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상점, 성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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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상점, 성공하려면?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1.12.24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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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상점과 MOT 결합이 답이다

한 카페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을 구매하는데 키오스크를 이용해 35초가량 시간이 걸렸다.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이요”하고 구두로 결제했으면 10초도 걸리지 않았을 시간이다. 심지어 나이가 있어 기계가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은 커피 한 잔 주문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한적하고 작은 가게에 과연 키오스크가 필요할까? 스마트 상점 성공 창업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사진 창업&프랜차이즈 DB
ⓒ 사진 창업&프랜차이즈 DB

 

늘어나는 키오스크 매장
스마트 상점은 코로나19 이후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스마트 상점은 서빙로봇, 스마트사이니지, 스마트 오더, 스마트 미러 등을 설치해 서비스나 경영방식을 개선한 상점이다. 이중 가장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것이 키오스크다. 몇 년 전부터 <맥도날드>, <KFC>, <버거킹> 등 대형 패스트푸드 브랜드들이 키오스크를 도입해왔고 현재는 대부분 매장에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다.

최근엔 동네 작은 가게에도 키오스크가 도입되고 있어 코로나19와 맞아떨어져 위생적으로 안전하고 편리하다는 평들이 쏟아졌다. 외에도 키오스크로만 이루어진 무인점포는 대면할 필요가 없고 24시간 인건비 없이 운영할 수 있어 점주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용인시에서 무인 아이스크림 전문점을 운영하는 유모 씨는 부업으로 무인창업에 큰 메리트를 느끼고 있다. “인건비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상황에 무인으로 운영되다 보니 부담이 덜하고 인력 관리를 하지 않아도 돼 수월합니다. 지키는 사람이 없다 보니 로스도 발생하고 기물을 파손하는 경우도 있지만 장점이 더 많습니다.

특히 무인 아이스크림 전문점은 인테리어를 크게 변경하지 않아도 되고, 기계를 렌트해서 사용하다 보니 큰 투자비가 들지 않아 진입장벽이 낮죠. 겨울에도 밤이나 새벽에 취객들이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찾아 매출 유지가 됩니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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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수 1,000명 이상 돼야 효과
스마트 상점의 편리하다는 장점 뒤엔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까? 프랜차이즈 컨설팅 전문기업 맥세스컨설팅 서민교 대표에 따르면 스마트 상점은 매장이 331㎡(100평) 이상이 돼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장비설치에 과도한 지출이 나가는 것에 비해 매출이 나오지 않으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것이다. 한 번에 많은 인구를 유입할 수 있는 대형 점포는 응대와 함께 스마트 서비스가 도입되면 수익이 올라갈 가능성이 커진다.

서민교 대표는 “스마트 상점의 경우 초기 설치 투자비용에 대비해 효율적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시간당 통행량이 700명 이상, 객수가 1,000명 이상이 되는 대형 점포에나 스마트 상점 도입이 수지타산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급격히 많아지는 무인점포 프랜차이즈는 초기 투자비용 대비 매출이 나오지 않아 점주들이 고생을 겪고 있다. 노원구에서 모 밀키트 가맹점을 운영 중인 이모 씨는 버티기 중이다. “어렵지 않아 보이고 열어만 놓으면 수익이 들어온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안일했던 거죠. 초기비용은 정말 많이 들었는데 손님은 적고, 브랜드 인지도 덕에 유지만 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인건비를 쓰지 않는 만큼 수익이 나오지 않아 차라리 직접 응대하고 서비스를 통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외식 창업을 할 걸 후회도 돼요. 창업이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현실이 되니 막막함 뿐이 안 남더라고요.” 

큰 품을 들이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는 이모 씨는 허황된 꿈이었다며 최근 상권에 맞는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업계마다,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무인점포로 큰 매출을 얻는 경우는 드물다. 그렇다면 스마트 상점이 성공하기 위해 갖춰야 할 건 무엇일까?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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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교류, 답은 MOT
성북동에 일식 돈가스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 있다. 79㎡(24평) 남짓한 작은 가게에 반은 주방이 차지하고 테이블 4개뿐이 없다. 주방 직원 1명, 홀 직원 2명이 서 있고 매장에 들어가 자리에 앉아 메뉴를 주문하려 하면 홀 직원 2명이 키오스크로 안내한다. 메뉴는 3개뿐이고 직원은 2명인데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해야 한다.

직원이 중간중간 필요한 반찬 요구를 들어주긴 하지만 다 먹은 접시도 셀프로 반납장에 넣어야 한다. 이 작은 공간에 키오스크를 두고 직원 2명이나 있어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 그렇다고 직원이 원활한 안내를 한 것은 없었다. 이 가게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바로 접객에 대한 태도다. 맥세스 서민교 대표는 “스마트 상점은 알게 모르게 독으로 다가올 수 있다. 내 브랜드와 잘 맞는지 고민하고 ‘장사의 기본’을 지키며 도입해야 한다. MOT와 함께 하면 금상첨화”라고 답했다. MOT는 Moment Of Truth의 약자로 고객 접점 관리법을 이야기한다. 고객이 가게에 들어와 직원과 접촉하는 최초 15초 안에 접객 태도가 단골을 만들 수 있는가를 결정하기 위한 마케팅법이다.

서 대표는 MOT를 ‘버선발’ 서비스라고 표현한다. 고객이 오면 버선발로 뛰쳐나가 맞이하고 나갈 땐 문밖까지 버선발로 나가 배웅할 정도로 극진하게 접객을 대접하는 것을 의미한다. 스마트 상점은 키오스크, 서빙 로봇 등으로 인해 MOT를 실행하기 어렵지만 그렇기에 MOT를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고객과 하지 못하게 되는 소통을 이어갈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 MOT의 목적이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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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상점+MOT=매출 상승
스마트 상점의 MOT는 검색을 통해 어떻게 우리 브랜드 이미지를 좋게 할지, 상품 정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제공할 것인지, 고객 유형별 맞춤 메뉴 추천은 어떻게 할 것인지, 키오스크로 고객이 어떻게 쉽게 주문하고 계산할 수 있게 할지, 스마트오더로 업종에 적합한 주문방식은 무엇일지, 간편결제 시 결제오류에 대한 해결 방법은 무엇인지, 서빙로봇을 사용했을 시 고객에게 좀 더 깔끔하게 메뉴를 제공하고 메뉴에 대한 설명은 어떻게 할 것인지, 배웅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고민하고 제공해야 한다.

기계가 모든 것을 대체할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인건비를 줄인 만큼 대체된 서비스에 대한 부족한 점을 어떻게 충족시킬지 고민하고 고객이 특별한 경험을 하고 갈 수 있도록 매장에 맞는 MOT를 도입해야 한다.

피할 수 없는 로스율과 낮은 수익률에도 키오스크를 두고 응대를 하지 않는 소규모 점포, 대화와 설명 없이 주문이 이루어지고 심지어 메뉴도 직접 가져가는 셀프 무인점포가 늘어나고 있다. 소규모 점포는 충분히 서비스를 응대할 시간과 고객과 교류할 기회가 있음에도 이를 놓치고 있는 것. 음식의 맛만이 아닌 서비스를 통해 고객 확보 방도를 키오스크라는 벽이 가로막고 있다.

이 간격을 없애기 위해 스마트화에 기댈 것이 아닌 MOT를 적극 활용해야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다. 코로나19를 핑계로 대면 서비스를 꺼리다 보면 고객을 놓칠 가능성이 커진다. 스마트 상점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전산화시킨 것뿐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건대입구에 인기 있는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한 곳 있다. 점포에 들어서면 사장님의 친절한 인사가 들려오고 넓은 가게에 가득 찬 다양한 아이스크림을 구경한다. 넓은 공간 안쪽엔 반 층 내려가는 또 다른 내부가 있고 한 바퀴 둘러보며 모든 종류를 구경할 수 있는 동선이 그려진다. 다 구경하고 각자 원하는 아이스크림을 골라 계산대로 오면 저렴한 가격에 아이스크림을 구매할 수 있다.

이 아이스크림 전문점을 떠올리면 다양한 종류의 아이스크림과 넓은 공간, 친절함이 기억에 남는다. 스마트 상점도 이처럼 고객의 동선을 파악하고, 서비스를 통해 원활한 구매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매출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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