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은 늘었지만 직원과 매출은 감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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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은 늘었지만 직원과 매출은 감소 중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2.02.09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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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코로나19 폭풍우에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시간 제한으로 직격탄을 맞은 프랜차이즈 업계가 휘청이고 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매출이 하락하고 종사자수는 줄었지만 가맹점수는 증가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 김지원 기자
ⓒ사진 김지원 기자

 

매출은 줄고 경쟁자는 늘고
코로나19 속에도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계속 생겨나고 가맹점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길지 않은 브랜드 수명,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 늘어나는 창업자 사이에서 어떤 창업을 해야 할까. 지난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프랜차이즈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전체 가맹점수는 23만 6,000개로 1년 전보다 9.5%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늘어난 가맹점수와 반대로 가맹점 전체 종사자수는 1년 전보다 4만 4,000명이 줄었고, 전체 매출액 또한 2,547억원 감소했다. 지속되는 코로나19에 매출액과 종사자수는 줄었지만 전국에 새 점포를 오픈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더 많아진 것이다. 아르바이트생을 그만두게 하고 직접 가게를 지켜도 매출이 감소하는데 경쟁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어 자영업자들의 신음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내용의 통계분석자료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입수한 가맹점 명부를 토대로 추출한 표본 사업체를 대상으로 잠정 집계해 도출한 결과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업종별 규모 및 사업실적 등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프랜차이즈 본부 및 직영점은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가맹점수 Up, 종사자수 Down
2020년 가맹점수는 23만 6,000개로 전년 대비 9.5%(2만 1,000개) 증가했다. 가맹점수 상위 3대 업종은 편의점(4만 6,000개, 19.7%), 한식(3만 6,000개, 15.3%), 치킨(2만 8,000개, 11.7%)으로 전체의 46.7%를 차지했다. 비대면 소비와 배달 시장의 증가로 인한 결과로 보인다. 또 전년대비 김밥·간이음식과 한식, 커피·비알콜음료 등 대부분의 음식업 및 편의점 가맹점수가 증가했다. 반면 자동차수리(1,500개, -21.9%), 가정용세탁(100개, -2.7%)은 일부 브랜드의 프랜차이즈 등록취소로 인해 감소세를 보였다.

 

늘어나는 가맹점수와 달리 가맹점 종사자수는 감소세를 보이며 코로나19의 여파를 여실히 보여줬다. 자료에 따르면 가맹점 종사자수는 80만 3,000명으로 전년대비 5.2%(4만 4,000명) 감소했다. 전년대비 가맹점 종사자수 감소는 음식업이 두드러졌다. 한식은 1만 1,900명으로 9.4% 감소했고, 피자·햄버거는 4.600명으로 7.6%, 커피·비알콜음료는 3,600명인 4.4% 감소했다. 영업시간 제한과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수칙으로 인해 큰 타격을 받은 생맥주·기타 주점은 10% 이상 줄었다. 종사자 수 상위 3대 업종은 가맹점수가 많은 편의점, 한식, 커피·비알콜음료가 전체의 47.6%를 차지하고 있다.
가맹점당 종사자수는 3.4명으로 전년대비 12.8% 감소했다. 표를 살펴보면 변화가 없는 문구점(0.0%)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가맹점당 종사자수가 감소했다. 특히, 한식(-22.0%), 가정용세탁(-21.1%), 피자·햄버거(-20.4%), 커피·비알콜음료(-18.2%), 김밥·간이음식(-17.1%) 등에서 감소를 보이며 외식업의 종사자수 하락세를 보였다.

ⓒ사진 김지원 기자
ⓒ사진 김지원 기자

 

가차없이 하락하는 매출
가맹점 매출액은 74조 4,000억원으로 전년대비 0.3% 감소했다. 매출액 상위는 편의점(22.9조원, 30.8%), 한식(8.9조원, 12.0%), 치킨(5.5조원, 7.4%)으로 세 업종이 전체의 50.2%를 차지했다. 전년대비 의약품(4,530억원, 11.7%), 김밥·간이음식(2,370억원, 8.4%), 피자·햄버거(2,980억원, 7.9%) 등은 증가했지만 생맥주·기타주점(2,770억원, -15.4%), 한식(5,070억원, -5.4%), 외국식(1,050억원, -3.7%) 등은 감소했다.
총 가맹점 매출액과 달리 가맹점당 매출액은 3억 1,55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9.0%(3,130만원) 급감했다. 문구점(4.9%), 의약품(4.6%), 자동차수리(3.6%) 등은 전년에 비해 증가했지만 그 외 업종은 모두 매출액이 감소했다. 특히 한식(-18.7%), 생맥주·기타주점(-15.9%), 커피·비알콜음료(-14.7%) 등이 감소하며 외식업이 코로나19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은 것을 알 수 있다. 매출액 상위 업종은 의약품(10억 5,170만원), 편의점(4억 9,360만원), 자동차수리(4억 9,060만원)이다. 
반면 종사자 1인당 매출액은 9,270만원으로 전년대비 5.2% 증가했다. 하지만 전년에 비해 증가한 피자·햄버거, 의약품, 김밥·간이음식 등과 달리 생맥주·기타주점(-5.8%) 등은 마찬가지로 감소했다. 총 가맹점 매출액과 가맹점당 매출액, 1인당 매출액을 통틀어 봤을 때 생맥주·기타주점이 대체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후부터 시작하는 주류 업종은 영업시간 제한에 막대한 피해를 입어 매출과 종사자수가 동시에 줄어들고 있다.

 

단속에 가맹거래 취소 쇄도
한편, 지난해 11월 새롭게 개정된 가맹사업법 시행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편법 등록 업체에 대한 조사 방침이 알려지자 정보공개서 등록 취소 건수가 10배 이상 급증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정보공개서 등록취소 건수는 390건으로 작년 동월 대비 2배 가량, 직전 3개월 간 평균 취소 건수 대비 10배 넘게 늘어났다. 작년 5월 개정안 공포 이후 매달 증가해오다 11월 한 달 동안 2,130건이 등록되는 등 가맹등록이 무분별하게 급증했지만 편법 등록 업체를 대상으로 한 공정위의 조사 계획 발표 후 등록 취소 건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공정위의 12월 정보공개서 등록취소 리스트를 살펴보면 컨설팅업체들이 대부분이다. 가장 많이 취소한 컨설팅업체는 12월 한 달간 취소 건수만 112건에 달한다.
반면 작년 12월 정보공개서 신규등록 건수는 29개로, 직전 달인 11월 2,130건에 비하면 98.6% 감소했다. 정보공개서를 급하게 취소하고 신규등록을 자제하는 흐름이 눈에 띈다. 가맹사업법 개정안에 포함된 직영점 운영 의무화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가맹사업법이 강력해질수록 브랜드를 남발하는 부실 업체가 줄고 경험과 뿌리가 튼튼한 건실 업체들이 늘어날 것이다. 편법이 아닌 정공법으로 창업자들에게 다가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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