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은 돈이 아닌 철학으로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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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은 돈이 아닌 철학으로 하는 것
  • 박홍인 사무국장
  • 승인 2021.10.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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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창업

창업이란 팔 물건과 돈, 시기와 이윤 등의 차디찬 요소만으로 구성된 게 아니다. 그가 창업을 바라보는 관점에는 늘 아이덴티티처럼 그를 따라다니는 ‘사람’이라는 요소가 깔려있다. 창업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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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돈 중에 하나를 버려야 하는 상황에서 창업자는 목숨처럼 중시하는 그 기준에 따라 돈을 버리고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노하우가 있었는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창업에선 이 철학이 중요하다.

성공한 창업자의 관점에서 보면 두둑한 창업 밑천, 목이 좋은 자리, 귀신도 홀리는 기술이란 단지 창업을 위한 최소한의 준비과정이지 성공을 보증하는 핵심 요소가 아니다. 우리가 창업의 성공 요소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각각 그 자체로 작동할 때보다 이를 아우르는 창업자의 그 ‘플러스 원’ 위에 얹혀 작동할 때 그 힘이 배가 된다.

나는 지갑에서 돈이 흘러넘치는 졸부들이 창업에 뛰어들었다가 손을 털고 나오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나는 손맛이 뛰어난 요리사가 가게를 접는 모습도 숱하게 보았다. 나는 소위 알짜배기 노른자 목에서 장사하다 길바닥에 나앉는 사람도 수두룩하게 보았다. 돈이 있고, 기술이 있다는 건 분명 창업을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는 얘기는 되지만 그것만으로는 아름답게 창업을 이어갈 준비가 된 건 아니다. 창업이라는 무대에서는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게 바로 사람이다. 사람이 당신 손에 든 칼을 멸망의 검으로 만들기도 하고, 흥하게 하는 승리의 검으로도 만들기 때문이다.


사업체를 ‘갖는 게’ 목적이 아닌, ‘꾸리는 게’ 목적이 되어야 한다
작은 구멍가게도 사업이다. 사실 기업보다 어려운 것이 소점포 자영업이다. 기업은 분업화되어 돌아가지만 소점포 자영업은 사장이 멀티 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 크든 작든 모든 사업은 프로세스에 의해서 돌아간다. 다시 말해 자본가든 엔지니어(생산기술력)든 경영 역량이든 파는 기술이든 뭔가 하나는 확실히 장착해야 한다.

유비는 초기에 유표에게 적지 않은 후원을 받았고, 관우와 장비라는 엔지니어를 두었으며, 공명이라는 전략가 겸 전문 컨설턴트를 얻었다. 제품의 생산과 판매, 이를 원활히 하기 위한 자금력 중 어느 한 부분이라도 내가 꽉 잡고 있지 않으면 사업의 리스크는 높아진다.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이를 다룰 능력이 없으면 자신에게는 치명타가 된다. 여전히 많은 여성 창업가들은 사업 자금이 부족해서 창업 문턱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투자자도 만나지 못하고 있어 사업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설령 투자를 받아 시작한들 사업이 실패하게 되면 가진 돈을 날리고 빚을 떠안거나 혹은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완벽한 창업준비라는 게 있을까마는 ‘투자금이 적고, 아직 나이가 젊으니 경험 차원에서 도움이 되지 않느냐’고 말하는 예비창업자도 자주 본다. 경험? 그것도 좋다. 그런데 핵심기술을 모르고 시작했다면 그저 ‘사업 한번 해봤다’고 말할 수 있는 것 외에 나에게 남는 게 무엇이 있을까? 시장을 읽어내지 못하면 나중에 있을 진짜 게임을 탄탄하게 치를 수 있는 경험은 절대 불가능하다.

어설픈 사업 경험으로는 건질 게 많지 않다. 더구나 대한민국은 실패한 자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쉽게 주지 않는다. 한 번 실패는 불편한 꼬리표가 되어 졸졸 따라다닐 것이다.


오직 나다운 것을 발견하는 것에서 창업을 출발하라!
창업을 통해 빛나는 인생을 산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 빛이 내 안으로 흠뻑 찌르고 들어오도록 마음을 열고 내 몸의 모든 문을 열어 두어야 한다. 그때 삶의 모든 문도 활짝 열리리라는 나의 생각이다. 그래서 좋은 창업은 자기 자리를 찾으려는 ‘관찰과 모색’에서 시작된다. 관찰을 통해 오직 나다운 것을 발견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검푸른 바닷물에 보이는 것은 물뿐이지 그 속에 물고기의 풍성함은 보이지 않는다. 그 풍성함을 확인하는 법은 오직 확신을 갖고 창업이라는 낚싯줄 하나를 던지는 것이다. 

강태공이 지루함을 이긴 끝에 출렁이는 물속에서 유유히 헤엄치던 싱싱한 놈 하나를 건져내듯, 관찰과 모색을 통해 우리는 진짜 나를 건져 올려야 할 것이다. 현실의 어두움에 눌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자기의 싱싱함에 놀라워하고 감탄도 해보아야 할 것이다. 소점포가 가게 문을 여는 것이 이와 같다. 검푸른 바닷물을 바라보듯 빈 공간에 채워질 고객들을 상상하는 것.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확신을 갖고 바라보는 관찰과 모색이다. 지루함을 이겨내는 어부가 싱싱한 놈 하나를 건져내듯 자영업자는 수없이 반복되는 미끼 던지기와 줄 당기기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변화, 이것이 소점포가 살아남는 기술이다. 이것이 창업가의 철학이자 출발이 되어야 한다. 

 

박홍인 (사)한국여성창업교육협회 사무국장  현재 과천시 창업상권활성화센터 센터장, (사)뷰티산업능력개발협회 이사, (사)한국강사협회 명강사회원, (사)한국여성창업교육협회 사무국장, 창업진흥원 예비창업패키지사업 멘토, (재)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인천ITP 멘토 및 운영위원,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청년창업 상생서포터즈 시장전문가로 있으면서 여성창업은 물론 다양한 분야의 예비창업자 및 창업인들을 위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e-mail phi3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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