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스마트키친 그리고 프랜차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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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스마트키친 그리고 프랜차이즈
  • 장기석 전무
  • 승인 2021.06.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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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서 콘텐츠(메뉴)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외식업에 있어서 메뉴의 맛과 품질, 레시피 만큼 중요한 게 없다는 것이다. 특히 프랜차이즈 체인본부의 경쟁력도 메뉴 기획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상품의 기획과 마케팅 능력이 좌우함을 강조하고 싶었다.

이와 같은 전망은 각종 환경 변화에 따른 매장 형태나 콘셉트의 변화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친다. 이번 호에서는 바로 이 점에 대해 알아보면서 다시 한번 콘텐츠(메뉴=상품)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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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 문화는 외식업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외식점포들은 오랜 불황기를 버텨오다가 코로나19로 인해 그야말로 초토화 직전까지 몰렸다. 아니 지금 이 시간에도 폐업중인 점포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도 기회가 있듯, 코로나19 상황을 어떻게든 헤쳐나가려 발버둥치는 사업가들은 외식점포의 피봇(기존의 사업모델을 혁신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는 것)을 기획하게 되는데 그것들 중 하나가 ‘스마트키친’이다. 기존 외식점포들의 대표적인 사업모델은 하나의 점포에서 전문 메뉴 중심으로 홀서비스 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그런데 스마트키친은 하나의 점포에서 여러 종목 다양한 메뉴들을 최소 인원으로 시간대 및 요일대 별, 홀서비스 및 배달서비스로 나누어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즉, ‘원스토어-멀티브랜드(One Store Multi Brand)’ 운영이 가능한 주방 시스템으로 점포를 디자인하고, 타깃 고객에 맞춰 장사하는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공유주방’과는 다른 개념이다. 공유주방이 공간 임대 성격의 부동산 개념이라면 스마트키친은 메뉴조리와 서비스제공 성격의 점포운영 개념이 크다. (누군가는 숍인숍이라고도 부른다)

 

외식점포의 피봇, 스마트키친 
스마트키친 시스템을 적용한 외식점포의 대표적 사례가 배달음식 전문점이다. 하나의 점포에서 다양한 브랜드로 다양한 메뉴를 배달앱을 통해 소개하고 배달서비스하는 형태를 말한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메이저 빅브랜드들부터 중소규모 브랜드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외식기업들이 배달전문 프랜차이즈를 론칭한 것도 한몫했다. 스마트키친 시스템을 갖추었다고 해서 배달음식 전문점을 잘 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운영 사업자 개개인별 편차도 있겠지만 의외로 사업자의 욕심 때문에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한번에 다양한 메뉴, 다양한 브랜드를 다 운영하면 그만큼 더 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욕심에서다. 예를들어, 33㎡(10평)이내 동네 호프집 사업자가 주방에 있는 간택기와 튀김기를 활용해 치킨 브랜드와 돈까스 브랜드를 운영할 수 있지만, 생선회 브랜드와 도시락 브랜드까지 운영하기는 어렵다. 설사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운영상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바로 냉장·냉동고로 대표되는 스토리지(물류 저장소)의 문제다. 판매 메뉴 간 호환성, 보관 방법, 패키징 등의 차이가 많다면 일이 힘들어진다.

스마트키친의 강점은 최소 인원으로 다양한 메뉴의 식자재를 최적화 보관하면서 간편 조리가 가능하고 표준 배달 패키지(용기, 포장박스)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니 이점을 십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메뉴를 제공해야 하므로 식자재 구매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사업자가 직접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신선도와 가격에 따른 도매시장 방문 구매, 온라인 산지직송 구매 등).

그래서 단일 메뉴군 중심의 전문점들이 많은 것이고 식자재의 최적화도 중요한 것이다. 스마트키친 시스템은 말로는 멋있어 보이지만 실제 운영 시 힘든 점이 훨씬 많다. 그래서 많은 사업자들이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선택하게 되는데 바로 여기서 프랜차이즈 본부들의 역량 차이가 날 수 있으니 눈여겨 봐야 한다. 

 

원 소스 멀티 유스 (One Source Multi-Use)
디즈니와 같은 콘텐츠 생산 시설과 물류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는 프랜차이즈본부의 경우 소위 ‘원 소스 멀티 유스(One Source Multi-Use)’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원 소스’라고 해서 하나의 소스(양념)를 개발한다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상품(원물+소스=가공상품)으로 다양한 브랜드에 맞게 재가공 상품으로 확대 재생산 할 수 있어야 함을 말한다.

예를 들어 식품공장에서 닭정육을 활용하여 수비드한 기본 양념가공육 즉, 1차 상품을 만든다. 별도로 다양한 맛의 소스를 개별 소분해 토핑용 상품을 만든다. 또한 브랜드 및 특정 상품별 레시피를 만든다. 1차 상품과 토핑용 상품, 기타 부자재 및 레시피를 동봉해 밀키트 방식으로 가맹점인 배달음식 전문점에 직접 공장직송으로 배송해준다.

배달음식 전문점이 동네호프집이라면, 치킨브랜드를 위해서는 1차 상품에 반죽 혹은 튀김가루를 입혀 튀긴 다음 토핑용 상품으로 버무린 후 2차 상품으로 재가공하여 브랜드 고유의 치킨 메뉴를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찜닭 브랜드를 위해서는 1차 상품을 웍에 담아 부자재 채소류와 토핑용 상품을 섞어 조리한 후 2차 상품으로 재가공해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닭도리탕 브랜드를 위해서도 마찬가지이고, 떡볶이 브랜드를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닭정육을 활용해 생산한 1차 상품으로 2차 상품, 더 나아가 3, 4차 상품으로까지 확대 재생산이 가능하게 상품기획 할 수 있는 능력이 프랜차이즈 본부에게 요구되는 것이다.

다양한 메뉴별로 식자재 물품을 따로따로 공급받는다면 적재 공간 즉, 스토리지에 문제가 발생하며 재고관리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마트키친 도입을 고민하는 사업자라면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찾되 본부의 콘텐츠 생산 능력 및 패키징, 물류공급 능력을 눈여겨 봐야 한다. 당장의 인기와 유행만 고려한 채 브랜드별로 다른 프랜차이즈 상품을 공급받게 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상상해보라. 

 

디즈니형 프랜차이즈 모델은 어디? 
이러한 이유로 프랜차이즈 본부의 경쟁력 중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콘텐츠, 즉 메뉴(상품)에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위드 코로나 시대는 스마트키친 시스템을 통합운용 할 줄 알고 이를 통해 개별 단위당 점포의 효율적 운영을 지도할 수 있는 콘텐츠+플랫폼 통합 사업자가 업계를 선도할 것이라고 본다. 대한민국에 디즈니와 같은 프랜차이즈 모델을 보여줄 본부는 어디일까? 배달앱 플랫폼 사업자가 중간에 버티고 있는 가운데에서 필자가 디즈니형 프랜차이즈 모델에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몇몇 회사를 통해 그 가능성과 과제들을 다음 호에서 다뤄볼 예정이다. 

 

 

삼정코리아. 장기석 전무  현재 식품 & 프랜차이즈 전문기업 삼정코리아의 사업전략 및 마케팅 총괄 전무로 재직 중이며, 서울대를 나와 프랜차이즈 분야 마케팅전문가로서 <망고식스>, <엔타스>, <BBQ> 등을 거쳤다. 현재 삼정코리아에서 혁신적인 전략과 목표를 가지고 다양한 시도를 해오고 있으며, 외식프랜차이즈 기업을 넘어서 푸드큐레이션 기업으로 도약시키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e-mail filmkorea@naver.com

 

 

*CEO스터디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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