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너머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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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너머의 힘
  • 조수연 기자
  • 승인 2021.05.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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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맥주> 김동락·이영순 점주

김동락·이영순 점주가 아들과 어머니라는 관계를 넘어 사업 파트너로 함께한 시간은 10년이 넘는다. 집이라는 울타리 너머에서 아들은 어머니의 프로다운 모습을, 어머니는 아들의 듬직한 모습을 발견했다. 날카로운 의견을 주고 받으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건 가족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가족이라 가질 수 있는 힘이 있다.

생활맥주 김동락·이영순 점주  ⓒ 사진 황윤선 기자
생활맥주 김동락·이영순 점주 ⓒ 사진 황윤선 기자

 

<생활맥주> 구의역점은 김동락·이영순 모자 점주가 운영하고 있다. 일터에서 함께 일하면서 두 사람은 그 동안 안다고 생각했지만 알지 못했던 서로를 모습을 재발견했다. 함께 하는 시간이 쌓이자 시너지도 커졌다. 힘든 시기도 웃는 시기도 같이 보내면서 더 강해진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글 곽은영 기자 사진 황윤선 기자

 

서울 구도심에 자리잡은 젊은 맥주집
김동락·이영순 점주가 함께 <생활맥주>를 운영한 지 올해로 4년차에 접어들었다. 20대 후반부터 외식업에 종사해 온 김동락 점주는 <생활맥주> 전에도 7년간 어머니와 함께 일해왔다. 2011년부터 함께 일해 온 세월을 생각하면 10년도 넘게 호흡을 맞춰온 셈이다.

<생활맥주> 전에도 프랜차이즈 맥주 가게를 운영했던 그들은 맥주에 집중할 수 있는 특화 브랜드를 찾고 있었다. <생활맥주>는 젊은 브랜드로 수제맥주 전문점인 데다 인테리어부터 콤팩트한 점포 크기까지 마음에 들었다. 구의역점을 선택한 건 이전의 경험이 바탕이 됐다.

김 점주는 “기존에 운영하던 점포가 중대형 평수로 임대료 등 고정비 지출이 커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와 관리비를 생각했다”며 “오피스나 대학가 등 한 쪽에 치우친 상권보다는 배후 수요가 많은 복합상권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구의역 상권은 두 사람이 생각했던 조건에 가장 근접했다. 서울 구도심에 <생활맥주>라는 개성 강하고 젊은 브랜드가 들어오자 오픈 초기 고객들은 의아해하면서도 반갑게 찾아줬다. 

 

생활맥주 김동락·이영순 점주  ⓒ 사진 황윤선 기자
생활맥주 김동락·이영순 점주 ⓒ 사진 황윤선 기자

가족 너머 서로를 재발견하다
매장 내에서 두 사람의 역할은 분명하게 분담돼 있다. 아들인 김 점주가 고객 응대 및 맥주·점포 관리를 전반적으로 담당하고 있다면, 어머니 이영순 점주는 외식업 경력을 살려 식자재 관리 및 주방을 담당하고 있다. 일터는 서로를 재발견하는 장소이기도 했다. 김 점주는 어머니의 프로페셔널함을 알게 됐고 이 점주의 마음 속에는 아들에 대한 믿음이 더해졌다.

두 사람은 <생활맥주> 오픈을 준비하면서 그 동안 점포 운영을 하면서 느꼈던 아쉬운 점을 보완하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사이가 가깝다 보니 의견을 가감없이 주고 받다 첨예하게 대립할 때도 있지만 대화를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나면 가족 경영만큼 좋은 것도 없기 때문이다. 두 점주는 ‘남이 아니라는 것’이 가족 경영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김 점주는 “내 것처럼 해줄 수 있는 사람은 가족 말고는 없는 것 같다”며 “소규모 점포는 적게는 두 명의 인원만으로 운영되는데 사장이 두 명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 고객 입장에서도 더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생이나 식자재 관리 면에서도 믿고 맡길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동반 성장을 향해 나아가는 길
두 사람은 <생활맥주> 운영을 하면서 과거에 실수했거나 아쉬웠던 부분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청결, 고객서비스, 직원복지, 단골관리 등 놓치는 부분이 없도록 꼼꼼하게 체크하는 이유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타격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코로나 종식 이후 다시 가게를 찾아올 고객 맞이를 위해 지금은 호흡을 고르고 있다. 이들의 바람은 <생활맥주>라는 브랜드와 다른 가맹점주 그리고 그들 자신이 동반 성장하는 것이다.

김 점주는 “위생, 서비스, 인력관리, 고객응대 등 <생활맥주>를 시작하면서 다짐했던 것들은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코로나 시대 고객이 등돌리지 않도록 기본에 충실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코로나 이후 고객이 점포를 다시 찾을 수 있도록 내실을 다지는 게 당장의 목표라면 장기적으로는 오랫동안 이 자리에서 함께 롱런하는 게 목표다.

두 사람은 동반 성장을 통해 10~15년 안정적으로 운영을 잘 하는 것이 목표라며, 지금처럼 서로를 의지하며 밀어주고 끌어준다면 어렵지 않게 원하는 바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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