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익빈 부익부’ 현상 우려 적극적인 물적, 인적, 제도적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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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익빈 부익부’ 현상 우려 적극적인 물적, 인적, 제도적 지원해야
  • 박민구 소장
  • 승인 2022.01.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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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특집Ⅰ2022년 창업과 프랜차이즈 시장전망
두드림 창업경제연구소 박민구 소장

2022년 창업시장은 ‘흐리다 맑음’이 예상된다. 1년이면 팬데믹이 끝날 것이라는 섣부른 예상과 달리 올해 상반기까지는 창업시장 전망이 우울하다. 일부 업종의 경우에는 반사이익을 누리기도 하지만, 창업 시장 전반적인 분위기는 좀체 나아질 분위기는 아니다.

하지만 하반기 부터는 본격적인 반등이 예상된다. 실물 경기나 소비는 따라오지 못한다 할지라도 창업 시장은 선제적인 특징이 강하기 때문에 창업시장의 훈풍이 예상된다. 그동안 팬데믹으로 잠시 주춤했던 아이템들이 다시 기지개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 요가, 과일, 반찬전문점, 디저트카페, 스터디카페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드림 창업경제연구소  박민구 소장
두드림 창업경제연구소 박민구 소장

밀키트와 주류업계의 희비교차 
2021년 창업과 프랜차이즈 시장은 첫째, ‘밀키트의 성장’으로 말할 수 있다. 2019년 대비 2020년 1인 가구의 수가 8% 증가하는 등 혼밥족의 증가는 간편식을 필요로 하는 수요를 지탱해 주고 있다.

게다가 팬데믹이 2년째 이어지면서 음식점으로 향하던 발걸음이 간편 가정식으로 대체되고 있는 형국이다. 둘째는 ‘술보다 식사’로, 팬데믹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은 단연 주류관련 외식업이다.

장기간 문을 닫은 유흥주점은 물론이고, 호프와 포차, 술과 함께 어울리는 고깃집이나 횟집도 타격이 심하다. 반면 식사를 전문으로 하는 외식업은 그나마 선전하거나 오히려 매출이 늘어난 사례도 많다.

문제는 위드코로나 이후에도 술에 대한 비중이 점점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전통적인 술자리인 회식 비중이 줄어든 반면 워라벨을 지향하는 건강식과 휴식에 대한 수요는 점점 늘고 있다.

셋째는 ‘빈익빈 부익부’로, 어려움 속에서도 편의점과 커피전문점, 반찬전문점, 밀키트는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반면 함께 어울려야 하는 뷔페, 호프, 횟집, 고깃집, 놀이방, 휘트니스, 공방, 공연장 등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들도 거의 고사 직전이다. 방역지침에 따른 보상이 있긴 하지만 상대적인 박탈감은 어찌할 수 없다. 

 

반짝 아이템보다 안정적인 아이템 부상  
현재 창업과 프랜차이즈 시장의 가장 큰 어려움은 첫째 ‘저마진 구조’라는 어려움이다. 커피나 편의점, 밀키트, 택배업, 배달업 등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 업종이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데, 더 심각한 건 마진 자체도 많이 줄었다는 점이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음식점의 경우 매출액은 20.9%가 증가한 반면, 손익분기점을 고려한 안전한 계율(MSR)이 0.341에서 0.288로 감소했다.

0.2 이하면 위험하다는 신호인데 거의 위험 수준이다. 주된 이유는 임대료도 인건비도 아닌 자재비용의 상승과 홍보비용의 상승 탓으로 보인다. 배달은 늘었는데, 정작 수익은 줄어드는 기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업계는 ‘이니셜 피 경쟁’으로 인해 가맹비와 교육비를 명목상 유지한 채 할인 형식으로 가맹점을 모집하는 업체가 상당수다.

창업박람회에 출점하는 상당수의 브랜드가 이런 방식으로 창업자를 유인하며, 그만큼 창업자 유치가 어렵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하지만 물류마진이나 로열티의 기반도 부족한 브랜드가 초기 개설마진 조차 포기하는 경우라면 결국 본사의 재무구조를 악화시켜 존립 자체를 위협받을 가능성도 잊지 말아햐 한다. 둘째는 ‘도전정신의 저하’이다.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고, 창업자금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창업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만들기가 쉽지 않은 터에 창업의지까지 주저앉으면 사회 전체의 역동성이 떨어질까 염려된다. 셋째는 ‘옥석가리기’로, 창업자는 불안정한 만큼 아이템과 브랜드를 더 꼼꼼히 따지는 경향이 강하다. 반짝하는 아이템보다 수익은 좀 낮더라도 안정적인 아이템을 선택하는 분위기다. 

 

치밀한 분석과 수익률, 폐업률에 주목할 것 
한편 위드코로나 시대에 프랜차이즈 본부는 치밀한 분석과 정확한 시장조사를 통해 프랜차이즈 CEO라면 향후 소비자의 심리가 어떻게 작용할지, 어떤 소비특성이 나타날지, 경쟁사의 동향은 어떤지 등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분석 능력을 갖춰야 한다.

실제 국내 대부분의 가맹본부 역량 중에 가장 취약한 분야가 바로 시장조사와 기획파트이다. 무작정 앞으로 나아가기 보다 한발 뒤에서 전체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맹본부 역시 심각한 경영난에 처해 있는 상황 속에서 잘나가던 브랜드도 매각설이 나도는 등 상황이 만만치 않다. 지금은 사업을 키우기보다 잘 되는 사업 중심으로 집중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사업성이 없거나 경쟁력이 없는 브랜드는 과감히 정리하는 것도 CEO의 능력이다. 

창업인들의 경우, ‘수익률에 집중하라’고 강조하고 싶다. 이제는 많이 팔아서 돈 버는 시대는 갔다. 얼마나 똘똘하게 남기느냐가 성공의 잣대가 된다. 고전적인 규모의 경제 논리보다 얼마나 최적화를 잘 해서 이익을 많이 남기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 그렇다고 고객에게 불편이나 손해를 줘서도 안 된다. 상품의 전문화와 업무의 표준화, 판매채널의 다각화를 통해서 이익을 높이는 전략에 집중할 때이다. ‘가급적 2~3년을 내다보고 아이템 선정’을 해야 한다. 

팬데믹으로 인해 이전의 트렌드가 멈추었다고 보면 안 된다. 다시 반등할지, 아니면 팬데믹의 후유증으로 장기 불황에 빠질지 누구도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지금 잘 되는 업종을 무작정 선택하는 건 리스크가 있다. 충분히 사회 전반의 풍조와 소비특성의 변화, 자신이 오랫동안 보람을 느끼며 운영할 수 있는 아이템을 선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폐업률을 따져보라’고 강조하고 싶다. 대부분 단명하는 브랜드는 급성장을 하다가 2~3년 후에 신규 개설과 폐업의 수준이 비슷해지고, 이후에는 가파르게 폐업이 늘어나는 사이클을 보인다. 대체로 정보공개서에 나타난 창업률과 폐업률을 보면 창업리스크를 많이 줄일 수 있다. 폐점 수가 신규 개설에 비해 2배 이상 높다면 색안경을 끼고 들여다보길 바란다. 문제는 리스크를 안고 인기에 편승할 것인지, 아니면 안정성을 추구할 것인지는 결국 창업자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프랜차이즈에 대한 미래비전 제시 
향후 프랜차이즈의 비전을 위해 3가지를 주문하고 싶다. 첫째, ‘상생 모델을 선도하라 → 로열티’.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어려움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처럼 전대미문의 어려움은 가맹본부나 가맹점 일방이 떠안아서는 안 될 것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로열티 기반의 상생모델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은 가맹점 매출액의 10%가 넘는 로열티를 받는 브랜드가 허다하다.

물론 그에 상응하는 지원과 관리를 하고 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물류기반의 본부 수익모델은 급격한 경기 침체나 팬데믹에 한없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 보다 긍정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둘째는 ‘진입은 어렵게, 지원은 과감하게’ 해야 한다.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프랜차이즈화의 진입이 쉬웠던 우리나라도 최근에는 직영점 1개 이상을 1년 이상 운영해야 가맹점 모집이 가능한 법적 장치가 마련됐다.

하지만 분명 편법도 기승을 부릴 것이고 법이나 제도만으로 우수한 브랜드를 가려내기란 한계가 있다. 이런 점에서 프랜차이즈산업협회와 같은 단체가 직접 면허제도와 같은 진입 평가를 실시하는 것도 대안이 될 것이다. 물론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평가 방법 마련이 중요하다. 당국은 창업자를 만들어내는 데는 한없는 지원을 하는 반면, 고용창출 효과가 큰 가맹본부에 대한 지원은 한없이 인색하다. 본부가 살아야 가맹점도 살 수 있다는 또 하나의 진실을 외면하지 말고 보다 적극적인 물적, 인적, 제도적 지원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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