콘셉트에서 좋은 점수를 얻을지 모르나 총합적 경험에서 전반적인 만족도나 재방문의도는 제로 지점에 가깝다. 결코 맛있음의 한가지, 서비스 좋음의 한가지로 고객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기는 어렵다.

시간으로 따지면 30분 정도의 기다림을 넘어가면 후한 점수를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머리속이 평온함에서 불만이나 분노로 바뀌기 때문이다. 음식점에서 고객들에게 배려해야 하는 한 가지 중 중요한 요소가 바로 ‘고객들의 시간’이다. 특히 점심을 먹는 직장인들에게 시간은 생명이다. 간혹 이런 부분들이 간과되어서 운영이 되는데 ‘시간에 대한 배려’는 꼭 필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음식점에서 어떤 시간을 관리해야 하는가? 일반적으로 고객이 퇴점한 테이블의 정리는 Maximum 3분을 넘지 않아야 한다. 지저분한 테이블을 고객들에게 보이는 것도 좋지 않거니와 고객의 기다림을 줄이기 위해서 더더욱 그러하다. 많은 음식점에서 테이블 치우기를 3분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상황이 허락하면 즉시 즉시 치우는 것이 가장 좋다. 

음식은 어느 정도의 시간에 나오는 것이 적절할까? 실험을 통해서 보았더니 고객들은 15분이 넘어가면 ‘시간에 대한 불만족’이 생긴다. 따라서 최대한의 시간이라 하더라도 15분을 넘지 말아야 한다. 15분이 넘어가면 불만이 생기고 초조해지며, 20분이 넘어가면 분노하게 된다.

특히 직장인의 점심시간이라면 더욱 그렇다. 앉자마자 바로 나오는 것도 고객을 조금 의구심으로 몰아넣는다. ‘미리 만들어 둔 것 아니냐’는 의심도, 급식배급하듯 음식을 준다는 생각도 들게 하기 때문이다. 고객이 도착하면 물을 내어주고, 주문을 받고 찬을 내어주며, 적어도 3~4분 있다가 음식을 내어주면 가장 이상적이다. 

기다리는 시간은 어떠할까? 기다리는 시간 역시 마찬가지다. 최소한 고객을 빠르게 안내하고, 빠르게 음식을 즐기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점이라 할지라도 30분 이상 시간을 기다리게 하는 것은 좋지 못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가시비’라 정의해도 될런지 모르겠다. 가격 대비, 맛대비 시간에 대한 배려로 느껴지는 성질의 것. 이걸 ‘가시비’라고 한다면 적어도 30분은 넘기지 않는 것이 좋겠다. 

 

 ‘가시비’가 떨어지는 음식점 
그날 2시간, 120분의 시간을 기다렸다. 나의 마음만큼 직원들은 분주하지 않았고, 테이블은 빈 채로 운영되었다. 고객은 매장 상황이 어떤 이유로 그렇게 운영되는지 모른다. 2시간을 기다리고 30분 식사를 했다. 2시간이면 영화를 한 편 볼 시간이며, 책을 반 권 정도 읽을 시간이다.

고객들에게 제법 많은 시간이며 중요한 시간이다. 이렇게 기다림으로 식사를 하다 보니 음식이 맛있을 리가 없다. 항상 음식점을 방문하고 나면 몇 시간 있다가 좋았는지, 나빴는지를 판단한다. 그 음식점은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집이었다. ‘가시비’가 떨어지는 집이었다. 내 시간이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외식경영학 박사 박진우 최근 『좌충우돌 직장인 레시피』 , 『외식 경영 노하우』 저서를 펴낸 박진우 박사는 외식은 가슴으로 하는 사업이며, 구성원들의 조직문화가 최우선임을 강조한다. 고객만족보다 직원만족, 수익보다는 고객가치, 마케팅보다는 QSC에 집중하며 이것이 진정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을 좋아해 유수의 대학에서 외식경영과 외식문화를 강의했으며, 대기업을 비롯해 외식CEO들의 강의 요청으로 다양한 기업체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e-mail jinair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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