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보다 포스트 코로나를 생각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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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보다 포스트 코로나를 생각할 때
  • 김태경 Ph.D
  • 승인 2022.01.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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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식당

포스트 코로나는 포스트(Post, 이후)와 코로나19의 합성어로, 코로나19 극복 이후 다가올 새로운 시대·상황을 이르는 말이다. 포스트 코로나에 브랜드 식당이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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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에 대한 불안감
위드 코로나로 경기가 좀 회복되는 것 같으니 한결 외식업의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다시 업종을 변경하거나 인원 등을 보강해서 손님 맞을 준비를 하는 식당들이 많이 보이고, 이제 살았구나 하는 안도를 하는 식당 사장님들이 많다. 하지만 인원 제한과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면서 확실히 매출은 좀 늘어난 것 같은데 통장에 남는 돈은 별로 없고, 사람 구하기는 힘들고, 식재료비는 왜 이렇게 오르는 건지 모르겠다.

가게 임대료도 슬슬 오르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따른다. 주변에선 메뉴 가격을 올리자고들 하는데 원가 절감방안을 찾고, 임대료는 어떻게 할지 생각해야 한다. 식재료비의 상승, 인력난, 임대료 인상은 외식산업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만나게 되는 많은 악재 중 3가지에 불과하다. 외식산업을 위협하는 더 많은 악재들이 너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위드 코로나로 이제 좀 매출이 오르고 있는데 왜 이상한 소리를 하는가 할지 모르겠지만 코로나19 같이 우리가 처음 겪게 되는 재해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우리의 삶에서 발생한다. 식재료비 상승, 인력난, 임대료 인상은 이제 외식업의 구조적 문제로 굳어져서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계속 식당 경영을 압박하게 된다. 식재료비가 높아지는 건 기후 변화에 따른 문제다.

그리고 2차 세계 대전 이후 생산성 중심의 공장식 농업의 한계를 만났다. 인력난은 이미 고령사회가 된 우리나라에서 당연한 현상이다. 일본에서 경험한 일이 우리나라에서도 그대로 재현되는 것이다. 임대료에 대해선 설명하기 어렵지만 아마 서울과 수도권에 인구의 50%가 몰려 살면서 생겨난 기형적인 현상으로 건물주들은 이미 부자들이 되어서 흔들리지 않는다는 걸 보여 줬다. 부의 양극화가 심화돼 부의 계급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걸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포스트 코로나, 어떻게 해야 할까?
식당도 기업이라는 생각을 하고 행동해야 한다. 우선 철저히 숫자경영을 시작해야 한다. 식당에서 할 수 있는 첫 번째 숫자경영은 월간 손익계산서를 산출해 보는 것이다. 지난달에 매출이 얼마이고 식재료비, 인건비, 임대료 등 비용을 얼마나 투입하고 결과적으로 얼마를 벌었는지 매월 계산해 봐야 한다. 흔히들 식재료비는 30%대에서 관리를 해야 하고 임대료는 3일 매출이어야 한다는 등 나름의 기준들이 난무하지만 식당은 각자 자기만의 관리 목표 수치가 있어야 한다.

자기만의 관리 목표 수치란 식당을 운영하는 목표나 식당 형태 따라서 달라진다. 식당을 운영하는 목표가 RMR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식당이라면 식당 자체의 매출 원가나 손익보다 RMR 제품의 매출을 유도하기 위한 노력할 것이다. 보통 이런 식당들은 원가가 높아도 맛있다는 소문이 나도록 경영을 한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운영하는 식당은 식당운영의 목적이 그 식당의 매출로 먹고사는 것이 아니라 가맹점을 확보하는 것이니 비용을 들여서라도 다양한 프로모션을 전개한다. 식당이 잘 되고 있다는 걸 알려야 하니 SNS 마케팅 비용도 많이 쓴다. 가족 노동에 의한 생계형 식당은 인건비에서 남겨지는 식당이니 비용 측면에서는 가장 경쟁력이 있다.

우리나라의 식당들도 이제는 가족 노동에 의한 생계형 식당과 대형 식당이 양극화될 것이다. 대형 식당들은 각종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야 식당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지만 가족 노동에 의한 생계형 식당들은 오직 맛과 친절을 통해 식당을 경험한 사람들의 입소문에 의해서만 브랜드를 알릴 수 있다.


문제점을 개선해 살아남자
매월 손익계산서를 작성하고 메뉴 원가를 산정할 수 있게 되면 이들 월별 데이터들을 모아서 분석할 수 있다. 지난달은 왜 인건비 비율이 높아졌을까? 식당 인건비는 고정비적 성격이 강하다. 정직원 한 명에 월 지출되는 비용이 300만원이라면 그 직원이 한 달에 1,000만원의 매출을 올려 주어야 그 직원의 월급이 나온다.

사실 직원 한 명 더 있다고 그 직원이 1,000만원의 매출을 올려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과감하게 테이블을 줄이고 직원을 줄여서 비용 절감을 해야 한다. 이렇게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가족 노동력의 생계형 식당의 경쟁력이 높아지게 된다.

우리나라도 식당 표준 경영 분석 툴을 만들어서 같은 업종의 식당 사장님들끼리 경영 데이터를 공유하면서 자기 식당의 문제점을 찾아서 개선하는 노력을 해 주었으면 한다. 그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살아남는 법이다. 아마 이렇게 식당 경영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면 코로나19 피해액을 정확히 산정해서 정부에게 강력히 보상을 요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 누구도 코로나19로 인한 식당 피해금액을 산정하는 사람이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김태경 Ph.D  식육마케터, 건국대학교 미트컬쳐비즈랩·식품유통경제학교 겸임교수. 건국대학교 축산대학에서 학부과정과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롯데햄우유, 도드람양돈농협, TGIF 등 국내외 주요 육류생산과 가공, 그리고 외식업체에서 식육마케터로 활약해왔다. 국내 축산물이 처음 브랜딩 되기 직전 축산물 브랜드화의 필요성을 가지고 학위논문을 작성했고, 실제로 1세대와 2세대 돈육브랜드 론칭 과정에 참여하며 이론을 현장에 적용하며 축산물 전문 마케터로 오랫동안 활약해왔다.   e-mail pigresort@naver.com 

 

*CEO스터디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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