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련미, 만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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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련미, 만개하다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1.12.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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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설렁탕> 안산선부점 유주희 점주

안산선부점 유주희 점주는 운영 2년 만에 <본설렁탕> 예찬자가 됐다. <본설렁탕>에 관심을 보이는 예비창업자에게 조언을 아낌없이 하고, 매출내역을 보여주며, 주방까지 흔쾌히 공개한다. 유주희 점주 스스로 <본설렁탕> 운영에 매우 만족하고 있어서 브랜드가 더욱 성장하고 가맹점이 더 많아지길 바라서다. <본설렁탕>은 본사에서 이미 90% 이상 완성된 상태이므로 점주의 노동 강도가 매우 낮다. 시니어 창업에 이보다 적합할 수가 없다.

본설렁탕 안산선부점 유주희 점주  ⓒ  사진 황윤선 기자
본설렁탕 안산선부점 유주희 점주 ⓒ 사진 황윤선 기자

 

외식업 25년 경력을 가진 유주희 점주는 ‘외식업은 종합서비스업’이라고 얘기한다. 단순히 음식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성향의 고객을 만나며 유연성을 발휘해야 해서다. 그동안 쌓인 연륜으로 고객에게 진심으로 공감하고 이해하고 존중하면 어떤 문제라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연륜에서 나오는 노련함이야말로 시니어 창업자의 가장 큰 장점이다. 

 


브랜드에 대한 신뢰
갈빗집을 23년 동안 운영해온 유주희 점주 부부는 <본설렁탕>을 시작하면서 노동량이 대폭 줄었다. 부부가 함께 운영하던 갈비집은 유 점주가 50대, 남편은 60대에 접어들면서 전보다 피로를 크게 느끼던 참이었다. 다른 브랜드는 주방에서 직접 육수를 끓여야 하는데, <본설렁탕>은 본사에서 보내는 육수를 받아 레시피대로 만들면 진한 국물맛이 그대로 나왔다.

필요한 물품은 모두 본사에서 제공하고 레시피만 준수하면 고객 만족으로 이어지니 시니어 창업자도 부담을 덜 수 있었다. “<본설렁탕>을 하기 전에 운영했던 갈빗집은 번호표를 뽑고 기다릴 정도로 인기를 누렸어요.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아무리 질좋은 고기를 쓰고 반찬이 맛있어도 젊은 고객들이 좀처럼 오질 않는 겁니다. 젊은 고객들이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선호한다는 걸 알고 프랜차이즈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유 점주는 외식도 시대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설명한다. 구제역이 돌면 개인 가게는 손해를 온전히 안고 가야 하는데, 프랜차이즈는 본부와 고민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평상시 식사 종류를 해야겠다고 생각해 아이템과 브랜드를 찾기 위해 통계청 자료까지 뒤졌다. 때마침 <본설렁탕>에 갔다가 홍설에 반한 유 점주는 3일 연속 방문할 정도로 맛에 반했다. 브랜드에 대한 믿음과 맛, 이 두 가지로 확신이 생겼다.

 

본설렁탕 안산선부점 유주희 점주  ⓒ  사진 황윤선 기자
본설렁탕 안산선부점 유주희 점주 ⓒ 사진 황윤선 기자

배달 서비스와 배달앱
2019년 오픈한 뒤 49일 만에 코로나19 팬데믹이 닥쳤다. 강권이라고 여겼던 배달 서비스가 이렇게 도움이 될 거라곤 생각못했다. 처음에는 배달 안 할 거라고 버텼는데, 하라고 권해준 본사가 고마웠다. 유 점주는 본사의 지원, 지역 광고, 당근마켓, 배민 등 마케팅에 매달 75만 6,000원씩 비용을 지불했고, 배민에 ‘사장님 한 마디’에서 아들과 함께 찍은 동영상을 올리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했다. 덕분에 서서히 매출을 회복해 지난 9월에는 최고 매출액을 찍기도 했다. 

매장에 한번 온 고객은 놓치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아기 엄마들을 공략했다. 아기용 미니의자, 아기용 그릇, 아기용 수저세트, 미니국자 등 아기용을 준비해 엄마들이 자연스럽게 방문하도록 유도했다. ‘국물이 맛있다’라며 사겠다고 하면 진공포장육수 패키지를 권했다.

배달할 때도 매장 식사와 똑같이 1인상차림으로 챙겨 보냈다. 물류비를 더 내더라도 메인메뉴 하나당 반찬을 다 따로따로 보냈다. 이런 운영노하우 덕분에 안산선부점은 재난기금을 받지 못할 정도로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시니어도 할 수 있다
유 점주는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일로 배달앱 리뷰 확인을 얘기한다. 고객들의 진심이 담긴 리뷰와 사진을 볼 때 하루의 피로가 씻기는 기분이다. 음식 장사를 하고 있으니 역시 맛에 대한 보람을 느낄 때 가장 기쁘다. 특히 <본설렁탕>의 ‘3색3미’ 라는 콘셉트는 취향이 다른 고객들을 각각 만족시킨다. 이번 신메뉴인 1인 곱창전골 ‘양곱창뚝배기’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면서 안산선부점의 주류 매출이 3배 이상 오를 정도였다.

고객 취향 맞춤형인 신메뉴 개발과 함께 보온유지 용기를 마련하는 등 배달 서비스를 위한 준비도 완벽했다. 무엇보다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배달앱을 사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시니어 창업자로서의 어려움을 느끼는 첫 번째 관문인 셈이다.

금세 방법을 터득한 유 점주는 남편에게도 방법을 알려줬고, 직원을 채용할 때도 ‘카톡만 할 줄 알면 금세 터득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제 배달앱을 하지 않고는 장사가 안 됩니다. 나이든 시니어라고 해서 미리 포기하면 안 됩니다. 장사하려면 필수적으로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인생은 아직 많이 남았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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