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대에 작은 식당이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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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시대에 작은 식당이 살아남는 법
  • 김태경 Ph.D
  • 승인 2021.12.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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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식당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식시장이 생존의 위기에 직면했는데 음식 배달 시장은 상당히 활성화되고 있다. 배달음식 전문 프랜차이즈들이 우후죽순처럼 막 생겨내서 식당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성장하는 배달 시장
음식 배달 시장은 코로나19로 가정에서 식사를 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특수도 있지만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증가 등 가구 형태 변화, 배달앱을 통해 주문 가능한 음식 종류 다양화, 배달앱 업체 간 마케팅(할인쿠폰 등) 경쟁으로 신규 고객 유입 활성화 등으로 점점 커지고 있는 시장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배달 시장 성장을 위태롭게 보는 시선도 있다. 배민·요기요 합병으로 인한 독점 우려, 라이더(배달 대행기사) 근로자성 인정에 따른 배달료 인상, 포장(Take-Out) 할인 공세, 친환경 소비 확산 등이 배달 시장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보는 측면도 있지만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음식 배달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다들 예측하고 있다.

 

한국의 배달음식과 일본이 중식의 차이점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의 음식 배달 시장과 같은 시장은 외식과 구별해서 중식(中食)이라고 한다. 일본에서 말하는 중식(中食)은 크게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슈퍼, 편의점, 백화점 등에서 판매하는 도시락, 소자이(:반찬류) 등 포장음식, 피자, 치킨 등 배달음식, 케이터링으로 분류된다.

우리의 배달음식은 식당에서 먹는 외식 메뉴가 거의 그대로 배달된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는 식당음식을 집에서 배달해 먹는 걸 그냥 외식이라고 한다. 아직은 외식과 중식(배달음식)을 구별하지 않고 있다. 특별히 홀이 없는 치킨 가게는 일본에서의 분류에 의하면 외식이 아니라 중식이다. 

일본의 중식과 우리나라 배달음식의 가장 큰 차이는 메뉴의 형태와 가격 그리고 배달이라는 부가 서비스의 빈도라고 할 수 있다. 일본에는 반찬협회가 있다. 우리가 가정간편식(HMR)이라고 새로운 첨단산업처럼 생각하는 걸 일본에서는 흔한 반찬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정간편식에 속하는 조리냉동식품, 레토르트식품, 인스턴트식품, 전자레인지로 가열해 바로 먹을 수 있는 상온식품은 일본의 중식에 속하지 않는 상품군이다. 우리나라 음식이 더 상업화되고 공업화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의 배달음식과 일본의 중식이 외부에서 조리된 음식을 집에서 먹는다는 건 같지만 확실한 차이점이 있다. 첫째는 일본에서 중식은 반찬 등 단순화되어 있는 메뉴로 외식 메뉴가 아니라 일상식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배달음식은 특별식인 식당음식이 그대로 배달된다. 가격 차이가 한일간에 상당하다.

둘째, 일본의 중식은 거의 테이크 아웃 중심이라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 중식, 배달음식은 거의 배달이다. 배달비 부담도 1회 최저 구매 비용도 있다. 적은 금액은 배달해 주지도 않는다. 셋째, 일본에서는 식당에서 중식을 거의 취급하지 않고 중식은 반찬전문점, 편의점, 소매점 등에서 취급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식당에서 음식 배달을 하고 있다.

족발, 치킨, 중국 음식, 피자 정도 배달이 되던 우리나라의 음식 배달은 이제는 배달이 안되는 식당 메뉴가 무엇인지 찾기 어려울 정도로 음식 배달이 코로나19로 활성화되었다. 비대면 시대와 거리두기로 장사가 안되니 모든 식당이 음식 배달에 전념하고 있는 실정이다.

 

배달음식이 과연 매출이 높을까?
선진국에 진입한 우리나라의 배달 엥겔지수는 여타의 선진국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하지만 배달음식은 사람들이 식당을 방문해서 먹을 때보다 비싸다. 음식 배달이 잘 되니 배달음식 전문점이 늘어났다. 상권도 없는 곳에 홀 인테리어도 안 하고 홀 인력도 없다.

비용지불 면에서 일반 식당은 배달음식 전문점을 이길 수 없다. 그럼에도 모든 식당에 음식 배달을 하고있는 이유는 우리나라 식당들이 기초적인 경영 분석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매월 제대로 마감을 하고 손익 계산서를 작성해 보면 음식 배달을 통해서 얼마를 벌었는지 알 수 있는데 매출은 포스에 기록되니 버는 것처럼 보여도 정확한 지출 내용을 계산하지 못하니 앞으로 벌고 뒤로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코로나 시국에는 식당의 고정비를 줄여야 한다. 부부 노동력만으로 운영하는 작은 식당은 임대료나 인건비 등 고정비성 지출이 적다. 그래서 매출이 어느 정도면 손익이 발생한다. 물론 자기 인건비를 벌어가는 것일지 모르겠지만 적자가 나는 것보다는 현명한 경영이다. 이런 외식시장의 변화를 먼저 예측하고 준비한 식당이 있다. 원당 시장 안에 위치한 <신가네 암소 설렁탕>이다. 테이크 아웃을 하니 가격을 낮게 유지할 수 있다.

아마 <신가네 암소 설렁탕>도 배달을 하면 한 그릇에 1만원 이상 받아야 할 것이다. 한그릇에 1만원 하고 2인분에 2만원 했다면 오픈 초기부터 지금 같은 매출을 올릴 수 없다. <신가네 암소 설렁탕>이 우리나라의 중식시장의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반찬가게 중심으로 도시락이 중심 메뉴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설렁탕, 곰탕 등 탕류가 중식시장의 대표 메뉴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강한 식당만이 살아남는다
아직도 사장님이 카운터만 보고 있다면 둘 중 하나다. 아주 잘 되는 식당이거나 이제 곧 망할 식당이던가. 코로나19 이후 극심해지는 양극화 외식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강한 식당 모델이 될 수 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 작은 식당이면서 배달보다 테이크 아웃, 픽업 서비스 중심으로 식당 운영을 한다면 어려운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 

 

 

 

김태경 Ph.D  식육마케터, 건국대학교 미트컬쳐비즈랩·식품유통경제학교 겸임교수. 건국대학교 축산대학에서 학부과정과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롯데햄우유, 도드람양돈농협, TGIF 등 국내외 주요 육류생산과 가공, 그리고 외식업체에서 식육마케터로 활약해왔다. 국내 축산물이 처음 브랜딩 되기 직전 축산물 브랜드화의 필요성을 가지고 학위논문을 작성했고, 실제로 1세대와 2세대 돈육브랜드 론칭 과정에 참여하며 이론을 현장에 적용하며 축산물 전문 마케터로 오랫동안 활약해왔다.   e-mail pigresort@naver.com 

*CEO스터디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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